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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월의거북 Apr 12. 2018

함박눈 내리던 날

어색해서 그래요

팀원들과 회식을 했다나는 관계가 너무 어려운 사람인데그냥 힘을 빼고 솔직한 모습으로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나는 아직도 팀 안에서 어색함을 많이 느낀다
  
거북씨왜 이렇게 말이 없어
아직 어색해서 그래요.
설마우리 같이 일한지 꽤 됐는데
그러게요제가 좀 그러네요.
  
정말 미안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아직도 어색해해서 죄송해요저도 이런 제가 싫어요나이 서른에 이런 몹쓸 낯가림이라니
그러나 차라리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좋다왜냐면말없이 잔뜩 긴장해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상대가 오해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기분이 나쁜가나를 싫어하나이 자리에 있는 게 싫은가하는나는 그저이 말을 해도 되나지금 흐름이 내가 웃는 게 맞나이런 건 내가 나서서 알아서 해야 하나등등 그냥 생각이 분주할 뿐이다그러다보면 매 순간 긴장하게 되고 스스로의 그런 모습이 어색해진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나는 활달하고 친절한 우리 팀원들에게 많은 배려를 받았다저녁식사를 하고카페에 들려 따뜻한 차를 마시러 갔다잔뜩 내린 눈 때문에 길이 미끄러워서 손을 내밀어 팀원들의 옷깃을 잡았다. 나는 서툴고 부족한 사람이라끊임없이 손을 내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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