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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아빠는 진짜 부자가 될 거야

아빠가 딸을 사랑하는 방식은 직접적이기도 하고 간접적이기도 하다. 사랑한다고 말하고 사랑스러움을 표현하는 것과는 별개로 아빠라는 듬직한 울타리가 딸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 생각해보면 내 딸이 마음껏 기어 다닐 수 있고 걸음마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겠다는 일념으로 이룬 내 집 마련, 그리고 내 집을 가지게 되면서 얻게 된 소유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형성은 내가 딸을 사랑하는 또 다른 방식이었다.      


아내와 나, 성인 두 명이 생활하기에도 부족했던 공간에서 갓난아이를 먹이고, 재우고, 입히고, 씻겼다. 단칸방을 꽉 채운 부부의 잠자리 가운데에 아이를 누이고, 물끄러미 아이를 쳐다보고 있으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이 아이가 걱정 없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이 내가 할 일이었다.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변화무쌍하게 달라져야만 했던 단칸방을 온몸으로 체험하면서 꿈꾸던 내 집 마련에 성공했을 때 나는 더없이 기뻤다. 아이 방과는 별개로 거실 한편에 만들어준 아이만을 위한 공간에서 딸이 하고 싶은 데로 기고 서고를 반복하다 졸리면 자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았다. 내 아이가 마음껏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 주겠다는 일념으로 시작한 내 집 마련이라는 결실이 주는 기쁨을 만끽하는 순간이었다.      


그때 나는 무언가를 가져야만 얻게 되는 것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었고, '소유'라는 관념에 눈을 뜨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부자가 되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돈이 있을 때에 비로소 얻을 수 있는 효용, 그것으로 인해 만들어지는 환경, 나는 그것을 딸아이의 삶에 제대로 선물하고 싶었다.   

   

지극히 보통스러운 현재를 사는 지금, 누구보다도 성실하게 살아온 지난날의 내 삶에는 없었던 또 다른 부자로의 희망이 생겼다. 마음의 부자가 되기를 갈망했고, 최선을 다해 그것을 추구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마음의 부자만을 꿈꾸지 않는다. 내 딸이 더 나은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줄 돈, 나는 그것까지 충만한 부자가 될 것이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경제와 금융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먼저 부를 이룬 수많은 부자들을 통해 돈을 배우고 그것을 공부하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내가 관심 가지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에 대한 탐구가 흥미롭다. 다행히도 부자로의 여정이 지루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신 있게 나아갈 나만의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본주의의 중심에 서서 돈을 추구하지만 돈의 노예가 되지 않는 길, 나는 그 길을 걸어갈 것이다. 돈을 통해 누리는 자유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더 큰 의미를 가지도록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딸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부자로의 여정은 이제 시작되었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얻게 된 새로운 꿈은 익숙하지 않은 설렘으로 나를 자극한다. 열망과 두려움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 속에서 가족과 함께하는 여정이기에 기꺼이 발걸음을 뗄 수 있었다. 이제 나에게는 진짜 부자의 길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단칸방을 벋어나 내 집 거실 한 편에 마련해준 딸아이의 공간에서 느낀 기쁨이 찬란하도록 나는 진짜 부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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