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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이 Apr 13. 2024

관계맺기

우당탕탕 학교 밖 이야기

 "열다섯 살짜리 소녀가 지금 당장 결혼하고 싶어 한다면 당신은 그녀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이 질문은 1980년대 초반 '베틀린 지혜 프로젝트(Berlin Wisdom Project)'라는 흥미로운 실험에 처음 등장했다. 연구원들은 지혜로운 사람에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에게 위와 똑같은 질문을 던졌고 곧이어 대답이 크게 둘로 나뉜다는 것을 발견했다.     

안돼. 안 돼. 열다섯 살에 결혼이라니 미친 짓이지.       


쉬운 질문처럼 보이지만 사실 쉽지 않죠. 열다섯 살에 결혼하는 건 누구나 반대할 하죠. 하지만 특수한 경우라는 게 있으니까. 예를 들어 그녀에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아니면 부모 친척 없이 이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면? 혹은 일찍 결혼하는 문화권에 사는 소녀일 수도 있죠. 무엇보다 우리는 충고하기 전에 먼저 그녀와 대화를 나눠봐야 합니다. 그래서 그녀의 상황과 감정과 마음에 대해 알아봐야하죠.


이 연구는 [무엇이 그들을 지혜롭게 했을까]라는 책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나 상식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사건 앞에서도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것. 고정된 관점을 고집하는 대신 상황의 맥락을 이해하고, 유연한 태도를 보일 줄 아는 것 대신 상황의 맥락을 이해하고, 유연한 태도를 보일 줄 아는 것 등이 바로 현명한 사람의 특징**이라고 이 책은 설명합니다.  [말그릇(김윤나 지음) 중]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바른관계를 맺는 것은 현명한 사람의 모습일 것입니다. 학교 밖 청소년과 보호자의 관계를 보면 사이가 틀어져 있는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어요. 가족 간에 의견차이는 분명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의견을 주고 받는 양상은 가정마다 조금씩 다른거 같아요.


감기에 걸려 몸이 고통스러울 때 그때서야 몸을 돌보듯, 관계가 힘들 때 우리는 관계를 돌봐야 합니다. 그냥 방치해두면 관계가 곪아 상처가 터져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기 전에 다시금 관계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우린 상대방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 의도하지 않았어도 상처를 주고 받곤 하죠. 어쩌면 이것은 인간관계의 본질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인간관계의 건강함은 무엇으로 평가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수평성과 상호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른과 아이의 관계가 아니라 인격체로써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어야 하는 데 그것이 어렵기 때문에 상처가 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청소년 생각이 얇다고 생각 될 수 있어요. 그렇다면 어른으로써 차분히 설명해주어야 될 의무가 있지 않을까요?


관계에서 우리사회가 점점 불행해지는 이유는 자신만 사랑하느라 다른 사람은 어떻게 되든 상과없다는 생각이 점점 퍼지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청소년들은 지속적으로 애착손상을 받으면서도 그 대상에게 계속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합니다. 도망칠수도, 떨쳐낼 수도, 마냥 미워하지도 못할 대상 앞에서 아이의 혼란은 극에 달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한편으로는 미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애정을 갈구하는 것이 그런것이죠.


학교 밖 청소년들이 부모와 너무 밀착되었거나 멀어져 있을 때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는 걸 목격하였습니다. 청소년에게 합리적인 의심과 비판하는 사고능력을 키워주어야 자신만의 바운더리를 잘 만들 수 있어요. 갈등이 문제가 아니라 갈등을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중점인데 말이죠. 바운더리가 잘 만들어진 청소년은 자신과 보호자에게 솔직하고 상대가 기분이 상하거나 상처를 받는 표현을 조심하기도 합니다.


갈등은 칡나무를 뜻하는 갈(葛)과 등나무를 의미하는 등(藤)이 합쳐저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두 나무는 모두 콩과의 덩굴식물인데, 칡나무는 물체를 왼쪽으로 감고 올라가고 등마누는 오른쪽으로 감고 올라가기 때문에 두 나무가 만나면 서로 뒤엉키기 쉽다는 데서 유래된 말입니다.

갈등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행복하기 위해서 바른 길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 때문이 아닐까요?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의 삶의 기술은 '비교'라고 합니다. 반면에 행복한 사람들의 삶은 기술은 '관계'입니다.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은 비교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고, 행복한 사람들은 관계 프레임으로 세상을 봅니다. 


여러분은 지금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계신가요? 여러분의 관계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네요. 댓글로 남겨주셔도 좋을꺼 같아요.


지금 일어설 수 없으면 일어서려 하지 않아도 된다. 더 주저앉아 있어도 된다. 꺾였을 때는 더 걸으면 안될 만한 이유가 있는 거다. 그걸 인정해 줘야 한다. 충분히 쉬고 나면 저절로 걷게 된다. 당신은 원래 스스로의 다리로 걸었던 사람이다. 그걸 잊지 않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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