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시간의 질문들 08
요즘, 어떻게 살아?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안부를 묻는다.
어, 그냥 그저 그렇게 살고 있어!
언제 한 번 밥이나 먹자?
그래 한 번 보자.
흔한 우리들 일상의 대화법이다.
나는 정말 별일 없이 잘살고 있는 걸까?
아침 7시, 출근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선다.
지하주차장에서 차에 시동을 걸고, 스벅커피 사이렌 주문을 넣는다.
3분 후 스벅매장에 들러 커피를 픽업한다.
커피향기를 맡으며 오늘의 음악을 선곡한다.
요즘은 한 시간 반 거리에 있는 도시로 주 2회 출근한다. 월요일과 목요일이다.
가끔 하루 더 일할 때도 있다.
지방 소도시 지차체에서 도시재생 관련한 일을 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 출근한다고 하면, 참 근사한 직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맞다. 너무 좋다.
하지만, 단기 계약직이기 때문에 뭔가 일을 벌이고 일을 할 만하다고 생각할 때쯤 짤린다.
그게 맹점이다.
나머지 5일은 스벅을 사무실 삼아 책을 읽거나 글을 쓰거나
다양한 기획안을 하염없이 쓰고 고친다.
그리고 작업에 대한 준비를 늘 늘 늘 하고 있다.
드넓은(?) 작업실이 있으나 요즘은 가본 지 오래다.
완전한 I의 성격이라 마음이 열려야 그때 움직인다.
작업을 못하고 있는 방만한 작가로서,
작업실에 발을 들여놓을 자격을 잃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부터는 일본어를 시작했다.
히라가나를 배우고 유튜브에서 반복되는 문장을 쓰고 외운다.
너무 재밌다. 왜 빨리 시작을 안 했을까 후회하고 있다.
일단 12월까지 미친 듯이 달려볼 계획이다.
기초 정도를 다지고, 일본의 작은 도시들을 여행해보고 싶다.
(아! 돈을 모아야지~~)
그 많던 술친구들은 다 떠났다.
어쩌다 가끔 한 번, 연락이 오는 친구들이 있긴 하다.
연락은 안 해도 오는 연락은 다 받아준다는 나름의 신념이 있다.
오늘은 사실 술 한 잔 하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먼저 연락한다는 게 귀찮을 뿐이다.
그냥 참았다.
그럭저럭 혼자서도 잘 논다.
그럼에도 바쁜 하루하루다.
드디어,
후반기 프로야구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