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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mi Aug 22. 2021

"Sunshine Cleaning (2005)"

내가 좋아하는 영화들

Rose: 내가 그리 잘 하는 건 없더라구요. 남자들이 날 가지고 싶게 하는 건 모를까... 연애나 결혼이 아닌, 그냥 원하게 하는 거... 아, 치어리딩은 참 잘 해요. 그거 하나는...

Winston: 전 치어리딩 좋아요.

Rose: (웃으며) 네, 그런데 그게 돈벌이는 되지 않더라구요.


Amy Adams 와 Emily Blunt 가 출연했던 2005년 영화인 Sunshing Cleaning 의 장면들입니다. 너무 가난한 싱글맘인 Rose (Amy), 약간의 충동장애가 있는 그녀의 아들 Oscar, 철없고 문제만 일으키는 동생 Norah (Emily), 힘없고 정많은 그녀들의 아버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어머니는 이 자매가 어렸을 때 자살로 생을 마감했답니다. 언니는 참 열심히 일을 하고 삶을 지켜나가지만 동생인 Norah 는 햄버거 가게에서도 일을 잘 하지 못해 쫒겨나지요.



가정부 일을 하며 돈을 버는 Rose 는 애인 (기혼자) 인 형사로부터 우연한 기회에 강력사고가 발생한 사건장소 청소업무가 상당한 돈벌이가 된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고, 그녀의 동생과 함께 이 일에 뛰어듭니다. 하지만 일 자체가 험악한 일에 경험도 없기에 상상을 초월한 많은 어려운 일들을 접하게 됩니다. 하지만 주변에는 좋은 사람들이 있게 마련: 청소용품을 파는 가게 주인인 Winston 이 그 한 명입니다. 그는 팔이 하나 없는 장애인이지요. Rose 에게 관심을 보이나 자신의 마음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그녀가 필요한 것을 꼭 챙겨주는 식으로 보살펴줍니다.



맨 위의 대화는 이렇게 새롭게 시작한 일이 동생인 Norah 가 어느 집 청소를 하던 중 부주의로 인해 화재를 일으키고 Rose 의 삶 속에서의 악몽이 최악의 정점에 다다랐을 때 Winston 과 Rose 가 나누는 대화장면입니다.



힘든 나날, Rose 는 중고로 구입한 van 에 달려 온 CB 를 통해 예전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을 가끔 합니다. 아직도 부모의 보호와 관심이 필요한 20대 후반의 싱글맘 Rose - 아버지는 이런 저런 장사를 하려고 덤벼들었다가 매번 돈만 버리고, 공상과학같은 세상 속에서 사는 사람이라 의지할 상대가 아닌 돌보아야 하는 아이와 같은 사람입니다. 애인은 고등학교 시절 애인으로 지금은 기혼자이지요. 그에게 있어 Rose 는 그저 간간히 외도를 하는 상대일 뿐 더도 덜도 아닙니다. 그녀의 친구들은 모두 중간 이상의 삶을 사느라 그녀가 끼어들 공간조차 없습니다.


Rose: Hello? Mom? Oscar turned eight today. We had this whole big thing at Hinkle’s. Winston came. After dinner Oscar and Norah got a high score on Centipede and put in ASS as their initials and got in trouble by the manager. (Pause) I don’t know if you’re in heaven or what. But you’re not here and that’s too bad for you ‘cuz you’ve missed out. You’ve missed...



이 자매의 마음 속에는 사실 큰 응어리가 있습니다: 왜 엄마가 자신들을 두고 자살을 했을까? 우리를 버리고 간 것일까? 이 험한 청소일을 하면서 알게 된 죽은 사람의 가족들과 만나면서 그리고 그들을 위로해주면서 조금씩 자신들 또한 어머니에 대한 마음을 자신들도 모르게 정리를 해 나갑니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밤, Rose 는 TV 에서 엄마가 예전에 한 번 나왔다는 TV광고를 우연히 보게 됩니다. 예전에 어릴적 한 번 본 기억뿐이었던 이 광고를 우연히 보게 된 Rose 는 동생에게 급하기 전화를 걸어 그 채널을 보라고 하지요. 한창 젊었을 때의 엄마의 모습을 이 두 자매는 보고 한없이 눈물을 흘립니다. 아마도 그 마음 속 응어리가 다 빠져나가는 듯.


"피칸 파이를 추천해드려요"


손님: I probably shouldn't, but what have you got for sweets?

Rose 의 엄마: Oh, I recommend the pecan pie.

손님: All right.

Rose 의 엄마: One pecan pie coming up.




자신의 실수로 하던 청소일을 하지 못하게 된 후 Norah 는 언니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새 삶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여행을 떠나기로 합니다. 언니와도 화해를 하게 되지요. Winston 은 Rose 의 아들 생일파티에도 참석할 정도로 가까와지지만 언제나 신사적으로 거리를 두며 그녀의 주변에 있습니다. Rose 의 아버지는 다시 재기를 시도하는 Rose 를 위해 자신의 명의로 새롭게 회사를 등록하여 딸이 하던 일을 딸과 같이 시작합니다.



이 이야기가 계속된다면 또 다른 좌절과 실패, 그리고 재기와 작은 성공들이 반복되는 삶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지만, 그래도 이들이 하는 일은 햇빛이 함께 하는 날들이 더 많으리라 믿습니다.


아래는 동생이 실수로 고객의 집에 화재를 일으킨 후 이를 수습하느라 잠시 잊은 아들을 찾기 위해 Winston 네 가게에 가서 그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Winston 의 인상 그리고 부드러움이 참 마음에 듭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OiBWxwMYuP0


아래는 아들의 생일파티, 그리고 TV에서 우연히 보게 된 엄마의 모습을 보며 눈물을 흘리는 두 자매의 모습입니다. Rose 는 Van 에 달린 무전기로 돌아가신 엄마에게 대화를 건네는 장면도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4NMmW4Duxs&t=30s


-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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