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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수용소에서 죽음을 맞이한 영웅

3월 3일 주제 - 영웅

by 생각샘 Mar 04. 2025


 내일은 길고 긴 겨울방학이 드디어 끝나고 새 학년을 시작하는 날이다. 기나긴 방학 동안 학원에 치인 아이들이 이제야 밀린 방학숙제를 마무리하는 날이기도 하다. 방학숙제로 독후감을 내야 한다며 공책을 좀 가져가도 되냐는 학생의 연락을 받았다. 논술 공책이 밀린 방학숙제를 구제해 줄 영웅으로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나도 종일 숙제를 하는 아이의 뒤치다꺼리를 하느라 바빴다. 대체공휴일이라고 수업도 없었는데 어쩐지 더 정신이 없었다. 덕분에 글쓰기도 못할 뻔했다. 아이의 숙제를 봐주느라 지금껏 분주했다. 아이는 자정이 넘은 지금까지도 숙제를 하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정말 숙제에 치여 사는 것 같다. 안타까운 마음 반, 이렇게 공부할 수 있는 세상을 사는 것도 복이다 싶은 마음이 반이다. 오늘 소개해주고 싶은 책 속의 상황을 생각하면 더욱 그러하다.


 내가 오늘 소개해 줄 영웅은 폴란드의 의사이자 교육자인 야뉴슈 코르착(Janusz Korczak, 1878~1942)이다.  나는 이 선생님을 <블룸카의 일기>를 통해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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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세계대전은 많은 고아들이 거리를 헤매게 만들었다. 코르착은 고아원을 짓고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했다. 고아원 아이들을 가르치는 코르착의 교육관은 그 시대상을 생각한다면 정말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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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나치의 유대인 말살 정책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유대인인 코르착도 결국 군인들에게 포위되고 만다. 나치는 코르착에게 고아원 아이들과 선생님들을 내놓는다면 살려주겠다는 추악한 제안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코르착은 의연히 그 제안을 거절했다. 강제수용소로 가는 운송차량들이 모여있는 움슐라그플라츠 (Umschlagplatz)까지 고아원 아이들 200여 명과 수십 명의 선생님들과 함께 행진을 했다고 한다. 결국 그들은 강제수용소에서 살해되었다.


 코르착은 어려운 가정형편을 이겨내고 의사가 되었다고 한다. 자신의 안위를 생각하며 충분히 혼자 잘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안정적이고 평안한 삶 대신 고아들을 위한 삶을 기꺼이 살았다. 강제수용소에서 안타깝게 희생된, 우리가 기억해야 할 영웅이다. 부귀영화를 누리고 싶은 욕망에 한껏 취해 살아가는 나로선 그저 존경스러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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