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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은지 Dec 22. 2015

6. 서핑학 개론

입문-오픈서퍼

1.

서핑 체험을 다녀오고

몸과 마음이 참 편했다.


휴가 후의 권태감이나

주말 후의 월요병 같은

나쁜 기분들이

느껴지지 않았다.


밤이고 낮이고 푹 자야

쉬는 거라 생각했던 나였다.

헌데 주말 내내 운동과 운전을 하고도

심.신.

모두 ‘평안’한 상태라는 것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당시엔 그저

‘놀다 와서.’

라고 생각했다.



2.

서핑이 내 생활을 바꾸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나는 두 번째 서핑을 계획하게 되었다.

아니, '서핑 체험'을 제외한

첫 번째 서핑 계획이었다.


당시엔 그저

‘조금 더 해보면 스탠딩 할 수 있지 않을까?’

‘파도를 볼 줄 알게 되면 쉽지 않을까?’하는

기대나 욕심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성수기인 여름이 지난 9월,

‘오픈서퍼’라는 서퍼 입문자를 위한 1일 코스를 듣기로 했다.



3.

일요일 새벽,

어스름이 살짝 남은 하늘을 보고 출발했는데

곧 아침의 시원한 공기와 햇살을 맞을 수 있었다.


일요일 새벽의 한가한 서울의 도로도 기분 좋았다.

평일 새벽의 서울 풍경과 다른 느낌이

더욱 나를 설레게 했다.



4.

9월의 하조대는 한적하기 그지없었다.

방문하던 날은 날씨가 지나치게 좋기까지 하였다.

캘리포니아에 가본 적 없는 나지만

‘캘리포니아 날씨가 이렇겠다.’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서피비치에 도착하고

오픈서퍼 교육을 등록했다.

패키지 서비스로 교육, 서핑보드 대여, 협회 등록을 포함한 비용을 계산했다.

날씨를 생각해서

웻수트Wetsuit(아래 5번 참조)까지 대여했다.


교육이 시작되는 11시까지 기다리려는데

“30분 늦게 시작해도 될까요?”

담당자분이 말씀하셨다.

전화했던 사람들이 제 시간에 못 오는 것 같았다.


나는 괜찮다곤 했지만

교육이  취소될까 조마조마했다.


서피비치 2015년 09월/ 출처:김은지



5.

30분 후,

한 분이 더 오시고난 후

오픈서퍼 교육이 시작되었다.


먼저 (기억으론)30분가량

이론교육을 받았다.


강사님은

가장 먼저, 가장 중요한

안전 교육부터 시작하셨다.


강조하신 몇 가지.


통제되지 않는 몸의 떨림은

저체온증 증상이니

반드시 물에서 나와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따뜻한 곳에서 뜨거운 차를 마시라는 것.

그걸 방지하기 위해 날씨에 따라

반드시 웻수트*를 입을 것.


물에 들어가기 싫은 기분이 들면

반드시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것.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드문 사고지만

'해파리' 같은 해양생물로도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도 강조하셨다.


*웻수트Wetsuit: 순전히 저체온증 방지를 위한 옷으로, 젖더라도 네오프렌 소재가 포함하고 있는 공기방울이 체온 유지를 도와준다. 말 그대로 ‘젖는 옷’인데 나는 웻수트를 방수용으로 입는 건 줄 알았다. 잠수복이랑 다르다.



6.

파도에 대한 이론교육도 이루어졌다.


기본적인 파도의 발생 과정,

수중 지형에 따른 파도 발생 특징,

기본적인 파도의 형태와

어느 지점에서 언제 테이크 오프를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이 주요 내용이었다.


...‘지구 과학’ 시간인 줄 알았다.


하지만 내가 그토록 알고 싶어 하던

‘업Up'의 타이밍을 알기 위해선

꼭 알아두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파도치(몸치, 박치 같은..)’인 나로선

‘서핑 과학’이 한 줄기 빛처럼 느껴졌다.


맨 오른쪽 'Surf Zone'도 배울 내용이 많다/ 출처:http://www.silvasurflessons.com



7.

서핑 시 지켜야 할 매너들도  교육받았다.


국제적인 서핑 매너들로써,

강제성은 없다지만

안전과 직결되거나

서핑 환경과 직결된 것들이었다.

결국 지켜야만 하는 사항들이었다.


대략

한 파도엔 한 서퍼,

다른 서퍼가 라이딩(서핑 중) 중인 경우 끼어들지 말 것*과

서핑보드 위에서 어떤 상태로 대기할 것인가 등이었다.


테이크 오프도 못하는 수준이어서인지

서핑 매너가 어렵게 느껴졌었다.

서핑이 되는 것 같으면 앞뒤 안 가리고 일어나는 마당에

몇 미터 밖의 서퍼를 살필 수 있겠냐 싶었던 것이었다.


*드롭인Drop in: 파도를 가장 먼저 타기 시작한 사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간에 끼어들어 서핑하는 것. 서로  위험한 데다가 심하면 서핑보드도 부서질 수 있다.



8.

그리고 교육 중에 만난

마법 같은 문장 하나.


‘로컬Local에게 물어봐라!’


서핑 매너야 만국 통용이지만

낯선 서핑 스팟에 갔을 경우,

파도나 현지 상황(주민 정서, 여건 등)은

일단 현지인(로컬)에게 반드시 물어보고

서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큰 파도가 3개씩 줄지어오다 잠잠해진다.(세트Set라고 한다)’와 같이

로컬만이 아는 파도의 특성을

외지인들은 알 수 없다.

또,

‘근처 군부대에서 서퍼의 먼 바다 서핑을 금지한다.’와 같은

서핑 조건들 역시

로컬에게 묻지 않고선 알 수 없다.

(알다시피 경고문은 친절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러한 조건들을 모르는 상태에서  서핑했다가

봉변당할 수도 있고

‘만에 하나’라는 가능성 때문에

‘로컬에게 물어봐라!’라는 문장이

교육 중에 여러 번 나왔다.


앞서 나왔던 서핑에 대한 기본 내용들이

정말 필요한 것 같았지만

분량이 많아 어렵단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로컬에게 물어보라는

‘만능 문장’ 덕에 서핑 이론에 대해

좀 더 부담이 덜어졌다.


모르는 건 물어보자.



9.

서핑 이론 교육이 끝나고

드디어 해상교육의 차례가 왔다.


바다에는

지난번 서핑 체험 때와는 다르게

개인 연습을 하는 서퍼 몇 분만 있었다.

매우 적은 수의 서퍼를 보니

앞서 걱정하던 서핑 매너 지키기에 대한

걱정이 많이 줄었다.


그렇게 바다를 둘러보니

이제야

시작하는 기분이  실감되었다.


서핑 팝업*과정을 나타낸 그림/ 출처:아래 참조


*팝업Pop up: 서핑보드에 엎드려 있다가 적절한 파도 상태가 되었을 때 테이크 오프를 위해 단박에 일어나는 것.





1. 다음 글, 2015년 12월 29일(화) 발행 예정.

2. 하단 사진 출처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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