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aatu의 Hope
끝없이 절망 속으로 빠질 때 희망의 끈을 놓지 말라고는 하는데.
희망이라면 현실은 아니지 않은가. 내가 희망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어떡하지?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르는 불안을 안고도 희망을 갖는다는 것은 어쩌면 정말로 용기 있는 행동일지도 모른다.
So let us feel Hope 그래서 우리에게 희망을 느끼게 해
And feel the sunrise in our minds 그리고 우리 마음에 해가 뜨는 걸 느껴.
To give Hope is to enlighten all mankind 희망을 주는 것은 모든 인류를 교화하는 것
Ah but lose Hope and life seems black as blind 그러나 희망을 잃고 삶이 눈이 먼 것처럼 깜깜한 것 같다면.
When faith gives way to fear 신념이 두려움에 굴복할 때
When motivation disappears 모든 동기가 결여될 때
All is lost if one abandons Hope 모든 것을 잃고 희망을 포기한다면.
All is lost 모든 것을 잃고
If one abandons 만일 포기한다면
Hope...* 희망해.
Klaatu의 2집(1977) 음반 Hope 가사 중.
https://youtu.be/jIrdQptsJts?si=ZY1fEKWWnUzr3ap3
클라투(Klaatu)는 1973년 캐나다에서 결성된 밴드였다. 처음 1집 음반을 발표하였을 때 밴드 멤버들이 비공개되다 보니 Beatles가 자신을 숨기고 재결성 한 그룹이 아니냐는 소문이 떠돌았었다.
그도 그럴 것이 클라투의(Klaatu) 1집 음반을 들어보면 폴 메카트니와 유사한 부드러운 보컬. 흡사 60년대 후반 비틀즈를 생각하게 하는 실험적인 사운드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투의 음반은 데뷔음반인 1집도 훌륭하지만 가장 우수하다고 인정받는 음반은 2집 Hope다. 2집 성공 이후 발표한 음반들은 실험성과 예술성이 많이 떨어진다.
내가 처음 클라투의 음악을 들었던 것은 고1 때였다. '한사랑'이라는 국내 음반사에서 정식 계약이 없는 상태로 1집 음반을 출판했다. 당시에는 정식 라이선스 없이 국내 음반사에서 자체적으로 정규음반을 출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2집은 정식 EMI로 라이선스 되어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나중에 1,2 집이 하나의 CD로 합본되어 발표되었는데 '좋은 가격으로 두 음반을 즐길 수 있다'는 음반사의 홍보로 꽤 팔려 나갔다.
비틀즈가 다시 재결성해서 70년대 음반을 발표했다면 이 음반 같은 명반을 만들 수 있었을까.
비틀즈 시절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던 존, 폴, 죠지, 링고는 그룹이 해체되고 나서 개인 활동을 했지만 결코 비틀즈 시절을 뛰어넘지 못했다. 밴드를 결성하면 개인의 개성은 조금 사라질지언정 그 시너지는 엄청나게 된다. 그 시너지로 비틀즈의 많은 음악을 발표했을 것이다. 비록 혼자 작업했더라도 싸웠더라도 그룹 내에서 보이지 않은 소속감을 느꼈을 것이다.
HOPE음반을 들으면 비틀즈를의 연장선상으로 느끼게 되어 리스너로서는 참으로 만족스럽지만 클라투 그들에게 ‘비틀즈 같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미안할 따름이다.
지나간 일요일.
운전하다가 들은 라디오에서 오래간만에 Klaatu의 Hope가 흘러나왔다.
"희망이 있기에 우리가 힘들 때 버틸 수 있는 것이지요."
라디오의 맨트를 듣고 가슴 한 편이 저려왔다.
지금 나의 상태는 어떠한 상태인가. 객관적으로는 참혹하지만 주관적으로는 아직 긍정적일 수 있는 것은?
그것은 아직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