브런치북 경청훈련 05화

5. 나의 어린 나에게 귀 기울이기.

경청 1- 나 경청하기 - 어린 시절의 나는 어떤 이야기를 전할까요.

by 마음자리

경청 수업 다섯 번째... 이번엔 좀 어렵습니다.

그만큼 중요하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의 나를 경청하는 작업인데요. 소위 '내면 아이'라고도 부릅니다.

기억나시나요? 나의 5살, 6살, 7살... 아이고... 아마득한 일이네요.


아이는 태어나서 처음 인상 깊게 경험한 내용들을 아주 중요한 정보로 받아들입니다.

배운 것도 없고, 참고할 무엇이 없으니 아주 본능적으로 상황에 대처하게 됩니다.

그 결과가 좋았든 좋지 않았든.
아이가 할 수 있는 그 당시의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일들을 합니다.
그리고 대부분 그때 경험한 정서, 생각, 사고방식들은

후에 면밀히 따로 다시 챙겨 검토해보지 않는 한
세상과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기본태도로 활용됩니다.

아들러는 이과정에서 자신만의 '생활양식'을 형성하게 된다고 말하죠.


어린 시절의 기억을 '초기 기억'이라고도 합니다.

대부분 기억이 안나죠. 지금도 바쁜데 그때 일이 뭐 중요하겠습니까. 하시겠지만

얼풋 몇 장면은 기억나실 겁니다.

좋은 기억, 나쁜 기억. 그런 판단은 일단 내려놓으시죠.

(주로 60~70%는 별로 안 좋은 기억입니다. 내 인생이 불행했다기 보다

부정적인 경험들이 오래 인상이 확 남으니까요.)

그런 것보다도 '초기기억' 속의 어린 나는

지금의 나를 성장시킬 정말 많은 보석같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우린 한 번도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본 적이 없으니

일단 만나나 보시죠. 뭐라고 하는지.


눈을 감고 영화관에 왔다 상상해보세요.

스크린이 앞에 있고 내 어린 시절이 영화처럼 흘러갑니다.

보이십니까. 우리의 상상력은 내 안의 어린 시절을 한 장면 한 장면 떠올립니다.


그녀는 흥분했습니다. 너무 신기한 거 있죠.

동네에 교회가 생기고 교회에서 크리스마스가 되니 오색불이 켜졌습니다.
친구는 매주 그곳에서 과자도 받아오기도 한다고 재밌다고 하더라구요.
한 번도 보지 못한 신기한 세상입니다.

이번 크리스마스.
정말 가보고 싶었습니다. 친구가 연극 주인공이라고 오라고
정말 이번에는 상품도 많고 재미있을 거라고 자랑을 하는데
동생들과 같이 가서 잼있게 놀면 얼마나 좋을까 싶어

부모님이 일을 나가신 그날. 크리스마스이브.
드디어 감행을 했죠. 교회에 동생들을 데리고 놀러 갔습니다.
다들 너무 즐거워하고, 맛있는 것도 너무 많고, 노래도 부르고 즐거웠습니다.

늘 엄격하던 집에서 부모님 오실 때까지 청소하고 밥하고 하던 내가 공주님이 된 것처럼
모두가 어쩜 이렇게 귀여운 아이들이 왔냐며 귀하게 대해주고 정말 좋았습니다.
좋았죠. 그때까지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신데렐라가 된 것처럼

큰일이 났네요. 너무 늦어버렸습니다.

부랴부랴 동생들을 데리고 집에 늦게 돌아왔는데요.
아버지가 너무너무 화가 나셨습니다.

그런 정신없는 곳에 애들을 데리고 갔다며 저를 뒷간에 가두셨죠.
무서운 목소리, 꼼짝 못 하는 얼어버린 동생들.
그렇게 크리스마스이브,

냄새나는 그 곳에서 추운 겨울밤을 보냈습니다.
무서워서였을까요. 울지도 못했던 것 같아요.


생각이 나네요.

그때 얼마나 무서웠는지.

그녀는 이제사 눈물을 흘립니다.


그녀는 새로운 도전을 하지 않습니다.

규칙적인 일 외에 낯선 일이 있다면 꼭 주변에 동의를 구합니다.

그러고 나서도 잘 하지 않죠.

그리고 당신 자녀에게도 낯설고 무모하게 보이는

엉뚱한 시도는 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대합니다.

남들이 뭐라고 하겠어요. 내 아이 때문에 다른 아이들이 혼날 수도 있고,

나대는 건 딱 질색이에요.


한참 동안 우린 겨울밤 뒷간에 갇힌 그 소녀 곁에 있었습니다.

아무 말도 못 하고 추워 덜덜 떨고 있는 작은 소녀 곁에서

그녀의 공포와 두려움 곁에 멈춰 서있는 연습을 해야 했습니다.


그녀는 부모님을 이해합니다. 그때도 지금도... 얼마나 놀라셨을지.

아이들이 모두 사라져 버렸으니 덜컥 하셨겠죠. 동네를 다 뒤지셨다고 들었답니다.


그러나 한 번도 그때의 나를 이해해줄 생각은 하지 못했습니다.

철없는 어린 시절 정말 정신없는 짓을 했었지.

당신도 그렇게 자신을 비난했습니다.


추워 떨고 무서워하면서 어쩔 줄 몰라하는 작은 아이.

빛과 노래와 춤과 사람들의 따뜻한 미소가 그리웠던
호기심 많은 눈이 동그란 그 소녀를

그녀는 처음 만났습니다.


꽤 긴시간 우린 상상을 했습니다. 그곳에 함께 있다고

뒷간에서 벌벌 떨는 아이 옆에 그냥 있어주다가

눈을 마주하고 손을 잡아주고

아빠가 놀라서 그런 거라고 말도 건네보고

손도 부벼주고 호~도 해주고,

어쨌든 이 엄청난 모험을 드디어는 해낸거 아니냐며

무서워도 냄새나도

크리스마스 이븐데 우리끼리 자축하자 엉뚱한 소리도 해보고

심지어 나중에는 그곳에서 다음엔 들키지 않을 안전한 모험(?)에 대해

모의작당을(?)하기도 했습니다.


그 시간을 지나고 나서

그녀는 처음으로 외롭지 않다고 느꼈답니다.

혼자가 아니라고. 누군가 내 곁에 있다고.

나를 바라봐주고 있다고


어쨋든 그리고는 당신자녀에게

엄격하게 규칙을 지키라 명하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보겠다 하셨습니다.

그렇게까지 무서워할 꺼라곤 생각못했는데


죽.는.줄 알았다고...

어린 소녀가 그녀에게 그렇게 말했답니다.



당신의 내면 아이를 만나십시오.

그리고 곁에, 그저 곁에 있어주세요.

무슨 말을 건넨다면 조용히 들어주십시오.

당신에게 정말 중요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합니다.







_______________________

본 글은 심리상담연구소 心地에서 진행하는

부모성장학교 '따뜻한 말 한마디'프로그램의 내용을 정리한 글입니다.

좋은 부모로 성장하고픈 부모님들께

도움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공유합니다.

100일 지성을 올리는 정성으로 함께 해주시면

분명 우리 안에 삶의 변화가 일어나리라 기원을 올리며.


www.simjimind.com

작은로고.JPG



덧붙임 : 브런치 속의 예화들은 제 이야기를 빼고는 여러 사연을 엮은 이야기입니다.

글의 이해와 실습을 돕기위해 실제 상담장면과 비슷하게 적절한 예화를 구성한 것일 뿐
상담 속 특정 내담자 이야기를 실제로 공개한 것이 아닙니다.

이 상담자는 상담내용을 다 이리저리 말하고 다니는 구나... 오... 오해하실까봐서...^^;;

keyword
이전 04화4. 나의 분노에 귀 기울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