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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May 10. 2024

답을 주는 건 쉽다.

학습을 통한 훈련은 실행과 피드백, 깨달음 후 다시 실행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수강생이 실행할 수 있도록 돕고 그 실행에 대해 피드백하며 피드백을 통해 배움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배움은 휘발되지 않고 기억되고 반복되어 체득되며 그게 쌓이는 것이 학습이자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피드백을 하는 입장에서 고민될 때가 있는데 그건 답을 주고 싶은 마음이다. 컨설팅과 코칭의 다른 점이기도 한데 답을 주는 게 컨설팅이라면 답을 찾아가도록 지도하는 것은 코칭이다. 하지만 글에서나 옷에서나 가이드만으로는 학습이어려울 때가 있다. 모든 학습자는 자기 시야 안에서 보고 생각하므로 이걸 깨야 할 때는 정확한 예시 즉, 정답에 가까운 본보기를 보여줘야 할 때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질문을 통해 해보게 하고 생각하게 하고 스스로 깨닫게 하지만 그것만으로 되지 않는 부분은 ‘이런 것도 있습니다. 이렇게도 써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입어봐도 좋습니다’ 등으로 아예 보여주는 것도 방법이다. 하지만 이 방법을 너무 자주 쓰면 수강생은 스스로 고민하는 기회를 잃어버리고 의존하게 되기에 어떻게 지도할지는 수강생의 소화 능력과 속도에 맞게 조절해야 한다. 수업 초기에는 답을 줘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개념 설명이나 이론 전달로 부족할 경우 답을 보여주는 것만큼 명확한 가이드는 없기에 ‘제가 생각하는 답은 이런 것인데 왜냐하면 ~~~~ 때문이다’ 등으로 부연 설명을 하면 학습 효과도 더 좋아졌다. 그래서 옷도 그렇고 글도 그렇고 기본적인 스탠스는 스스로 알게끔 도와주고 피드백하는 것에 있지만 성장과 학습에 있어 최적의 답을 제시해주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판단할 때는 수강생이 너무 헤매지 않도록 답을 주기도 한다. 가르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이렇게 고치세요!’ 만큼 쉬운 것도 없다. 하지만 강좌의 목적은 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닌 학습을 돕고 옷과 글에 대한 감을 키우는 것이므로 답을 알려주고 싶을 때마다 꾹 참고 어떤 질문과 피드백을 할지 고민한다. 그러니 성장은 가르치는 사람에게나 배우려는 사람에게나 어려운 것이다. 시간과 에너지가 걸리는 일이며 그 과정을 참고 견디지 않으면 아무것도 내 것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배우고자 하는 사람에게 마음대로(물론 신중하게) 답을 내미는 것은 (내 답답함을 해소하고자 함이지) 상대방을 위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늘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답을 주곤 한다. 답을 주는 게 가장 쉬운 일이라고. 성장과 학습을 위해 이 과정이 꼭 필요한 건지 나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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