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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촌 Aug 29. 2024

#2-1 한 해를 정리하는 글쓰기

20231216 다섯 번째 수업



 2023년의 봄은 시작부터 나의 흥분이 고조된다

 나의 20년 지기가 결혼을 하고 또 내가 있는 곳으로 신혼여행을 오는 봄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겨울 벤프로 캠핑카를 타고 겨울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한겨울에 눈 덮인 곳에서 뜨끈한 야외 온천도 하고, 동화에나 나올법한 아름다운 고성에서도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왜인지 나에게는 아쉬움이 계속 남아 있다.

 캘거리의 봄이 춥고 눈으로 덮여 있었던 걸 단 한 번도 원망한 적 없었던 나지만 내 친구의 신혼여행과 겹치니 이렇게 눈으로만 덮인 캘거리의 봄이 왜인지 야속한가 보다.



 이번 캘거리의 여름은 다시 한번 더웠다.

캘거리의 여름이 더운 적이 없었지만

지구 온난화로 매년 여름 날씨가 조금씩 더워졌다

특히 올해는 말 그대로 더웠다.

 하지만 덕분에 여름은 한국의 여름처럼 활기찼다

캘거리의 밤이 왁자지껄 해졌고 또 캘거리로 많은 친구들이 놀러 왔다.

 특히 한 여름밤의 스템피드 축제는 캘거리의 더워진 여름밤을 맞이하기에 너무 알맞은 축제였고 축제가 끝난 뒤의 뒤풀이는 올해 처음 깔깔대며 밤을 새우는 날이 되기도 하였다.



 캘거리에 이상한 일이 생겼다

 캘거리에서 가을을 처음으로 느낀 것이다.

 캘거리의 선선한 여름 뒤에는 대부분 가을이 들어올 새도 없이 깡패 같은 함박눈과 함께 겨울이  찾아왔었다.

 헌데 이번에는 모두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늘이 공활한데 높고 구름이 없었다.

 눈이 오지 않은 캘거리는 내 기억 속의 한국처럼 가을의 중심에 있었다.

  노란 나뭇잎이 깔린 길거리를 걸으며 한껏 그 기억의 가을을 음미한다.



 캘거리의 겨울이다.

가을이 올지 예상 못해 캘거리를 떠나 따뜻한 멕시코에서 시간을 보냈다

덕분에 예상치 못한 캘거리의 가을처럼 멕시코에서도 예상치 못한 날들을 보내고 왔다

 우연히 12월 12일에 본 영화 서울의 봄이, 정신없이 지나가고 있는 어느 2023년의 겨울이 나도 모르게 나의 역사를 구성하겠구나 하는 것을 어렴풋이 일깨워 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말과 계절, 그리고 도서관에서 마음 맞는 사람들과 글을 쓰고 있다

 

참 좋은 한 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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