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ailey B Jan 25. 2021

한캐 국제결혼커플, ep.6 네가 진짜 캐나다인 같을때

일상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나의 진짜 캐나다인 남편

    사람마다 개개인 고유의 성격은 너무나도 다르다.  하지만 같은 나라에서 같은 문화권에 있는 사람들은 비슷한 점들이 참 많다. 자신의 나라에서 나고 자라고 배워오면서 나도 모르게 습득된 그 나라만의 문화를 가지고 생활한다. 한국에서는 너무나도 당연해서 한국인의 특징인줄 몰랐는데, 직접 해외 여행을 나가보거나 혹은 외국인이 한국에서 겪었던 일들을 듣다보면 우리는 한국인의 특성을 조금 더 깨닫게 된다. 말로만 들었고, 책에서 보기만 했던 각 나라만의 특성들을 직접 겪어봐야지만 우리는 더욱 실질적으로 깨닫게 된다.


    그래서인지 캐나다인 친구였던 이 사람을 알게 되고, 그들의 캐나다인 친구들을 만나고, 지금은 캐나다인 남편으로 모든 일상을 함께하는 이 사람을 보면서 나는 캐나다인들에 대해서 더욱 알아가는 중이다. 한 사람의 예가 절대로 전체를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일상에서 만나는 크고 작은 일들로 나는 조금 더 알아가고 이해하고 있는 는 중이다.


 


    미국과 캐나다는 국경을 같이 하고 있고, 같은 언어와 같은 대중 문화를 공유하고 있어서인지 같은 문화인 것 같다가도, 다른 점들도 참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미국인과 캐나다인의 다른점은?' 이라고 구글링해보면 항상 제일 먼저 언급되는 것. 대부분의 캐나다인들은 친절하다는 고정관념에 딱 맞는 말. 바로 'Sorry'이다. 그들에게는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게 되는 것에서 나오는 반사적인말이다. 약간의 부딪힘이지만 너에게 엄청난 피해를 줘서 '미안해'라는 말일 수도 있고, 앞으로 이 곳을 지나갈 건데 너에게 너무나도 '미안해' 라는 말도 될 수도 있다. 캐나다의 몇몇 도시들을 가보니 친절함의 차이가 있었고, 무엇보다 사람마다의 친절함의 정도는 너무나도 달랐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들은 'Sorry'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미안하다는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는 한국인들에게는 이런 작고 사소한 것까지도 항상 '미안해'해야 하는 게 어색할 때가 많다. 그래서인지 나의 캐나다인 남편은 내가 '미안해'를 너무나도 명백한 상황에서 말하지 않는 데서 너무나도 의아해했다. 너무 무례한 것 아니냐고 언성을 높이기까지 했다. 나의 입장에서는 너무나도 작고 사소한 일인데, '뭘 이렇게까지?' 라고 했지만 전형적인 친절한 캐나다인 남편을 돌아보면 그럴만도 한 것 같다. 잠결에 살짝만 부딪혀도 먼저 'Sorry'라고 말하고, 그 다음날 물어보면 기억도 안 난다고 하는 당신이니까.




    캐나다인 고정관념 중에 또 다른 하나는 바로 '하키'다. 각 나라마다의 좋아하고 유명한 스포츠들이 있지만, 캐나다에서는 너무나도 추운 기후적 조건 때문인지 이런 빙상 경기가 참 인기가 많다. '미국=미식축구' '영국=축구' '캐나다=하키'로 불릴만큼 그들의 국가적 스포츠로 참 유명하다. 물론,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각 집안마다 대대로 어떤 하키 팀을 좋아하는지가 정해져 있고 (대부분 본인의 지역에 따라서 정해지긴 하지만), 어려서부터 직접 하키를 배우는 경우도 많다. 하키 스틱만 있다면 아이스 하키 뿐만 아니라, 스틱을 들고 뛰어 다니면서 할 수 있는 street hockey, ball hockey도 마다하지 않는다. 고등학교 때까지 선수 생활을 했던 캐나다인 남편은, 5살 처음 하키를 배웠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하키를 꾸준히 한다. 그리고 너무나도 사랑한다! 하키가 본인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할만큼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그에게, 나는 난생 처음 하키도 배웠고, 그의 팀이 나의 팀이 되어 함께 응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남편은 꼭 아들을 먼저 낳아서 하키를 알려주고, 같이 하키를 하는 게 로망이라고 말한다.  




    한국에 온 외국인들 중, 한국에 온 이유로 '눈'을 꼽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일년 사계절 내내 너무나도 따뜻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은 평생에 '눈'을 보는 게 소원일 정도로 한국의 겨울을 참 좋아한다. 하지만 한 겨울에 영하 40도까지 떨어지는 캐나다 중부 지역에서 온 남편에게 '눈'은 그다지 특별하지 않다. 나와 같은 한국인들에게 '눈'은 겨울에 몇 번만 마주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인데, 그에게는 어려서부터 너무나도 많이 봤고, 무릎까지 쌓이는게 익숙했던 너무나도 흔한 '눈'이다. 무엇보다 추운 날들이 거의 반 년동안 이어지다 보니, 겨울에 대해서 참 무감각하기까지 하다. 그래서인지 눈을 봤을 때 감탄하는 정도에 나와 그의 온도 차이가 있다. 눈이 오자마자 빨리 밖에 나가자는 나에게, 너무 춥지 않냐면서 괜찮다고 하는 남편. 눈을 치우는 게 일상이었던 그에게,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 집 앞 눈을 쓸고 치우는 건 아무런 문제도 아니다. 눈이 이렇게 오는 거면 몇 시간 후에는 괜찮아질 거라고 하는데, 정말이지 그 몇 시간이 딱 들어맞는다. '눈'에 대한 '눈 전문가'가 따로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