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 떠나는 캐나다여행 준비
2020년 9월 결혼식에 캐나다 부모님이 오시질 못했다. 코로나로 한국에서 2주간 격리, 캐나다에서 또 2주간 격리를 해야 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너무나 힘든 일이었기 때문이다. 결혼식 생중계 페이스북 라이브를 보시던 시부모님은 눈물을 감추지 못하셨다고 한다. 일생에 한 번뿐인 이벤트인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다는 사실이 참 마음이 아프셨나 보다.
2021년 어떻게든 캐나다에 가야 했다. 작년 말 은퇴 이후, 종양이 발견되어 건강이 안 좋아지신 시아버님을 꼭 만나야 했고,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했던 캐나다 가족들을 모두 만나고 싶었다. 3년 전 여자 친구의 신분으로 일주일간 놀러 갔을 때와는 확연히 다른 이유였다. (사실 결혼을 결심하기 전, 남편의 가족들이 어떤 사람들이 궁금해서 알아보려고 떠났었다.)
코로나로 나라들마다 모두 다른 격리 규칙들이 있다. 캐나다에서는 호텔 격리 3일을 무조건 하고 다음 거주지로 이동해 나머지 격리를 해야 하는 걸 법적으로 지정했다. 이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캐나다인들도 모두 해당이 되었다. 캐나다에 가기 위해서, 어마어마한 돈을 '굳이' 내고 호텔의 거지 같은 대우를 받으며 호텔 격리를 해야 하는 말도 안 되는 일들을 해야만 했다.
나와 남편은 이런 격리 룰이 여름이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어 매일 캐나다 뉴스를 확인하며 기다렸다. 5월에 떠나기로 했던 게, 6월이 되고, 어느덧 7월에 접어든 순간. 캐나다에서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였다. 캐나다 호텔 격리를 이용했던 트뤼도 총리가 7월 5일부터 호텔 격리의 대상을 조정하겠다는 것! 특히나 캐나다에서 인정하는 백신을 모두 접종한 사람에게는 격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발표를 했다.
기다림의 승리인가! 우리는 6월 한 번만 맞아도 되는 얀센 백신을 정말 너무나도 운이 좋게 맞을 수 있었다. 이는 볼 하키를 하다가 무릎을 다친 남편 덕분이었다. 정말 갑자기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팠던 남편과 함께 방문한 병원에서 혹시나 하고 물어봤던 잔여백신 리스트에 어쩌다 올라갔다. 그리고 얀센 백신이 들어온 첫날과 그다음 날 우리는 차례로 얀센 백신을 맞았다. (24시간 동안 정말 이런 아픔은 없을 정도로 너무너무 아팠다) 얀센 백신이 처음 들어왔을 때만 해도 이렇게 몇몇 병원에 직접 가서 물어보는 게 가능했는데 며칠이 지나서는 아예 불가능해졌다.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게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7월 15일, 목동 집에서 이사하는 날 당일 저녁, 캐나다 사스카툰으로 떠나는 비행기 티켓을 구입했다. 코로나 영문 pcr 검사를 위해 아침 7시부터 병원에서 기다려야 했고, 코로나 백신 접종 영문 확인서 및 우리가 결혼한 사실을 증명하는 여러 문서들을 준비했다. Arrive CAN 앱을 이용한 캐나다 입국 절차도 모두 준비해뒀다. 그렇게 오랫동안 기다렸던 캐나다행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