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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라 Oct 10. 2024

프랑스 파리 ‘OECD 진출 설명회’ 참석 후기 2

OECD 재직자들과의 대화를 기록으로 남겨 봄.

쓸까 말까 한 이야기였는데 포스팅해서 다행이었다. 감사합니다. ㅠ


이번 진출설명회의 하이라이트는 당연히 OECD에서 실제로 근무하는 분들과의 네트워킹 시간이었다. 네트워킹 시간이 그렇듯 처음의 어색함을 뒤로하고 우연히 한 분과 꽤 오래 이야기하게 됐다.


어떻게 OECD에 들어가나요?

 “이번 설명회 참 괜찮네요. 그런데 인턴에만 너무 집중된 거 같아서 그게 좀 아쉬워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대부분 인턴으로 시작해서 정직원으로 전환이 되는 거라 그런 걸까요?”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긴 해요. 저 같은 경우는 흔하지가 않죠. 저는 민간에서 일하다가 OECD로 이직한 케이스예요.”


이분은 OECD 본부에서 3년째 일하고 계셨다. 재미있는 것은 이분께서 일반 회사를 지칭할 때 ‘민간’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셨다는 거다. 일반 회사는 ‘민간’이라고 일반적으로 부르는 모양이었다. 다양한 필드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들이 쓰는 특정 단어들이 있는데, 그런 단어를 하나씩 알게 되는 재미가 있다.


 “그럼 한국에서 학사, 석사 하시고 한국에서 일하시다가 이직을 OECD로 하신 거예요?”

 “네 그렇게 됐네요.” 국제기구로 이직하는 능력자분들이 있긴 있다. 흔하진 않지만

 “오 능력자신데요? :) 그렇다면 전에 일하던 회사에서 했던 일과 지금 하시는 일이 뭔가 연관이 있나 봐요.”

 “네, 그게 경력으로 인정받았죠.”

 “그럼 하시는 일이 OECD에서 각 나라나 어떤 정책을 주제로 만드는 리포트를 직접 쓰시는 거죠?

 “네 맞아요. 그래서 아까 설명회에서 ‘영어 쓰기’ 능력을 그렇게 강조한 거죠.”

(쓰다 보니 전공은 뭐였는지 OECD 전에는 어떤 회사에서 일했는지 자세히 물어볼 걸 하는 후회가 든다. 좀 무례할까 싶어 참았더니...)

샴페인과 함께 하는 네트워킹 시간

"여기는 프랑스지만 일할 때는 영어만 쓰시는 거에요?"

 "네. 영어를 주로 써요. 프랑스어를 할 수 있으면 플러스 요소는 되지만 필수는 아니에요. 내부에서도 사람들이랑 회의하고 이야기하는 거, 다 영어로 해요." (참고로 OECD의 공용어는 영어와 프랑스어.)

 "프랑스어도 좀 하시나요?"

 "네, 그냥 일상 생활할 정도로 하고 있어요."

프랑스어는 못해도 상관없다고 하니 여기서 일하는 거 관심 있으신 분들은 영어 공부만 하셔도 될 듯 ^^;


*어느 특정 분야에서 뛰어나다면 해당 나라의 언어를 못해도 그곳에서 직업을 구해 사는 사람들을 조금씩 보고 있다.(물론 그들에게 영어는 기본임.) 지인 중에 남편은 그리스인, 아내는 스페인인 부부가 있는데, 남편이 프랑스어를 거의 못한다. 하지만 그는 파리에서 과학자로 근무하고 있다. 그가 일하는 분야에서도 역시나 일할 때는 영어만 사용하니 이런 생활이 가능한 거였다. 우리가 스포츠 뉴스에서 많이 보는 외국인 운동선수들도 좋은 예가 될 거다. 일단 리그에 입성하고 언어는 차츰차츰 배워가는.. (예전 박지성 선수 다큐멘터리에서 훈련 끝나고 영어 공부하시던 게 기억 남)


일을 하면서 느끼는 보람??

 “저는 일하면서 돈뿐만 아니라 보람도 느껴야 되는 사람이더라고요. 내가 하는 일이 회사 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람들한테 도움이 되는 걸 봐야 행복한 사람이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그런 고민도 많이 하고 있어요. 그런 면에 일반 회사랑 이런 국제기구에서 일하는 걸 비교하면 어떨까요? 뭔가 이 세상에 내가 보탬이 된다(??)는 이런 생각이 드시나요?" 

“그런 편이라고 할 수 있죠. 아무래도 제가 만든 리포트를 그 나라에서 읽고 그걸 반영해서 정책을 짠 걸 보면 정말 뿌듯하고 좋아요. 그런데 아무래도 정책을 만드는 일이다 보니까 너무 시간이 오래 걸려요. 그러니까 내가 한 일의 결과를 보는 게 오래 걸려요.

 가시적인 결과를 보고 싶으시면 여기 옆에 있는 유네스코 있잖아요? 그곳도 괜찮아요. 뭐 그곳도 문제가 없는 곳은 아니지만(역시 사람 사는 거 다 똑같다.) 유네스코 같은 경우는 개발도상국에 학교 짓는 일도 많이 하거든요. 내가 노력해서 그렇게 지은 학교가 눈에 보이는 거죠. 그런 거, 정말 보람되겠죠?”

“아, 그러네요. 유네스코도 파리에 있죠.”


인턴을 더 챙겨줘라 좀~~~

 “저는 인턴들에게 돈을 좀 더 줘야 된다고 생각해요.”

 “아까 인턴 후기 발표할 때, OECD에서 생활비를 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던데요?”

 “인턴 무급이에요. 생활비만 주는 거죠.”

 “아 정말요? 근데 그걸 되게 자랑스러워하는 거 같던데요?”

 “왜냐면 다른 국제기구들은 무급에 생활비도 안 주거든요. 그에 비하면 나으니까요.”

 “헐, 정말요?”

 “근데 생활비라 해 봤자 얼마겠어요. 파리 집값 아시잖아요? 일단 무조건 룸메이트랑 살아야 돼요.”


취업 설명회 현장 사진. 출처: 주오이시디대표부

또 잠깐 이야기를 하게 된 분은 파리 OECD에서 일하며 서아프리카 정책을 담당하는 한국인이었다. 

 “어떻게 한국인이 서아프리카 정책을 담당하세요?

 “KOICA 아시죠? 그거 통해서 제가 서아프리카에서 몇 년 동안 있으면서 활동을 했거든요. 그 경험을 가지고 여기에 오게 됐어요.”


OECD라고 하면 경제가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한 나라들이 가입한 단체이고 그들을 위한 일을 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꼭 회원국뿐 아니라 아직 발전하고 있는 아프리카나 아시아 국가들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는 일도 함께 하고 있었다.


나야 일반 회사만 관심 있던 사람이라서 이 쪽 분야는 잘 몰랐다. 세상에는 얼마나 다양한 기관들이 있고, 다양한 관심사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가? (구직자 중 한 분은 청와대에서 근무하다 오셨다고 하셨다. 정말 말로만 들어 본 청와대다.. ) 


세상에는 참으로 다양한 이력과 생각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 오늘도 우물 안 개구리 또 한 번 생각한다. 





https://brunch.co.kr/@swimmingstar/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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