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인생 첫 휴가를 받았습니다

by 작가 안나


브레이크 없이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이었죠. 해야 하는 공부, 해야 하는 취업, 수순에 맞는 결혼까지 적당한 나이에 가정을 이루던 중 굳이 계획하지 않았던 아이가 제 삶으로 입장했습니다.


“이렇게 까지 빨리 바랬던 건 아닌데..” 솔직한 저의 속마음이었죠.


둘이서 살기엔 충분하지. 라며 구했던 15평 아파트는 아이를 키우기에는 한 없이 좁은 공간으로 이제 막 팀장에서 실장으로 승진한 저에게 이 아이는 느닷이 없었습니다.


좋게 마음을 먹어보려 했죠. 축복 속에 태어날 아기. 임신 그까짓 거 씩씩하게 해내리라.

회사에서 첫 번째로 임신한 사람. 첫 번째로 출산 휴가를 떠날 사람으로서 경력 단절의 두려움이 엄습하다가도 ‘외국 여자들처럼 6개월 만에 씩씩하게 돌아와야지’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도 올라왔습니다.


임신 9개월 꼬박 회사에 몰입하느라, 출산 가방이고 아이 용품은 하나도 사지 못한 채 출산 휴가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사단이 터졌죠. 산부인과 정기 검진을 쫄래쫄래 가던 날 갑자기 '임신 중독 (임신성 고혈압)' 판정을 받은 것입니다.


그날로 앰뷸런스에 실려가 바로 아이를 낳았습니다.

그렇게 2018년 2월 5일. 느닷없던 아이가 느닷없이 태어났습니다.

화면 캡처 2025-09-01 124220.png


우리 회사에는 10가지 인재상이 있습니다.

매년 평가 때마다 인재상에 근거하여 자가 평가를 하곤 했죠. 그때마다 제가 잘 못했던 항목을 적곤 했는데, 저는 매년 같았습니다.


“잘 일하기 위해 잘 쉰다.”


어쩌면 이 아이. 저에게 좀 쉬라고 하고 싶었던 걸까요?
그렇게 난생처음 1년의 긴긴 휴가를 받았습니다.




안녕하세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처음 글을 쓰게 된 작가 <안나> 입니다.

이 책은 경력 단절의 불안, 육아의 지루함과 고단함 속에서도 아이 덕분에 배운 '균형'과 '다정함'을 기록해두었습니다. 이 책은 완벽한 육아 지침서는 아니지만, “나도 그랬어” 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이야기로 일주일에 3번 월, 수, 금 연재됩니다.

오늘도 아이 때문에 웃고 울며 하루를 버텨내는 분들이 있다면
따뜻한 위로와 함께 잠시 쉬어가도 괜찮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럼 다음 연재 때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