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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할머니가 될까

웹애니메이션 '선데이실버클럽'의 서퍼 지평에 관하여

by 장마레 Feb 06. 2025


매주 일요일마다 만난다.


흰머리 성성한 초설과 지평, 그리고 소담.


선데이실버클럽은 노년의 두려움에 맞서는

세 할머니들의 이야기다.


평소에 엄마친구들과 노닥노닥하기를 즐겨했다던

박다영감독은 이참에 노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소외되거나 조연에 머물지 않은 주체적인 캐릭터.

그렇다고 나이 듦의 고민과 두려움을 놓치지 않는다.


<초설, 지평, 소담. 세 캐릭터>


선데이실버컬럽의 첫 주자는 초설.

이별에 관한 초설의 이야기를 담은 1화는

작년 12월에 첫 오픈됐다.


지평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담은 2화는

며칠 전 2025년 2월 4일 오픈됐다.


하고 싶을 일에 도전하는 소담의 이야기도

곧 오픈될 예정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hAVwmfRvkxE

<초설의 이야기를 담은 제1화>


https://www.youtube.com/watch?v=69NaRkLhXRE

<지평의 이야기를 담은 제2화>

'3부작으로 구성된 세 할머니의 이야기'

초설과 지평, 그리고 소담.


그녀가 맡은 역은 지평이다.

지평선에서 따왔다는 이름, 지평.


처음 감독에게서 지평역의 목소리 출연을

제안 받았을 때 그녀는 깜짝 놀랐다.


"지평, 나랑 비숫하잖아. "

<2024년 11월. 상영회와 연계한 전시회에서>


파워인싸 백발의 서퍼.

훤칠한 키에 흰 머리를 휘날리는 서퍼라니.


비슷하다는 게 그녀가 지평처럼

서핑을 탈 줄 안다는 얘긴 아니다.


물론, 과거의 지평처럼 광고회사라는

빡빡한 조직 생활을 견딘 것도 아니다.


그러나,

누구나 지평이던 시절이 없었겠는가.


그녀 역시,

평생 글 쓰는 일에 매달려 온 워커홀릭이자

번아웃으로 그 일마저 접었던 시절을 거쳐

배우의 길을 걷는 지금의 삶이라니.


지평을 보자마자  '딱, 나네'  했던 이유다.


게다가

'이리도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할머니라니'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초설, 이태희 배우님. 소담 최미령 배우님, 그리고  박다영감독님과>


'나이 먹어서 그래'


이 말 하나면 모든 게 설명되는 나이.


그 한마디 안에 촘촘하게 박힌 노년의 체념과

불안을 20대의 박다영 감독은 어찌 알았을까.


우리는 어떤 할머니가 될까.

우리는 어떤 노년을 맞을까.


할머니라는 말이 아직은 어색한 그녀는

곰곰이 생각한다.


우리는 누구나 할머니가 된다.

우리는 모두가 늙은이가 된다.


그리고,

그 사실을 받아들일 때가 온다.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온다.


나이 듦에 대한 불안,

나이 듦에 대한 체념.

나이 듦에 대한 소외.


그런 것들이 몰려온다, 파도처럼.

수시로 몰려왔다 밀려간다.


그래도 모른 척하지는 말아야지.

그럼에도 삶을 헤엄치는 지평처럼.


지평은 참 좋겠다.

초설과 소담 같은 친구들이 있어서.




초설, 지평, 소담처럼

소소한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초설 이태희 배우님,

소담 최미령 배우님,

그리고 박다영감독님의 영화로운 시절을 응원합니다.




배우가 찍고 씁니다. 100명의 마레가 온다.

목요일에 만나요. 지금까지 장마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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