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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깜장하트 Aug 31. 2023

[시] Tatoo

잃어버리기 #9

날카로운 긁적거림으로 상처를 만들어,

끈적한 짙은 색의 농도로 그 안을 채운다.

글자가 되고,

그림이 된다.

그렇게 

당신이 된다.


완전한 내 살이 될 때쯤이면,

당신이 사라졌을까?

그런 바람도 품는다.

시간이 지나고 색이 번져서,

알아보지 못하는 글자가 되고,

보기 싫은 그림이 되면,

당신도 보기 싫어질까?

그랬으면 좋겠다.


하나, 둘, 셋

단연코 당신은 하나인데,

나의 반창(瘡)들은,

또 여러 개가 되었다.

당신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지워지고 번져 흐려진다 해도,

당신은 알아채지 못할 것을 안다.

나에게 긁힘이 있었는지 조차도 

모르는 당신이니까.


그럼에도 

나는 또 상처를 만들어낸다.

덮어주고 싶다.

글자로 새기고, 

그림으로 찍어내어,

안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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