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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쉘위 Mar 28. 2024

괜찮은 학교

괜찮은 학교에서는 무엇을 할까?

첫 만남은 언제나 설렌다. 정보가 전혀 없을 때는 더더욱.

어떤 일을 선택 하기 전 내 자신에게 묻는 몇 가지 질문이 있다.


첫째, 나를 설레게 하는가.

둘째,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인가.

셋째,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인가.

넷째. 내가 이 일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가.

다섯째. 페이가 합당한가. 

( 위에 네 가지가 충족 되었을 경우 가장 우선순위에 밀리지만)

스스로가 설득 되면 나는 그 이외에 많은 정보를 알고 시작하기 보다 천천히 알아가면서 내가 경험하고 느낀 것 만을 말하고 싶다. 


이 글을 쓰는 이유 또한 그러하다. 


2024년 3월부터 11월 거의 일년간 나는 전주에 있는 청소년 대안 학교 <괜찮은 학교>에서 여행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로 채용 되었다. 괜찮은 학교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도 아는 것도 전혀 없는 상태였다. 지인 분의 추천으로 교장 선생님께서 직접 연락이 오셨고 전화 통화로 함께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 하셨다. 그리고 나는 몇분간의 전화통화로 짧게 나의 의사를 밝혔고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의 경계를 정하고 나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있다는 그 느낌 하나로 나는 괜찮은 학교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왠지 이 곳에서는 그동안 내가 실험해 보고 싶었던 교육을 할 수 있을 거 같은 '희망' 이 있었다. ( 나에게는 '희망'과 '꿈'이라는 단어가 나를 설레게 한다. 그리고 일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 그 실험이 내가 원하던 결과가 아닐 수도 있고 '한낱 환상에 불과했구나' 라고 깨달을 수도 있고 해보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보지 못하고 끝나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성장하고 싶다. 그리고 다짐하고 싶다. 내가 만난 어떤 아이들도 포기 하고 싶지 않고 끝까지 손 잡아 주는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그리고 내가 만족스러운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다. 


<괜찮은 학교> 는 탈 학교 학생들이 오는 곳이다. 

괜찮은 학교로 온 이유는 제 각각 이지만 제도권을 벗어난 아이들거나, 학교를 탈출한 아이들이거나, 학교에서 거부당한 아이들이다.  자신의 길을 정해서 가고 싶은 아이도 있고 어디로 가야 될 지 모르는 아이들도 있다. 하지만 괜찮은 학교의 교사인 나도 이 아이들과 별 반 다르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주류의 삶에도 속하고 싶지 않고 그렇다고 비주류의 삶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는 경계에서 위태롭게 서있으면서  하루 하루 고분군투 하고 있는 나의 모습 또한 괜찮지 않아 보일때가 많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 모두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여정 위에 서 있다는 것이다. 그 여정은 삶이 끝나기 전까지 계속 될 것이다. 결국 나를 알아가는 것이 괜찮은 인간으로 살 수 있을 테니까. 세상의 소리가 아닌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는 것, 나는 그것이 내면 여행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아이들과 어떤 여행을 떠날지 기대되고 설렌다. 가르치는 사람이 아닌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함께 성장하는 기쁨을 누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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