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월의거북 Apr 12. 2018

함박눈 내리던 날

어색해서 그래요

팀원들과 회식을 했다나는 관계가 너무 어려운 사람인데그냥 힘을 빼고 솔직한 모습으로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나는 아직도 팀 안에서 어색함을 많이 느낀다
  
거북씨왜 이렇게 말이 없어
아직 어색해서 그래요.
설마우리 같이 일한지 꽤 됐는데
그러게요제가 좀 그러네요.
  
정말 미안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아직도 어색해해서 죄송해요저도 이런 제가 싫어요나이 서른에 이런 몹쓸 낯가림이라니
그러나 차라리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좋다왜냐면말없이 잔뜩 긴장해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상대가 오해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기분이 나쁜가나를 싫어하나이 자리에 있는 게 싫은가하는나는 그저이 말을 해도 되나지금 흐름이 내가 웃는 게 맞나이런 건 내가 나서서 알아서 해야 하나등등 그냥 생각이 분주할 뿐이다그러다보면 매 순간 긴장하게 되고 스스로의 그런 모습이 어색해진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나는 활달하고 친절한 우리 팀원들에게 많은 배려를 받았다저녁식사를 하고카페에 들려 따뜻한 차를 마시러 갔다잔뜩 내린 눈 때문에 길이 미끄러워서 손을 내밀어 팀원들의 옷깃을 잡았다. 나는 서툴고 부족한 사람이라끊임없이 손을 내밀어야 한다

이전 05화 사람들이 카페를 찾는 아주 다양한 이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