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반을 좋아할 필요는 없지!
누구에게나 Beatles에 대한 추억이 있다.
음악을 좋아해서 Beatles를 좋아할 수도 있고. 축구팀 리버풀을 좋아하다 보니 리버풀 출신의 Beatles를 알게 된 사람들도 있겠다. 또는 예전 KBS 개그콘서트에서 "Let It Be"를 듣고 그들의 곡이 좋아졌을 수도 있고. 그도 아니라면 무한도전 멤버들이 부른 All You Need Is Love 때문에 Beatles를 알게 된 케이스도 있을 것이다.
2020년대 기준에서 60년 전의 음악 Beatles를 바라본다면,
그들은 확실히 연주를 아주 잘하는 밴드라고는 보기 어렵다. 그들의 음악 하던 시기가 1960년대 팝 음악이 겨우 자리 잡던 시절이어서 명 연주가라는 기준도 미비했다. (물론 JAZZ 쪽은 예전부터 나왔지만.)
연주를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Beatles의 멤버의 각각의 악기 연주만을 듣기 위해 음악을 듣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Beatles의 각 멤버의 연주가 얼마나 훌륭한지 링고 스타의 드럼은 속도가 빠른가? 죠지 해리슨의 기타 리프는 훌륭한가. 존 레넌의 보컬 창법은 리드미컬한가. 폴의 베이스 슬랩은 어떤 수준인지? 이런 분석적인 접근으로 듣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말이다.
Beatles의 음악은 전체로. 노래 하나를 통째로 모듈처럼 듣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연주 기술이 최고라고 할 수는 없지만 노래로써는 최고라고 할 수 있다. 그 누구도 쓸 수 없는 아름다운 멜로디. 적재적소의 악기구성. 현대 대중음악이 Beatles 없이 과연 지금처럼 존재할 수 있었을까?
그런 비틀즈의 음반 중 "네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냐?" 물어보신다면~
저는 "바로 이 음반이라고 말하겠어요."
Magical Mystery Tour(1967년 作)
이 음반은 정식 음반으로 작정하고 만든 음반이 아니라. 영화 사운드트랙으로 만든 음반이다.
음반의 곡들도 통일성이 있는 것이 아니고 영화에 쓰인 음악 및 정규 음반에 넣으려는 했다가 빠진 곡들을 모아서 만든 음반이다 보니 이 음반이 정규음반이 맞나?라는 흑평까지 있는 음반이다.
탄생 배경은 그리 녹녹지 않았던 음반이다.
보통 Beatles의 명반이라고 한다면
"Sgt. Peppers Lonely Heart Club Band" , " The Beatles(일명 White음반)", 'Abbey Road" 음반을 이야기할 것이다.
"Sgt. Peppers Lonely Heart Club Band" 음반 같은 경우 제킷의 특이성, 최초의 콘셉트 음반, 최초의 프로그레시브락 음반 등등 '인류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음반이다.
"The Beatles(White 음반)"은 2장짜리 더블 음반에 대중적인 히트곡들도 많이 있고 에릭 클랩턴이 참여하는 등 음악적으로 성공한 음반이다.
"Abbey Road" 음반은 역사상 가장 훌륭한 POP음반이라 불린다.
그에 비해 Magical Mystery Tour는 위의 음반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훌륭한 음반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내게는 비틀즈 음반 중 가장 손이 먼저 가는, 가장 애정이 가는 음반이다. 이 음반에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곡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Hello Goodbye'. 단순한 가사지만 사랑스러운 멜로디와 감미로운 목소리. 정말 기분이 좋아지는 곡이다.
가사는 쉽지만 그 안에 내포한 뜻이 쉬운 것은 절대 아니다.
너는 잘 가라고 하고. 나는 안녕이라 말한다. 항상 너와 나는 왜 반대인 것일까.
중학교 1학년 수준의 가사임에도 불구하고 그 내면의 뜻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LP시대에 나오노 음반들은 A와 B Side가 다른 분위기인 경우가 많다.
A Side가 싸이키델릭 하며 신비로운 분위기가 나는 반면,
B Side의 경우 대중적인 싱글 히트곡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음반의 대표 곡들은,
Strawberry Fields Forever, Penny Lane, I Am the Walrus, All You Need Is Love 등 베스트 음반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 있는 곡들이 많다.
All You Need Is Love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최고 히트곡은 아니었다. 2003년 영화 <러브 액추얼리> 결혼식 장면에 OST로 쓰이면서 다시 인기를 얻었다. 한국에서는 '무한도전' 멤버들이 부르면서 한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곡이 되어버렸다.
I Am the Walrus는 존 레넌이 작곡, 보컬을 담당한 곡이다. 싱글로 히트한 곡은 아니었지만 2007 영국에서 봤던 Styx의 공연에서 비틀즈 커버 곡을 듣고 좋아하게 되었다.
폴 메카트니가 부른 엄마의 찬가 Your Mother Should Know 도 상당히 좋아했다.
폴 메카트니가 작곡한 곡의 경우 'Mother'를 제목에 넣는 경우가 많다. 이 어머니의 존재가 자신의 어머니일 수도 있고 종교적인 '성모'의 의미일 수도 있다. 존 레넌과 폴 메카트니 모두 어린 시절에 어머니를 잃었다고 하는데 그들의 인생에 그것이 큰 트라우마가 된 것임은 분명한 것 같다.
포스터에 등장하는 인형탈은 뒤쪽은 순서대로 폴 매카트니(하마), 조지 해리슨(토끼), 링고 스타(닭), 그리고 앞에는 존 레넌(바다코끼리)이다. (출처. 나무위키)
비틀즈가 직접 연기에 참여했고 링고스타가 촬영 감독을 맡았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로 끝났다. 흑백텔레비전이 보급했던 시절 컬러로 만든 TV영화라고 하니 당연히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란 평론이 있다.
우리나라도 80,90년대 연예인들이 배우나 감독으로 촬영한 영화들이 많았었다. 정식으로 연기를 배우지 않았던 사람들이 감독을 하고 영화를 만들면 아무래도 뭔가 부족함이 있을 것이다. 이 영화도 즉흥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명작 영화가 되긴 어렵다.
영국 리버풀에 <Magical Mystery Tour>가 있다고 한다.
한국어로 '비틀즈 마법의 미스터리 투어'라고 한화로 약 30,000원 정도 하는 2시간짜리 가이 버스 투어이다. Beatles 멤버들이 고향인 리버풀에서 그들의 어린 시절에 살던 집, 학교, 기념이 되는 장소 그리고 앨범에 나오는 유명한 'Penny Lane'과 'Strawberry Field'를 갈 수 있다고 한다.
존과 폴이 만난 역사적인 장소 피터스 교회도 지나간다. 그저 어린 시절 다녔던 동네 교회일 뿐인데 그곳에서 인류 최대의 밴드가 만들어지는 세기의 만남이 이루어졌다니! 그때 그들은 과연 생각이나 했을까?
인생 어느 순간, 어느 장소, 어떤 인연 모두 나중에 어떻게 만나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아는 지인 중에서 이 투어를 다녀왔다고 입에 침이 마르게 자랑을 하는 분이 있다.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아 그렇구나. 좋겠네.' 하고 단순하게 생각했었는데 막상 음악을 듣고 위의 지도를 보는 순간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저 Penny Lane에 가서 'Penny Lane'을 듣고 Strawberry Field에 가서 'Strawberry Field Forever!'를 외치면 얼마나 좋을까. 언젠가 갈 수 있을까.
너는 "잘 가"라고 말하고. 나는 "안녕하세요"라고 말하고. Hello Goodbye 가사처럼 모두 반대의 의견으로 갈리고 혼란한 정국 속에 불안한 마음이 감돌아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러나 Beatles의 음악을 들으니 한결 편안해졌다.
모든 불안을 잠재워주는 아름다운 멜로디. 이것이 Beatles 음악의 최고의 장점이 아닌가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