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83 코로나로 복싱 대회가 안 열린다면

이대로 2021년을 보낼 수는 없어

by 민지숙


2021년 1월 23일. 이 대회는 사실 2020년 11월에 열릴 예정이었다. 기승을 부린 코로나19로 한 번 미뤄진 대회는 2단계 경보가 올라간 지금 이 시점 또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분위기가 심상치가 않다. 당장 밤 아홉시 이후에는 복싱장이 문을 닫게 되었다. 인원수 제한과 마스크 착용, 출입명부 작성 등 여러가지 제약이 생겼다. 곧 백신도 풀린다고 하고 익숙해진 확진자 숫자에 별 일 없겠지 생각했던 일상이 다시 위협받고 있다.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대회가 최종적으로 취소될 때까지 운동을 계속하는 것이다. 몇달 전 코로나가 아주 심해졌을 때는 복싱장이 한달 정도 아예 문을 닫았다. 그런 조치가 취해지기 전까지는 가능한 한 범위에서 조심하면 될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위기는 코로나19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주말 갑작스럽게 작은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이 생겼다. 병원에 입원해야 하는 심각한 건 아니었지만 당장 2~3주 동안은 격한 운동을 피하라고 한다. 날짜는 이제 60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그저 갑갑한 마음이 되었다.


이대로 포기하지는 말자. 한창 탄력 받는 시기에 겹친 악재에 기세가 한풀 꺾이게 되어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잠깐 쉬어간다고 생각하자. 가벼운 운동은 계속하면서, 식단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데 집중할 수도 있겠다. 복싱 유튜브 영상이나 대회에 대한 정보를 알아볼 시간을 벌게 된 것일수도 있다. 사실 이 글을 시작하는 시점에도 맥이 풀려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는데. 어쨌든 내가 포기하지 않으면 대회 날짜까지는 어쨌든 무언가 더 해볼 시간이 남는 것이다. 챔피언이 될 필요는 없으니 끝까지 완주만 하자. 대회는 앞으로도 계속 있고, 어디까지나 운동을 계속하기 위한 작은 목표였으니까.


다행히 코로나로 연말 송년회가 줄줄이 취소되었다. 4키로그램 정도 감량이 필요한 나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술과 기름진 음식을 멀리하면서 조금 건강한 식단을 지킬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었다. 가볍게 유산소 운동을 하면서 대회날까지 지속할 수 있는 식단을 고민해보자. 어떤 시점이 되어야만 확인할 수 있는 결과에 대해서는 마음을 조금 내려놓고 기다리는 게 낫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은 빨리 상수로 받아들이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게 언제가 덜 후회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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