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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창희 Jan 10. 2022

첫 스키 in CANADA

캐나다에서 8살 6살 남매의 생애 첫 스키

연말부터 연초까지의 2주 동안의 일기예보를 보니 단 하루만 날이 맑았다.

그래서 전날 결정해서 갑작스레 떠났다.


웨스트 밴쿠버 지역의 싸이프레스 마운틴 리조트, 집에서 1시간 20분 거리.

올해엔 꼭 아이들에게 스키를 가르치리라 마음먹었던 탓에 작년에 이미 시즌권을 구입해놓았고 아이들의 장비를 미리 준비해 두었다.

첫째의 스키는 와이프 친구네로부터 물려받았고 둘째의 스키는 중고거래로 구입해 두었다.

우리 부부는 한국에서부터 풀 장비를 가지고 왔고, 아이들 장비 중 새로 산 것은 헬멧과 장갑 정도이다.

그래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스키장으로 갈 수 있었지만 무엇이든 첫 경험이 중요한 지라 눈 오고 바람 부는 슬로프 위에 아이들을 처음부터 올려놓고 싶지 않았다.

적어도 아이들의 첫 스키는 파란 하늘과 새하얀 슬로프의 상쾌한 이미지로 각인시키고 싶었다.

그래서 날씨가 좋아지기를 하염없이 기다리게 되면 짧은 겨울방학이 끝나도록 가지 못할 거 같아 급 결정하였다.


웨스트 밴쿠버 이에 있는 스키장 초입

늦게 출발해서 유료 주차장에 자리가 있을까 했지만 다행히 슬로프 앞에 차를 세울 수 있었다.

화장실 다녀오고 아이들의 장비를 챙기고 초보 슬로프에 올라가기까지 한 시간, 이미 해가 기울고 있었다.


Cypress Mountain
Cypress Mountain



첫 스키를 타기 직전에 기념 샷을 찍었다.

아마도 제대로 사진을 찍기엔 이것이 마지막일 수도 있기 때문에...

첫 번째 다운 힐에서는 그 짧은 슬로프를 약 30분 정도 걸려서 내려왔던 거 같다.

그 이후로는 리프트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내려왔다.



기본적인 턴 하는 방법과 멈추는 법만 가르쳤는데 제법 잘 타고 내려오는 아이들을 보니 뿌듯했다.

내심 첫 번째 날은 스키스쿨에 넣을까도 고민해 왔지만 갑작스레 결정한 일이라 그럴 틈도 없었다.

첫 스키는 즐기기 쉽지 않은데 정말 즐기듯이 타는 아이들이 사랑스러웠던 날이었다.


운동 뒤라 엄청난 식성을 보여주었던 아이들


잠시 휴식을 하면서 저녁을 간단하게 때웠다.

식당에선 컵라면을 먹고 있는 한국 학생들도 있었다.

난 왜 저런 생각을 못했을까? 이런 추운 날에 라면이 최곤데! (당연히 몰랐지! 캐나다 스키장이 처음인데!)


다음번엔 꼭 챙겨 오기로 와이프와 다짐을 하며 야간 본격적인 야간 스키를 즐겼다라기보다 뭐, 사실 애들 따라다니느라 나는 제대로 즐길 여유는 없었다.

너무 어렸을 때 가르치면 서로 힘들 거 같아 아이들이 체력이 어느 정도 생기는 나이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정말 힘들이지 않고 즐기는 모습에 안도되었고 앞으로도 같이 다닐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몇 번의 다운힐 후 아이들은 더 타기를 원했으나 우리 부부는 이미 지칠 대로 지쳤고 집에 가는 길에 한인마트에도 들려야 해서 8시 무렵에 스키장을 출발했다.

다음번엔 파노라마 코스를 내려오기 충분할 정도는 연습이 되었다.


옆에서 기념사진 찍는 가족과 번갈아 찍어주고
아이들의 첫 스키 기념사진도 남겼다.

스키를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기념사진도 남기고, 아이들은 아쉬운 듯 아직도 장난치느라 여념이 없었다.

작년엔 튜빙을 갔었는데 어떤 것이 재밌었냐는 질문에 스키가 백배는 더 재밌다니 역시 내 새끼들인가 보다.


일기예보를 보니 계속해서 비가 오는 날씨인 데다가 1월 10일에 개학이라 다음번 스키가 언제가 될지 모르겠으나 조금 더 스피드를 기대를 해 본다.

첫 스키라 제대로 된 스키장, 설질, 환경 등의 리뷰는 힘들겠다.

그 부분엔 시즌을 정리하면서 한꺼번에 하기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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