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장점들도 많겠지만 내가 체감할 수 있는 것들은 이렇게 2가지이다. 만약 P양이 독일에서 일자리를 구하고 나도 자리를 잡게 되면 의학, 보험, 교통, 세금, 육아 등 다양한 방면으로 경험하게 될 텐데 그때 또 한국과 비교를 해보면 재밌는 포인트가 될 것 같다.
독일의 장점이 있다면 역시나 단점도 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느린 업무처리, 인터넷 속도, 배송의 불확실함, 고객 응대 등 많은 것들이 있다.
나는 내가 살면서 느낀 점들을 적어보려고 한다. 물론 한국문화에서 자라서 독일의 문화에 대해 깊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을 동물 보듯 계속 응시해서 쳐다본다거나 사람 무안하게 만드는 태도에 대해서 얘기해보려고 한다.
<계속 쳐다보기>
내가 독일에 처음 와서 며칠 동안 따가운 시선에 적응이 안 되었다. 사람이 사람을 쳐다볼 수는 있지만 내가 이상한 짓을 하지 않는 이상 2초 이상 쳐다보지 않는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고개까지 돌려가며 끝까지 응시를 하는 걸 보고 조금 겁까지 났다. 이 사람이 나를 왜 이렇게까지 쳐다보는 거지? 내가 뭘 잘못했나? 아니면 뭐라고 얘기를 하려나? 온갖 생각이 들었다. 한 번은 버스 기사님이랑 눈이 마주쳤는데 기사님이 앞을 안 보고 나를 계속 보는 거다 ㅋㅋㅋ 아니 운전하시는데 앞을 보셔야죠.. 처음에는 인종차별인 걸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건 아니다. 그냥 몇몇 독일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보면 된다.
또 다른 상황은 대형마트에서 일할 때 직원에게 Hallo라고 인사를 했는데 그냥 쳐다보면서 인사는 하지 않는 것이다. 같이 일하는 중국인한테 하소연을 했더니 그 사람은 원래 그렇다고 다음부터는 인사해주지 말라고 하더라. 이땐 진짜 기분이 별로였다.. 그냥 똑같이 Hallo만 해줘..
많은 독일인들도 쳐다보는 것에 대한 부분을 인지하고 있고, 국가, 인종별로도 많은 사람들이 독일인이 오랫동안 쳐다보는 것에 대해 얘기를 한다. 그래도 왜 쳐다보는지 알면 조금 기분이 덜 나쁠 것 같아서 유튜브에 찾아봤다.
이 영상에 저 할아버지가 4:21~4:26초까지 사람들을 쳐다보는데 진짜 딱 저렇게 쳐다본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독일인들도 그냥 쳐다보는 것이고 쳐다봐지는 입장에서 기분이 나쁜 사람도 있고 그냥저냥 하는 사람도 있다. 인터뷰에서 왜 쳐다보냐는 말에 그 사람이 흥미로워서, 내재되어 있는 습관, 안 하려고 노력하지만 쳐다보게 된다 등 다양했다.
출처 : EASY GERMAN YOUTUBE
미국에서나 아시아권에서 사람이 사람을 오랫동안 응시를 하게 되면 위협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이런 화제거리가 생기는 것 같다. 그래도 이런 주제로 인터뷰를 한 영상들이나 글들을 보면서 생각정리를 할 수 있었다. 나도 앞으로 사람들이 쳐다보면 그러려니 하고 내 갈길 갈 것 같다.(처음에는 지기 싫어서 나도 계속 쳐다봄ㅋㅋ)
<딱딱함과 무례함 그 사이>
내가 대형마트 안의 스시 매장에서 일을 할 때 매장 밖으로 나가려면 직원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해야된다. 독일 마트 입구는 들어갈 때는 자유지만 나갈 때는 도난 방지 차원에서 직원에게 얘기를 하고 나가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쉬는 시간마다 휴게실에 가려면 직원에게 문을 열어달라고 해야 되는데 부담스러웠다. 카운터 직원들마다 스타일이 있다. 친절한 직원부터 기분 긁는 직원까지
1. 문 앞에 서있는 걸 알면서도 굳이 문을 열어주지 않는 직원
2. 귀찮다는 듯한 느낌으로 3초 쳐다보다가 열어주는 직원
3. 무표정으로 열어주는 직원
4. 나갈 거야?라고 웃으면서 물어봐주는 직원
5. 항상 문을 열어두는 직원
5번이 제일 좋다ㅋㅋ말을 안 해도 되니까.
P양에게 이런 느낌을 받았다고 얘기하면 똑같은 경험을 들려준다. 어학원에서 말을 잘 못하면 "너 말 똑바로 해" 라면서 고개를 휙 돌려 다른 사람이랑 얘기한다거나(그 어학원 이름 어디냐..), 본인이 필요하면 웃으면서 다가오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웃음, 친절은 찾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비자와 연관되는 외국인청의 직원들은 특히 더 심해서 사람들이 마음고생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이런 감정들이 힘든 외국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힘이 든다.내가 만약 독일인이라면 말을 못 하는 외국인에게 상냥하게 대할 수 있을까?먼저 인사를 건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생각했을 때 친절과 웃음을 잃은 독일인들은 이런 과정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해보았다.
1. 친절하게 인사를 건넸지만 아시아인들은 당황하거나 잘 받아주지 않는다. -> 다음부터 인사 잘 안 함
2. 외국인이니까 말을 잘하지 못해도 경청해서 듣지만 독일어를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난민, 어학원생 등) 답답하다. -> 내가 해결해줄게 아니라면 굳이 들을 필요가 있나?
3. 친절하게 대해줘도 고맙다는 말을 잘 안한다 -> 고맙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면 친절도 없다.
한국도 가게에 들어가면서 인사를 주고 받는다. 하지만 형식상 주고 받는 느낌이 강하고 미소와 친절함이 들어가있지는 않다. 하지만 유럽에서 확실하게 느낀 것은 사람들의 표정에 미소가 정말 많다는 것이다. Guten Morgen! 좋은 아침!이라고 얘기할 때 표정을 보면 "좋은 아침이 다시 찾아왔어, 우리 오늘도 잘 지내보자" 라는 느낌이다.
독일의 단점으로 2가지를 뽑았지만 모든사람이 다 그런 것이 아니다. 일부분의 사람들 때문에 사람들이 피해를 보거나 감정이 상하지 않는가? 독일에서도 일부분의 사람 때문에 느낀 점을 적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절하고 따스하다. 나라, 인종, 문화가 달라도 사람 사는 곳은 얼추 다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