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리기 #2
지난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문을 본 적이 있나요?
지우고 싶은 기억 속으로 들어가는 문을,
나도 모르게 문을 열어버렸어요.
내가 열었는데,
누군가 문을 활짝 열어준 거라고 착각했어요.
그래서 성큼성큼 들어갔어요.
그 안에는 어릴 적 보았던 것들이 반짝거렸어요.
처음에는 보기만 하려는 호기심이었고,
보다 보니 만지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만지다 보니 갖고 싶은 욕망들이 나를 붙들었어요.
두려웠지만, 그 시간을 잡고 싶었어요.
문이 닫히기 전에 나가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점점 힘을 주며 견뎌냈어요.
그럴수록 내 몸에서 통증이 느껴졌어요.
결국, 놓아야 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내가 본 건, 만진 건, 갖고 싶었던 건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었어요.
지나간 시간 속에 갇힐 수는 없어요.
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그런 문은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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