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해서 그래요
팀원들과 회식을 했다. 나는 관계가 너무 어려운 사람인데, 그냥 힘을 빼고 솔직한 모습으로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직도 팀 안에서 어색함을 많이 느낀다.
거북씨, 왜 이렇게 말이 없어?
아직 어색해서 그래요.
설마! 우리 같이 일한지 꽤 됐는데?
그러게요, 제가 좀 그러네요.
정말 미안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했다. 아직도 어색해해서 죄송해요. 저도 이런 제가 싫어요. 나이 서른에 이런 몹쓸 낯가림이라니.
그러나 차라리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는 편이 좋다. 왜냐면, 말없이 잔뜩 긴장해 있는 내 모습을 보고 상대가 오해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기분이 나쁜가? 나를 싫어하나? 이 자리에 있는 게 싫은가? 하는. 나는 그저, 이 말을 해도 되나? 지금 흐름이 내가 웃는 게 맞나? 이런 건 내가 나서서 알아서 해야 하나? 등등 그냥 생각이 분주할 뿐이다. 그러다보면 매 순간 긴장하게 되고 스스로의 그런 모습이 어색해진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나는 활달하고 친절한 우리 팀원들에게 많은 배려를 받았다. 저녁식사를 하고, 카페에 들려 따뜻한 차를 마시러 갔다. 잔뜩 내린 눈 때문에 길이 미끄러워서 손을 내밀어 팀원들의 옷깃을 잡았다. 나는 서툴고 부족한 사람이라, 끊임없이 손을 내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