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생각하는 '나'다움은 무엇인가요? 과연 '나'를 잘 알고 계신가요? 사실 '나답다'는 게 알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30년을 넘게 살아도 상황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게 사실이니까요. 그러니깐 청소년이 '나다움(being myself)'을 찾는 것도 쉬운 게 아닐 것 입니다. 그럼에도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겠죠.
맞지 않는 옷을 억지로 껴입으면 불편하기만 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니 자신감도 떨어지죠. 마찬가지로 '나다움'도 옷과 같습니다. 내가 무엇이 잘 맞는지는 입어봐야지 알죠.
'나다움'을 알아가기 위해 경험을 해봐야 아는 것처럼요.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장면에 감동을 받는지,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경험하지 않으면 도저히 알 수 없습니다.
현 학교 시스템이 청소년에게 나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예전보다 '나다움'을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고 있습니다.
오히려 학교에서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들이 다채롭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한계도 명확합니다. 집단에 속해 있다 보니, 개별적인 '나다움'을 찾긴 어렵습니다.
또한 자신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해당 프로그램을 수행하기에도 벅차기도 합니다.
그래서 청소년들은 물살에 몸을 맡긴 것처럼 교육 과정에 떠내려 갑니다.
그러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니 여긴 어디? 나는 누구? 란 생각이 드는 거죠.
나다움(being myself)의 정의는 무엇일까요? 사람들 마다 다르겠지만,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오늘부터 내가 결정한다.
자신의 인생을 경영하는 사람은 바로 자신입니다. 삶이란 지금까지 한 결정의 양과 질이 만든 결과이고, 앞으로 할 결정의 양과 질에 따라 미래가 바뀌기 때문에 나다움은 결정의 과정 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다움'은 행복을 찾아 떠나는 여정이기 때문에 행복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그러다 실패하면 어떡하냐고요?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위대한 실패자'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정해진 답이 없는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에게 올바른 답을 찾기 위한 결단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어떤 사람은 승자가 되고, 누군가는 실패자가 될 수밖에 없는 인생사에서 승패가 과연 중요할까요? 그보다는 본인이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옳다고 생각한다면 계속 가라"
테미스토클레스의 말처럼 자신의 길을 걸어보아야 '나'다움을 찾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진로와 공부, 관계, 꿈, 명확한 답이 보이지 않아서 막막한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의 길을 찾아 나서라고 하는 게 쉽진 않아 보입니다. 그렇지만 쉰다는 게 잠을 충분히 자는 것만 의미하지 않는 것처럼, 휴식이 공부의 반대가 아닌 것처럼 옳다고 생각한다면 가야 합니다.
가끔씩 취미활동이나 여행, 독서, 글쓰기 같은 내가 좋아하는 일에 빠져 있을 때 에너지가 충전되진 않으시나요? 학교를 벗어나 다른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나다움은 새로운 여행입니다.
밖으로 떠나는 여행이 아니라 내면의 여행입니다. 그래서 진짜 여행은 밖에서 시작해서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학교 밖 청소년은 바로 그 여행을 떠나는 초보 여행가입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질 것인가, 숙제를 해치우거나 시험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충실한 시간을 보내는 게 초보여행자의 책무죠.
저는 하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없어요
실망하지 마세요. 중학교, 고등학교 내내 대입준비를 위해 포기한 것들을 이제 찾아가면 됩니다. '나'스스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대학을 가고, 직장을 선택하고, 어른이 되는 것보다 지금 그 길을 떠나는 용기를 내어보세요.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나다움을 찾아갈 수 있을까요? 전 다음 여섯 가지를 추천합니다.
첫째, 독서를 시작해 보세요. 책 속에는 수많은 열린 질문들이 있어요. 그 질문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는 거예요. 독서는 힘들어요 라고 생각하신다면 맞습니다. 독서는 힘든 일이에요. 하지만 힘이 든다고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에요. 축구나 농구도 힘은 들지만 재미는 있잖아요 !
둘째, 글쓰기를 시작해 보세요. 내 인생의 작가는 오직 나입니다. 나의 이야기를 쓰다 보면, 내 생각을 정리할 수 도 있고, 나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갈 수 있을 거예요.
셋째, 여행을 떠나보세요. 멀리 떠나지 않아도 괜찮아요. 그 어디라도 내가 여행이라고 생각해 보고 한번 떠나보세요. 여행을 하는 동안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한번 바라보세요.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한번 가보는 거예요. 낯선 곳에서 새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거예요.
넷째, 멘토를 구하세요. 인생이 바뀌는 한 사람과의 만남은 억만금 보다 소중해요. 주변에 그런 멘토가 없다면 책이나 유튜브 등을 통해 찾아보세요. 옛 위인도 좋고, 영화 속 캐릭터도 좋아요. 내가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는 대상을 멘토로 삼아 '내가 그라면 어떻게 했을까?' 고민해보는 거에요 !
다섯째, 취미를 가지세요. 몰입의 즐거움(finding flow)이라고 아시나요? 눈부신 일상생활은 결국 무엇을 하는가가 아니라 '일을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 있어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정해 놓은 규칙보다 나에게 맞는 것을 찾아보세요. 악기도 좋고, 그림을 그리거나 덕질도 좋아요. 나에게 맞는 취미를 가져보세요.
끝으로, 좋은 공동체를 찾아보세요. '나'보다 '우리'가 주는 현명함이 있어요. 믿을 수 있는 공동체 안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해보세요. 틀림없이 혼자보다 훨씬 나을 거예요.
나다움(being myself)은 청소년뿐 아니라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지금부터 내 삶 디자인해 보세요. 분명 전과는 다른 세상이 열릴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