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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ke Up! 깨어나라!

Rage Against The Machine(RATM) 저항의 아이콘

by 랜치 누틴

2018년 1월.

커피를 마시다가 잘못해서 발에 쏟았고 크게 화상을 입은 일이 있었다.

바로 응급실에 갔어야 했는데 집에서 연고를 바르고 낫기를 기다렸다가 2차 염증이 생겼고 너무 심해져서 울며 겨자 먹기로 화상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화상치료가 그렇게 괴로울 줄 몰랐다. 매일 이어지는 고통스러웠던 드레싱. 하루도 치료가 빠지면 안 된다고 설날 연휴에도 반드시 응급실에 가서라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의사가 말했다. 그때 '2도 심재성 화상' 진단을 받았다. 무려 1월 말부터 3월 초 까지 매일 병원에 가서 드레싱을 하며 치료를 이어갔다. 붕대를 맨 상태로 절뚝거리며 지내던 날들. 당시 전체 치료비를 계산해 보니 150만 원이 넘게 나왔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었어도 비급여 항목이 많아서 정작 실비 보험으로 받은 돈은 총 100만 원 정도로 그리 많지 않았다.

이때 내가 생각한 것이 있다. '절대 나는 독립운동은 못했을 거야. 누가 뜨거운 것을 가져다 대면 모든 것을 다 말할 거야. '

현재 화상의 흉터가 아주 조금 남아있지만 가끔씩 그 부위에 통증이 생길 때면 그때의 악몽이 되살아 나는 느낌이 들었다.


하나의 충격적인 사진이 있다.

1963년 6월 11일,

틱꽝득이라는 베트남 승려의 소신공양 사진이다.

남베트남 정권이 종교 탄압을 이유로 사원을 불지르고 국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불교 신자들을 탄압하였다. 스님은 종교의 탄압에 저항하고 자유를 위해 분신을 선택한 것이다. 주변 동료 승려의 도움을 받아 휘발유를 붓고 소신공양을 하였다. 스님은 아무 미동도 없이 자신의 몸을 태우며 조용히 죽음을 맞이하였다.

이 소신공양을 목격하며 뉴욕 타임스 특파원이 찍은 사진은 퓰리처상을 수상했고 전 세계에 놀라움을 주었다.

불에 타는 고통을 최고라고 하던데. 대체 이렇게까지 해서 저항을 했어야 했던 긴박함을 생각하면 마음 아프다.

네이버나 구글에서는 사진의 잔혹성 때문에 검색이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과연 인간의 의지와 소신이란 무엇일까? 세상에서 가장 큰 고통을 견딜 수 있는 엄청난 힘의 원천이 되는 것일까.

RATM 음원 사이트에서 캡쳐한 사진

틱꽝득 승려의 저항만큼이나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그의 사진을 제킷으로 선택한 밴드가 있다.

그들의 음악에 담은 메시지는 이 사진으로 축약할 수 있다.

Rage Against The Machine 흔히 RATM이라는 약자로 부르는 미국의 그룹이다.

RATM은 투쟁을 주장하는 좌파 뮤지션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반자본주의 반미국주의를 주장하며 모든 가사에 강렬한 메시지를 넣었다.

1992년에 발표한 이들의 정규 1집은 메시지 뿐만 아니라 대중음악 역사에서도 상당히 의미가 큰 음반이다. 랩 메탈, 하드코어라는 장르를 수면위에 올려 놓았으니 말이다.


1990년대 이전과 이후 모두 합해도 이렇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대중적으로도 인기를 얻은 그룹은 없다. 또한 RATM의 데뷔작은 음악적으로도 상당히 훌륭한 음반이다. 내가 생각하기로는 20세기 최고의 100장의 음반 중 하나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이들은 저항의 아이콘인 틱꽝득 스님의 소신공양 사진을 데뷔 앨범 제킷으로 사용하였다. 당시에 파격적인 것이다.

대표곡은 몇 곡을 설명해 본다.

1. Killing in the Name 은 '체제'에 대한 분노를 다루고 반발을 하고 있는 곡이며 예전 HOT가 표절을 해서 시비 문제가 있었던 곡이다. (1:29부터 '열 맞춰' 가사가 들리는 느낌이다. HOT가 이렇게 유명한 곡을 그대로 표절을 하다니. )


https://youtu.be/bWXazVhlyxQ?si=RB7aUZ2YPk7hJ6ZD

출처. RATM Official site - Youtube


2. Take the Power Back은 적극적인 행동을 외치는 곡이다. 베이스 리듬이 정말 멋진 곡이다.

Motherfuck Uncle Sam, Step back, I know who I am! "X 같은 미국인은 돌아서! 나는 내가 누군지 아니까."

엉클 샘. 미국우월주의의 상징 백인 앵글로색슨계 기독교인을 상징하는 남자.

엉클 샘. 출처 나무위키

Take it back y'all-"너희들 모든 것을 되찾아!"

We gotta take the power back - "우리는 힘들 다시 되찾아야 해!"

후반부 No more lies를 읊조릴 때 가슴이 뭉클하다.


https://youtu.be/rMXlAJOQsss?si=NzD_hHL99b2OEexw

출처. RATM Official site - Youtube


3. Know Your Enemy는 Tool의 보컬리스트인 Maynard James Keenan이 같이 참여했다.

-All of which are American dream이라 무려 8번을 외치며 미국사회에 대한 강렬한 비판을 이어갔다.

https://www.youtube.com/watch?v=yPMEV-S0V3o

성인인증이 들어가야 모든 곡을 들을 수 있다. 출처. RATM Official site - Youtube


4. Wake Up 은 마틴루터 킹과 말콤 엑스 같은 흑인 인권 운동가들의 암살을 다룬 노래이다. 앨범 전체를 들어보면 'Wake Up'이 나올 때 즈음 일종의 흥분 상태가 된다. 천천히 곡이 시작한 후 중반부부터 속도가 빨라지는데 정말 어디론가 나가서 크게 외쳐야 할 것 같은 이 음반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곡이다.


5.Freedom. 마지막 곡으로 인디언 인권운동가이며 백인 FBI 요원을 살해했다는 혐의로 당시 복역 중인 레오너드 펠셔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곡이다. 미국은 과연 자유롭고 평등한 나라인가? 미국은 모든 국민에게 공평한가? 를 물어보는 곡이다. 이곡에서 그들의 모든 메시지가 함축되어 나온다. 이제까지의 곡들이 이 곡을 만들기 위한 일종의 빌드업 이라고나 할까.


개인적으로 RATM의 음악 스타일은. 만약 내가 다시 돌아가 음악을 하게 된다면 가장 하고픈 장르이기도 하다.


탄핵 정국에 각종 시사프로그램 및 라디오 방송에서 상당히 많이 나왔던 RATM의 음악.

가사에 욕이 많아서 공중파 방송에서 조심해서 틀어주는 그들의 음악.

12월에 듣다가 한동안 듣지 않았다가 요즘 다시 들어보게 된다.

듣지 않고서는 이 분노를 감당할 자신이 없다. 아직도 시계는 멈춰있다.

모두 Wake Up!

이제 좀 안 듣게 되는 날이 오면 안 될까?





틱꽝득 스님 관련된 yo Lee 브런치 링크를 연결했습니다.

https://brunch.co.kr/@mmlz/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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