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시간을 맞추려고 부리나케 엘리베이터를 탔다. 아침 7시 반, 출근시간대여서 5층에서도 타는 사람이 있었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넸다.
“재킷이 잘 어울리네요." 인사만 받기가 좀 그랬는지 나에게 듣기 좋은 말을 한다.
"어머, 정말요. 감사해요."
"저도 좋아해서 사놓고는 결국 못 입고 딸에게 주고 말거든요.” 서로 말을 이어갔다.
“직장 다니시죠? 청재킷이라 아무래도 자주는 못 입게 되죠.”나도 말을 받았다.
서로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에 좋은 하루 보내시라는 덕담으로 헤어졌다.
5층에서 로비까지 내려오는 짧은 시간에 처음 보는 이웃과 나눈 대화였다.
저녁에는 한림 도서관에서 여행작가의 강연이 있어서 가보았다. 처음 가는 동네라 길 찾기 앱을 보고 버스를 타고 내렸다. 지도상으로는 아이파크 아파트를 가로질러서 가는 길이 있는 듯 보였다.
정문 쪽에서 놀고 있던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아가, 이 근처에 도서관이 있니?”
“아파트 안으로 죽 가다가 왼쪽으로 가면 도서관이에요” 쭉 가다 보니 샛길이 나온다. 여기서 왼쪽인지 더 가서 왼쪽인지 망설여진다.
킥보드를 타고 있는 여자애들에게 물었다.
“도서관 어느 길로 가?”
“저 끝까지 더 가면 바로 왼쪽에 있어요. 우리가 같이 가줄게요.”라면서 앞장선다. 도서관은 단지 안 맨 끝에 있었다. 참 복 받은 동네다. 공공 도서관이 아파트 단지에 있다니.
“고마워. 정말 친절하네.”
“안녕히 가세요.” 아이들은 웃으며 킥보드를 타고는 놀던 곳으로 사라졌다.
오늘 사소한 아침인사로 시작한 하루가 종일 친절하고 밝은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