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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May 28. 2024

리더십은 Team ship

재호한국유학생회 활동을 통해 얻은 리더십 경험

요즘 리더십에 관심이 많다. 리더십에 대한 나의 관심이 비교적 최근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17년간 정치, 행정 분야에서 최고의 리더들을 모시는 경험을 했다는 것은 내가 기본적으로 리더십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는 나의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사람 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을 떠나, ‘동작구어르신행복주식회사’의 대표이사직을 맡게 되었다. 회사의 대표가 되었다는 것은 실질적으로 내가 조직의 맨 앞에 서서 함께 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을 뜻했다. 리더의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내가 리더십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게 중요한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내가 “의식하며” 한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한 때는 훨씬 이전부터 있었다. '재호한국유학생회' 활동을 하던 시절이다. 그때는 리더십을 생각하기보다 함께 하는 친구들을 동기부여해 으쌰으쌰 즐겁게 일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생각뿐이었다. 그것이 리더십이었다. 


어떤 계기로 내가 ‘재호한국유학생회’ 활동을 시작했는지 너무 오래전이라 기억이 남아있지도 않다. 일하며 공부하며 시간 짬이 없었을 텐데 유학생회 활동조차도 허투루 하지 않았다. 현재 재호한국유학생회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 수 없지만, 내가 유학했을 당시 시드니의 ‘재호한국유학생회’는 시드니 소재 대학교와 비즈니스 스쿨, 시드니 인근 울런공 대학교의 유학생들까지 8개의 학교가 연합한 한국인 유학생들의 모임이었다. 호주가 워낙 크고 넓은 나라이기도했고, 유학생들이 많지 않던 시절이라 뉴사우스웨일스 주의 시드니에 상대적으로 유학생들이 많다 보니 '재호한국유학생회'라는 이름으로 연합 유학생회를 만들었다고 들었다. 유학 초반에는 유학생회에 대해 별 관심을 갖지 않아 존재 여부는 물론 어떤 활동을 하는지도 몰랐다. 맥콰리 대학교의 도서관 앞 쪽에 늘 한국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곤 했지만 교류를 할 기회는 없었다. '재호한국유학생회'는 각 대학교의 회장단 두서너 명이 참여하여 25명 내외가 참여한 자발적인 조직이었다. 나는 14기 중반 합류했는데 당시 연합 회장이었던 정운과 부회장 명의씨가 한인회와 영사관, 비즈니스 스쿨 등 지원을 받기 위해 많이 다녔고 이를 계기로 제법 조직이 탄탄해져 갔다.

    

본격적으로 내가 활동을 하면서 팀으로 일하는 것에 대해 매력을 느꼈던 때가 15기 편집부 활동을 하면서부터다. 5명의 후배들과 함께 한 편집부는 최강 팀이었다고 자부한다. 우리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최고의 팀워크로 각자의 최선을 보여주었다. 이때 우리가 만들었던 활동과 결과에 대한 기억은 지금도 마음에 남아 있고 나에게 소중한  ‘경험자원’이 되었다. 당시 새롭게 시도한 유학생회지 ‘코사(KOSAA, Korean Overseas Students Associates in Australia)’를 계간지 형태로 만들었는데 대부분이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시간을 쪼개어 사용하면서도 틈나면 City에 위치한 사무실에 모여 작업을 했다. 작업을 하면서 때로는 의견 충돌이 있기도 했고, 성격이 달라서 싸우기도 했고, 지치기도 했지만 그 시간들을 잘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시간과 노력들이 타지에서 공부하는 유학생들에게 조금이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이었다. 


편집부를 이끄는 리더로서 내가 할 역할은 나를 포함 6명의 멤버가 '하나의 팀'으로 시너지를 내면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잘 갈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우리에게는 명확한 비전이 있었고, 각자가 가진 재능을 한 사람이 독점해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모두 조금씩 팀에 기여해야 한다고 보았다. 리더십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나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고 우리는 팀으로 모여있으니 함께 잘 가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 워낙 좋아하는 후배들이라 늘 인정 칭찬, 지지가 자연스럽게 흘렀던 것 같다. 팀으로 일하는 훈련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리더십과 팀 십은 따로 떨어질 수 없다. 리더십이 좋으면 팀 십이 좋을 것이고 팀 십이 좋으면 당연히 리더십이 좋다고 볼 수 있다. 리더 역시 그 팀의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그때는 리더십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갖고 유학생회를 운영한 것은 아니었는데 이때 나의 리더십 스타일을 작게나마 처음 경험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15기 편집부 일을 재미있게 해내고 난 그다음 해는 16기 회장이 되었다. 회장이 되고는 유학생회가 주관해서 시내 한 공원에서 각 학교의 유학생들이 참여하여 연합 체육대회를 열기도 했다. 


그런데 돌이켜 보면, 고등학교 시절부터 뭔가 일을 만들어 사람들을 동기부여해서 재밌게 보냈던 기억이 많다. 고등학교 때는 흔히 말하는 “놀던” 친구들이 주로 한다 알려진 ‘미팅’을 주선하고, 남자고등학교와 우리 반 친구들과 전체 반팅을 주선하여 경춘선 기차를 타고 대성리까지 가는 '기차팅'을 하기도 했다. 대학교 시절에도 친구들과 팬다스 농구 동아리를 들어가서 활동했던 시절도 그랬고, 축제 때 친구들과 팝콘을 팔아서 용돈을 벌어보자고 6~7명이 모여 강원대 연적지 근처에서 집에서 싸 온 부르스타를 이용해서 팝콘을 직접 튀겨 판매해 제법 돈을 벌었던 경험도 있었다. 나는 사람들과 함께 할 ‘거리’를 만들어 으쌰으쌰 하며 동기를 부여하고, '우리도 할 수 있다'며 지지하고, 결과가 좋았는지, 또 다음에는 뭐를 하면 좋을지 등 매니지먼트하고 리딩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여기에는 늘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리더십을 발휘하여 파트너십을 넘어 팀십으로 결과를 만들어내 성취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좋은 리더십은 명확한 비전 제시, 효과적인 의사소통, 강력한 영향력, 결정력, 문제 해결 능력, 인재육성, 진정성(솔선수범)등 여러 요소를 포함한다. 리더십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발전되고 있다. 리더십은 고정된 특성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과 환경에 맞춰 발전하고 변화할 수 있는 역량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나에게 어떤 리더십 스타일이 맞는지 살펴보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사람의 특성에 따라 맞는 리더십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전문가 송길영 작가의 신작 <시대예보:핵 개인의 시대>를 읽으며, 앞으로 리더십도 전체적인 개념의 리더십을 발휘하기보다 핵개인에게 맞는 리더십 유형을 개발해 주는 '맞춤형 리더십 코칭'이 필요하겠다는 인사이트를 얻었다. 어떤 리더십 유형을 따르기보다 각 개인의 개별적 특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필요한 시기다. 나는 나의 리더이다. 어떤 리더십을 적용해 볼 것인지 나에게 먼저 시도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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