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재거니 Jul 06. 2024

키르기스스탄 16

15박 방랑 마무리

여행하거나 방랑하기 안전한 나라다. 치안이 불안한 적 없다. 어디서나 사람들이 순박하고 호의적이다.


난 비슈케크 직항을 이용했지만 카자흐스탄 알마티(항공편이 많아 항공료가 저렴한)에서 버스 타고 월경하여 비슈케크로 오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이 일대가 텐샨산맥 언저리라 경치가 좋을 것이다. 그리고 알마티도 텐샨의 북쪽 사면이라 좋은 곳 많다.


키르기스스탄은 텐샨 산맥 위에 얹어져 있는 나라다. 나라 전체가 트레킹 할만하다.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어디나 설산과 에메랄드 빛 호수 천지다. 진정한 트레킹은 백패킹을 하거나 유르트에서 자야 한다. 그렇지만 백패킹을 하기에는 나 같은 어르신은 무리다. 오히려 건강수명을 단축시킬 수 있다. 겨울 침낭과 핫팩의 도움으로 유르트에서 잘 수는 있지만 화장실과 샤워가 문제다. 그리고 3000m가 넘는 고산지대에서 양압기 없이 자고 싶지 않다. 2600m 알틴 아라샨에서 양압기 없이 자고 깬 날 종일 몸이 피곤했다. 양압기가 나의 수면호흡기다.( https://brunch.co.kr/@jkyoon/495 )


자동차로 이동을 할 때 갑자기 고도가 오르면 잠이 쏟아진다. 비행기만 타면 잠이 쏟아지듯이... ( https://brunch.co.kr/@jkyoon/640 ) 졸음은 고산병 증상의 하나다. 경치를 봐야 하는데 봐야 하는데 하면서 졸음을 참지 못한 적 여러 번이다. 비슈케크는 고도 730m라 여름에는 덥다. 7월 초인데 낮 기온이 30도를 오르내리고 햇살이 너무 뜨겁다. 그렇지만 카라콜은 1600m, 코치코르는 1900m, 나린은 2000m다. 아침저녁은 춥고 낮에는 아주 쾌적하다. 나린을 가려면 3030m의 고개를 넘고, 송쿨 호수는 고도 3000m에 있지만 가는 동안 3450m의 고개를 넘는다. 타쉬 라바트도 3000m가 넘는다. 키르기스스탄에서 가장 유명한 알라쿨 호수는 3500m이고, 호수를 보기 위해 넘는 알라쿨 패스는 3900m가 넘는다. 이런 고산에서는 배낭 없이 걷기만 해도 숨이 차다.


여행적기는 6월 20일경부터 9월 초까지가 아닐까 싶다. 8월보다 7월이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해가 길기 때문이다. 고산지대 어디나 유르트가 있다. 대부분의 유르트에서 숙박과 식사가 가능하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어릴 때부터 말타기에 익숙하고, 아직도 말을 잘 다루고 타는 것을 장려하기에 거의 모든 유르트에서 horse riding이 가능하다. 정말 말이 여기저기 많이 보인다. 앞 두 발을 묶어 멀리 도망가지 못하도록 한 말들을 여러 번 보았다. 한 2000달러면 괜찮은 말을 살 수도 있다고 한다.


30년 40년 된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이 아직도 많이 굴러다닌다. 러시아의 자동차 라다도 보인다. 한동안은 일본 중고자동차를 수입했는지 일본의 우측핸들 차량도 많고, 우리나라의 마티즈 및 넥시아도 자주 마주친다. 나 같은 자동차 마니아는 굴러다니는 것이 신기한 상태의 자동차를 알아보는 재미가 있다. 비슈케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자동차는 현대의 LF소나타인 것 같다. '해치서울'이란 서울 택시 모습을 그대로 한 채 돌아다니는 소나타도 있다. 한국에서 택시로 정년퇴직을 하고, 여기서 제2의 인생을 새로 시작한 것이다. 비슈케크에서는 값 비싼 자동차도 자주 보인다. 그렇지만 카라콜만 해도 차령 10년 미만의 차량을 보기 어렵다.


키르기스스탄을 다시 온다면 비슈케크에서 하루나 이틀 적응하고 바로 나린으로 가겠다. 나린에서 중국 접경 방문 허가서도 만들고, Kol Suu 호수 당일 투어를 하겠다. 고산의 에메랄드 빛 호수들이 대부분 고만고만한데, Kol Suu 호수는 바위 암벽에 둘러싸여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고도는 3514m인데 알라쿨 호수나 송쿨호수처럼 호수보다 더 높은 고개를 넘지 않는다. 트레킹의 종점인 호수가 가장 높다. 그리고 타쉬 라바트를 비롯한 나린 근처의 트레킹 포인트들을 당일 투어로 찾아다니고 싶다.


이식쿨 호수의 휴양지 촐폰아타와 카라콜은 국내외 여행객들로 너무 붐빈다. 최적의 방랑지가 이미 아니다.


다른 옵션은 비행기로 아예 키르기스스탄의 제2의 도시 오쉬로 입국하는 것이다. 오쉬는 비슈케크에서 자동차로는 13시간 이상 걸린다. 국내선 비행기만이 답인데 스카이스캐너에는 아예 나오지 않는다. 이런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느니 아예 오쉬로 입국해서 남쪽 타지키스탄과 국경을 이루는 레닌봉 부근을 트레킹 하는 것이다. 알레이라 불리는 지역을 돌아보는 것이다. 텐샨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방랑이 끝나고 집에 간다니 좋다. 내일은 사시미를 먹고 있을 것이다.


https://maps.app.goo.gl/3VBvRpThE2523Awq5

https://maps.app.goo.gl/Y1Nu2zT3das11R5j9


이전 19화 키르기스스탄 15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