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해외 오지 단기봉사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
캄보디아 오지 라따나끼리 해외단기봉사를 준비하며
7일이라는 기간은 '봉사'라고 덧붙이기에도 민망한 매우 짧은 기간이 맞다. 하지만 직장인이라면 모두 공감할 것이다. 7일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라는 것. 겨우겨우 쥐어짜 낸 연차에, 상사 및 동료의 눈치에, 자리를 비운만큼 쌓인 업무들. 가장 마음을 어렵게 하는 것은 7일이라는 단기봉사를 위해 몇 달의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준비 과정을 잘 지나다 보면, 메마른 직장인의 삶에 보람과 기쁨이라는 더 큰 단비 같은 선물이 기다리고 있다.
캄보디아 오지 단기봉사를 준비하는 몇 개월의 시간은 눈을 가린 채 코끼리를 더듬는 느낌이었다. 눈을 감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봐도 잘 그려지지 않는 미지의 땅. 그곳에서 우리와 인연을 맺게 될 낯선 소수종족인들. 수렴되지 않고 공기 속에 발산되는 것 같은 우리의 아이디어들. 그들을 위해 우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그들은 우리를 필요로 하긴 할까? 생각이 깊어질수록 나의 기도도 깊어졌다. 결론은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하자.
직장인 신분으로 해외봉사, 특히 해외오지봉사를 준비하는 과정은 몸도 마음도 생각보다 꽤 분주하다. 분주함이 지나간 끝에 준비과정 중의 단상을 기록해 보자면,
1. 날짜가 픽스되면 신속하게 예방접종부터 하자.
개발도상국, 오지로 가는 해외봉사를 준비하다면 국가별 권장 예방접종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 해당 백신을 보유하고 있는 병원이 많지 않을뿐더러. 원하는 날짜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직장인이라면 특히 평일에 시간을 내기 힘들 터. 1회 이상의 접종이 필요하다면, 기간도 넉넉해야 한다. 출국 날짜가 픽스되었다면 무엇보다 빠르게 예방접종부터 하길 추천한다.
2. 본업과의 건강한 밸런스를 유지하자.
보통 단기봉사의 경우 최소 3개월 전에는 준비과정에 돌입한다. 봉사 프로그램을 준비하다 보면 또 하나의 업무에 돌입하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많았다. 이때 본업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밸런스를 잘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 업무 중, 봉사준비 관련된 카톡이 오간 적이 잦았는데 나는 최대한 시간을 분리하여 퇴근 후 처리하려 노력했다. 그렇지 않으면 머릿속에 본업과 봉사 준비가 짬뽕되어 마음만 초조해질 뿐이다.
3. 체력을 쏟아 내기 위해, 미리 관리하자.
해외 오지 봉사는 체력싸움이다. 접근성이 좋지 않기 때문에 보통 이동시간도 길다. 참고로 캄보디아 수도인 프놈펜에서 라따나끼리까지는 버스로 약 9시간을 가야 했다. 위생도 좋지 않을 것이고, 음식도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봉사를 가기로 결심했다면 이 모든 것을 감내해야 한다. 특히나 혼자 가는 것이 아니라면 함께 가는 팀원들을 위해 체력을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나 같은 경우엔 평소보다 운동량을 살짝 더 늘렸다. 비타민도 꼬박꼬박 잘 챙겨 먹어야 한다. 30대 직장인의 체력은 예전 같지 않다. 일주일간 나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내려면, 그 에너지를 차곡차곡 잘 축적해 두어야 한다.
무엇보다 준비과정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었던 점은 나의 생활과 마음을 정돈하는 것. 나의 생활과 마음도 정돈이 되지 않는다면, 그곳에서 나를 스쳐만가는 사람일지라도 케케묵은 먼지에 뒤돌아보지 않을까. 그렇다고 내가 수도승처럼 살아갈 순 없을 것이다. 내 몫의 역할을 잘 감당하는 것, 누군가 하겠지 하며 뒤로 빼지 않는 것, 내가 선택한 것에 불평하지 않는 것이라면 '그들'이, '그곳'에서 나를 환영하며 기다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