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나에게 매일 첫사랑 #11
오빠.
잘 지내지? 오빠에게 이런 안부를 묻게 되는 날이 올 줄 몰랐네. 우리의 긴 공백이 끝이 나면 오빠는 줄곧 나에게 그렇게 묻고 했는데 말야.
나는 오늘 금각사에 왔어. 오빠와 함께 오자고 약속했었는데, 결국 그 약속은 지키지 못했지만 혼자라도 와보기를 잘한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나는 용기가 없는 사람이야. 오빠가 나에게 주었던 사랑과 넉넉함으로 지금의 내가 있다는 것을 잊지 않고 살게. 나중에 우리가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면 웃으며 서로를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어.
고마워. 오빠.
내 첫사랑이 되어줘서.
20XX. 5. 5
교토에서 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