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과 관계, 그리고 나아가는 힘

우당탕탕 학교 밖 이야기

지혜로운 질문의 힘

"열다섯 살짜리 소녀가 지금 당장 결혼하고 싶어 한다면, 당신은 그녀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은가?"
이 질문은 1980년대 초반, '베를린 지혜 프로젝트(Berlin Wisdom Project)'의 흥미로운 실험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연구원들은 지혜로운 사람들에게는 어떤 특징이 있을지 탐구하기 위해 이 질문을 던졌고, 참가자들의 답변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습니다.

하나는 즉각적인 반대였습니다.
"안 돼. 열다섯 살에 결혼이라니 미친 짓이지."

다른 하나는 보다 신중하고 맥락을 살피는 답변이었습니다.
"열다섯 살에 결혼하는 건 일반적으로 반대할 일이지만, 먼저 그녀의 상황을 이해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그녀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아니면 문화적, 사회적 배경에 따라 결혼이 더 일찍 이루어지는 환경에 있다면?"

이 실험은 지혜로운 사람들의 공통점을 드러냈습니다.
감정을 다스릴 줄 알고, 고정된 관점에 얽매이지 않으며, 상황의 맥락을 이해하고 유연한 태도를 보이는 것.

관계의 본질: 상처와 치유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우리는 비슷한 어려움을 마주합니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과 부모 간의 관계를 보면, 의견 차이와 갈등으로 사이가 틀어져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관계가 곪아 터지기 전에, 마치 감기에 걸린 몸을 돌보듯 관계를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상처는 가깝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우리는 가까운 사람들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인간관계의 건강함은 무엇으로 평가될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수평성과 상호성'이 그 답입니다.
어른과 아이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인격체로 존중하며 의견을 주고받는 관계.
이러한 관계를 통해 청소년은 자신의 바운더리를 형성하고, 보호자와의 갈등을 건강하게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청소년과 애착의 갈등

학교 밖 청소년들은 부모와 지나치게 밀착되었거나, 지나치게 멀어진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애착이 손상된 관계는 청소년에게 큰 혼란을 야기합니다.
한편으로는 미워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애정을 갈구하게 되는 복잡한 감정 속에서 갈등은 더욱 깊어집니다.

갈등의 어원과 행복의 프레임

갈등은 '칡나무(葛)'와 '등나무(藤)'가 뒤엉켜 있는 모습에서 유래한 단어입니다.
칡은 왼쪽으로,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으며 서로 엉켜버리는 덩굴식물입니다.
이처럼 갈등은 서로 다른 방향을 가진 두 힘이 충돌할 때 발생합니다.

하지만 갈등의 뿌리에는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숨어 있지 않을까요?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은 비교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보지만,
행복한 사람들은 관계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바른 관계를 통해 갈등을 풀어나가는 것이야말로 행복으로 가는 길입니다.

지금, 잠시 멈춰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다리로 걸었던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때로는 걸음을 멈추고, 충분히 쉬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지금 일어서기 어렵다면, 주저앉아 있는 자신을 인정해 주세요.
그렇게 충분히 쉬고 나면, 언젠가 다시 스스로의 다리로 걸어갈 힘이 생길 것입니다.

"여러분의 관계는 어떠신가요? 지금 어떤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고 계신가요?"
함께 생각을 나누고 싶습니다. 댓글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