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깜장하트 Oct 12. 2023

[시] 누가 내 심장을 버렸나.

잃어버리기 #14

팔딱거리던 내 심장이 사라졌다.

이상하다.

내 앞에 또렷하게 당신이 앉아있는데,

콩콩콩콩 소리를 내어야 하는

내 몸 안의 작은 북이 없어졌다.



자꾸만 아프고 시리더니, 상해버렸나?

아니면 너무 많이 뛰어서, 망가져버렸나?

어색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심장이 사라진 것 같다.

잃어버린 적이 없는데,

그럼 누군가가 내 심장을 도려내어 버렸나?



당신이 눈치채기 전에 다시 찾아야 한다.

내 심장을 제자리에 갖다 놓아야 한다.

소리 내지 않는 내 심장을 당신이 알아챌까 두렵다.

누가 어디에 갖다 버린 걸까?

내가 정말 잃어버린 걸까?



얼굴에 힘을 주고, 입술을 다물어

심장이 있는 척하며 소리를 낸다.

콩콩콩

어렵다.

나는 더이상 심장이 없다는 것을 숨길 수가 없다.

이미 내 몸의 말단은 보라색을 넘어 검은색으로 변해간다.

점점 어둡고 초라한 모습으로 변해가며 썩어가고 있다.

당신은 벌써 내 심장이 없어진 것을 알아버렸다,


그리고, 당신은 나에게서 서서히 멀어져 간다.

그래야 당신이지.


나의 아픔 따위에 관심이 없어야 당신이지.

그런 사람이었지.


















이전 06화 [시] 담담(淡淡)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