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눗방울 지도랍니다
형아보다 더 엉뚱하면서도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둘째의 에피소드.
두 살 무렵, 침대 난간 앞에서 속도를 줄이지 못해 쿵! 하고 이마를 박았고, 봄엔 공원 내 둔턱을 살피지 못하고 뛰어가다 발이 걸려 이마에 꽤나 큰 혹이 났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낫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을 뿐, 집에서 자가 치료 정도로 상처 없이 말끔하게 나았다. 말띠라서 뛰고 싶은 본능을 어찌할 수 없는 것 일까. ‘뛰지 마라. 천천히 걸어가자. 조심해야지. 또 다친다’ 등 엄마의 잔소리는 하나마나한 이야기가 되고 만다.
그래도 이마에 크게 혹이 났던 일은 본인도 충격이 꽤 심했는지, 간혹 ‘꿀밤’이던 ‘땅콩’이든 이마에 불호령이 떨어지게 되는 날엔 (짧게 줄여, 혼나는 날에) 자기 이마를 두 손으로 감추며 “여기 또 혹 나면 어떻게. 엄마 나빠.”하고 제 스스로 방어를 하기까지 한다.
식탁 의자에 깔아 두었던 원형 방석이 의자에 그대로 있던 날도 손에 꼽을 정도. 꼬망은 방석을 스케이트 삼아 발로 밟고서 온 거실을 휘젓고 다녔다.
먹지 말라고 하는 과자도 어느 날 보면 소파 뒤에 숨어서 몰래 먹다가 걸리는 건 다반사. 엘리베이터 안에서 만난 어른께 밝고 예쁘게 인사를 했다가도, 뒤로 와서 내게 “엄마, 아줌마 아니고 아저씨인 것 같은데.”라고 서슴없이 자기 생각을 말하는 아이. (사실, 그분은 체격이 좋은 여자분이었던 걸로)
아무튼 하고 싶은 건, 직성대로 해야 하는 아이, 필터 없이 그대로 자기 생각, 자기가 본 그대로 말해야 하는 꼬망. 형과 격렬히 목욕 한 판을 다 하고 나서 더 놀고 싶다는 의지를 펴 보이며 형아 먼저 헹굼 마치고 나가라고 한 뒤였다. 온갖 모래놀이 용품을 목욕놀이 장난감 삼아 뒤섞어 놓고 열심히 목욕물을 휘저으며 놀다가 했던 말 한마디.
엄마! 비누빵울이
여기 그리믈 그려써!
(비눗방울이 그림을 그렸어)
뽀글뽀글 올라온 비눗방울을 조용히 살펴보다가, 애벌레처럼 총총총 줄 맞춰 이어지는 비눗방울의 행렬을 가만히 바라보던 녀석의 말이다. 손으로 휘휘 저으면 비눗방울의 정렬이 바뀌고, 무리 지어 떼를 형성한 비눗방울 집합군들은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지개 빛깔을 띠고 정처 없이 움직이는 구름 떼처럼, 때론 바람처럼 모였다가 흩어지기를 반복하던 것이다. 비눗방울이 남긴 작품은 어떤 그림이었을까. 며칠 뒤 비눗방울의 후일담을 들었다.
“이건는 지도야.
비눗방울이 그림 지도를 그렸거든.”
-와, 비눗방울이 지도를 그린 거구나.
그런데 어떤 지도일까?
응~ 우이집(우리집)으로 오는 길!
단 한 번, 네버랜드
소소하고 사사롭게
너의 말이 다가온 날들을 기억하며......
#두둥! #꼬망 등장
#비눗방울이 그림을 그렸어
#우리집으로 오는 지도래요
#2018 #꼬망 어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