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리기 #1
'좋아해'
새하얀 거짓말인 줄 알면서,
어린애처럼 배시시 입꼬리가 올라간다.
'사랑해'
뭉툭한 칼로 복부를 찔린 것처럼,
둔한 통증이 내 미간을 응그린다.
'미안해'
온몸에 염산을 뒤집어쓰면,
이렇게 녹아내리는 느낌이려나.
당신의 차가운 던짐에,
뜨겁게 나는 무너져 내린다.
마지막까지 그 말은 하지 말지.
거짓말 같지 않고,
통증도 느껴지지 않는다.
'고마워'
여행길에서 우연히 마주한
고양이의 올좌(兀坐)한 모습을 본 것처럼,
나의 심장은 고요해지며, 당신에게 대답을 한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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