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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공장장 Mar 19. 2018

외국어 공부에 좋은 드라마 : 중국어와 중국문화

중국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


<외국어 공부 편 4>


1. 외국어를 배울 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 

2. 외국어 공부에 좋은 드라마 : 영어 편

3. 외국어 공부에 좋은 드라마 : 결혼으로 배우는 일본어

4. 외국어 공부에 좋은 드라마 : 중국어와 중국문화

5. 외국어와 문화장벽의 상관관계?

6. 외국어 배울 때 콘텐츠 잘 골라야 하는 이유

7. 보면서 배우는 외국어, 이게 최고다


잠깐 밖으로 빠지는 중국어 이야기


사실 중국어 공부를 제가 말하기는 부담이 됩니다. 왜냐하면 일본어 공부는 거의 30년간, 군대 생활을 제외하면 매일같이 공부하거나 써왔고 영어도 학교 과정을 제외하고 제대로 의지를 갖고 배운 게 거의 15년, 배운 기간은 역시 30년 정도니 나름 오래되었지요.


하지만 중국어는 2013년부터 공부해서 HSK 6급을 턱걸이로 갓 합격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게 그리 대단한 게 아니라고 봅니다. 어떠한 어학시험이든 기본적은 요건을 확인하는 이상의 기능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글은 지금 공부 중인 사람이 쓴 글로 읽어주세요.



TOEIC은 일반적인 비즈니스 과정에서의 문서, 업무 회화의 중점을 JLPT와 JPT는 독해를 통한 일본식 사고방식에 중점을 둡니다. 그러면 HSK는 무엇에 중점을 두냐고요? 중국문화입니다. 중국국가한반이라는 기관이 중국문화를 알리기 위해 만든 시험이에요.


HSK는 중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의 언어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만들어진 시험입니다. 그래서 중국인의 입장에서는 그리 어려운 시험이 아니에요. 그런데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 기준의 HSK도 한국인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난이도가 낮은 시험이었습니다. 


제나라에 '손빈'이라는 유명한 천재 전략가가 있었습니다. 친구의 방연의 부름을 받아서 갔다가 음모에 빠져서 두 번 다시 못 걷게 된 사람이죠. 이 사람이 자신을 구출해준 제나라의 장군 '전기'를 위해 마차경주에서 이기도록 도와준 내용이 있습니다. 가장 느린 전차를 상대의 가장 빠른 전차와, 가장 빠른 전차를 상대의 두 번째로 빠른 전차와, 두 번째로 빠른 전차를 상대의 가장 느린 전차와 대결시키는 '삼사 법'이 여기서 나왔지요?


그런데 이게 HSK 시험문제에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이 내용은 실제로 2011년에 개정된 신 HSK 6급의 71~75번 독해 문제로 나온 문제입니다. 저는 여기 나오는 단어의 반도 이해 못하는 상황에서 이 문제의 모든 답을 다 맞혔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해조차 못하다가 말 세마리라는 것과 제나라라는 글자만 보고 맞췄습니다.


이건 제가 운이 좋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신 HSK의 모든 지문과 내용은 중국문화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어려운 시험이 아니라는 겁니다. 이렇듯 한국사람은 기본적으로 중국문화, 고사에 익숙해서 문화적인 장벽은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닙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장벽이 낮아도 중국어를 배울 때도 이해력은 요구됩니다.

또한 의외로 현대 중국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도 있고요.


중국 드라마의 함정

중국 드라마 (이하 중드)의 폭은 굉장히 넓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아는 중국 본토에서 만든 것만이 아니라 대만, 홍콩에서 만들어진 것도 모두 중국 드라마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더 나아가면 마카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도 포함될 수가 있어요. 


문제는 중국이 워낙 넓기 때문에 발음이 제각각이라는 점, 그래서 골치가 아플 것 같은데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왜냐하면 중국 드라마는 사전제작, 후시 녹음이 기본입니다. 대본을 끝까지 쓴 후에 심의를 넣고, 이게 통과되어야 촬여에 들어가며, 작업이 완료되면 캐릭터의 콘셉트가 방언 사용자가 아닌 이상 정확한 보통화(普通话)로 다시 녹음합니다. 그래서 공부를 하는 입장에선 알아듣기 쉽습니다. 


즉 중드는 문화적인 장벽이 낮다는 이야기입니다.

단 중드를 볼 때는 오히려 다른 부분을 걱정해야 합니다. 


전국민적 드라마였던 판관 포청천도 엄밀히 말하면 대만 드라마입니다 [출처 : 판관 포청천 (1993)]


1. 최근에는 퀄리티가 아주 나아졌지만 예전에는 정말 엉망이라서 중일전쟁 콘셉트의 드라마에서 현대전에서나 겨우겨우 쓰일듯한 최신병기가 도입되는 등 엉망인 점도 있었습니다. 즉 퀄리티가 제 각각이라는 점.


2. 장르의 문제. 중국 공산당의 드라마 검열은 상상을 초월해서 외계인, 귀신, 불륜, 마법, 동성애는 국민들에게 잘못된 현실관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이유로 무조건 금지, 그 외에도 공산당을 비판하거나 악인이 승리하는 드라마 류는 무조건 방영금지입니다.


그래서 사극, 무협같이 검열이 상대적으로 덜한 장르가 많이 만들어집니다. 전자는 사실 기반이라 심의 측이 딴지걸기가 힘들고 후자는 워낙 패턴이 정형화되어서 심의에 덜 걸리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사극의 경우 현재 쓰이지 않는 사어(死語)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흥미를 불러일으킨다면 모를까 공부에 굉장히 비효율적입니다. 그래서 재미있는 중드를 찾는 것, 작품성 있는 중드를 찾는 것은 쉬워도 중국어 공부에 도움되는 중드를 찾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롭습니다.



달팽이집 (蜗居 : 2009)

[출처 : 달팽이집]

난이도가 좀 높은 편이긴 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거나 감을 못 잡는 중국의 얼나이(二奶) 문화, 부동산 문화를 다룬 작품입니다. 얼나이도 그렇지만 중국 대도시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이어지는데 덕분에 중국에선 방영금지 처분을 받은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단 중드 중에서 재미있는 것을 보고 싶으시다면 '방영금지 처분'을 받은 것을 꼭 구해보세요. 대부분이 한국에서 정식 방영되었고 실패할 확률이 낮습니다.


난이도가 제법 있음에도 이 드라마를 굳이 추천해드린 이유는 문장을 그대로 적어두면 연애를 한다던가, 중국인과 만나서 한중간의 사회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때 요긴한 내용이 많기 때문입니다. 거의 그대로 외워서 말해도 될 정도로 활용하기 좋아요.



북경 애정 고사(北京爱情故事 : 2012), 애정 아파트(爱情公寓 : 2009)


[출처 : 애정아파트 시리즈]


남녀 간의 애정을 다룬 시트콤은 어느 언어권에 가든 교육용 단골 교재가 됩니다. 일상회화와 문화를 배우는데 좋은 교재죠. 그래서 북경 애정 고사와 애정 아파트는 누구에게 추천해줘도 호평받는 교재입니다. 


단 두 작품의 성격에 차이가 있어요. 북경 애정 고사는 한국에서 시트콤을 한편이라도 봤다면 (즉 시트콤이라는 형식에 익숙하다면) 쉽게 보실 수 있는 작품입니다. 하지만 애정 아파트는 정 반대예요. 굉장히 다양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이어지는데 이게 중국 젊은이들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면 보기가 힘듭니다. 게다가 감독이 주먹이라도 치켜들었는지 말이 굉장히 빨라서 쉐도잉(말 따라 하기)하는데 힘들어요.


초중급자용 VS 상급자용이 되겠습니다.



희양양과 회태랑 (喜羊羊与灰太狼 : 2005)

[출처 : 희양양과 회태랑]

이 작품은 엄밀히 말하면 어린이용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 작품을 굳이 꼽는 이유는 저 같은 사람 때문입니다.

저는 일본어, 영어를 공부하듯 중국어를 시작했는데요 문제는 어법, 단어를 배우는 속도는 빨라서 공부 시작 11개월 만에 신 HSK 5급을 땄지만 발음/성조 연습은 그만큼 안 해서 지금도 굉장히 서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국어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단어/ 문법보다 4성/ 리듬을 더 중시하라고 꼭 말해주죠. 이는 그만큼 중요한 문제입니다.


어느 언어권의 작품이든 어린이 작품의 발음, 문법은 완벽합니다. 아이들이 접하는 만큼 그만큼 신경 쓰는 거죠. 이 작품은 어른이 보면 살짝 유치하지만 그래도 흡입력이 있으며 발음은 물론 언어의 리듬을 연습하는데 최적의 교재입니다.



마치며


탁 까놓고 말씀드리죠. 미드와 일드가 언어 습득, 문화교육에 꽤 효과적인 반면 중드는 이들에 비해 비효율적입니다. 오히려 저는 모든 단어를 찾고, 문장을 외우는 학습보다는 중국어의 감을 잡고 문화 차이에 대해 배우는 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앞에서 중국문화는 우리에게 익숙하다고 말씀드렸지만 그건 문화적 계통성에서 나온 것일 뿐 2018년 지금도 해외 사업하러 나간 사람이 중국 바이어에게 문화적 결례를 저지르는 것이 대부분일 정도로 한국에서 중국 전문가를 찾기는 힘듭니다. 


이 격차가 어느 정도냐하면 중국 비즈니스를 적나라하게 다뤘다는 평가를 받은 조정래 선생님의 '정글만리'가 중국과 직접 비즈니스를 한 사람들은 '새장 속의 중국 비즈니스'로 표현할 정도로 격차는 벌어집니다. 이 간극은 우리가 점점 좁혀나가야 할 과제인데 중드는 이 속도를 빠르게 하고 시행착오를 줄이는데 도움이 되지요.


여러 가지 의미로 중국은 많이 알아나가야 할 나라입니다. 이 글이 그 과정에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PS : 부록으로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공부에는 적합지 않지만 완성도면에서 높게 평가받은 드라마들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랑야방 : 걸작 무협 정치 드라마, 소설
십월위성 : 청나라 말기/ 일제 강점기를 그리는 근 현대사 이야기.
보보경심 : 사극이라 공부에는 적합하지 않으나, 재미와 완성도면에선 톱 클래스
무미량 전기 : 궁중 암투를 그린 사극. 
전장사(战长沙)  : 걸작 근현대사물. 드라마로써의 완성도가 높다.
호마묘파 : 소황제 육아를 다룬 가족 코미디 물, 애정 아파트보다 난이도가 높은 게 유일한 흠.
일촉즉발 : 다른 환경에서 자란 쌍둥이 형제가 일본의 음모를 저지하기 위한 작전에 참가한 과정을 그린 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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