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리기 #9
날카로운 긁적거림으로 상처를 만들어,
끈적한 짙은 색의 농도로 그 안을 채운다.
글자가 되고,
그림이 된다.
그렇게 그 사람이 되었다.
완전한 내 살이 되어 아물게 될 때,
그 사람이 사라지고 없기를 바래본다.
시간이 지나고 색이 번진다.
글씨는 흐려진다.
라인들은 찌그러져 흉해진다.
하나씩 타투가 늘어간다.
나의 반창(瘢瘡)들은,
또 여러 개가 되었다.
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수십 개가 되어도 알아채지 못한다.
오늘도
상처를 만들어낸다.
검은색으로 덮어주고 싶다.
안아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