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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도헌 Dec 23. 2020

레드벨벳 'Psycho'

레드벨벳 아이린&슬기 ‘놀이(Naughty)’ 동시 선정


'Psycho'만큼 달콤 쌉싸름한 로맨틱 캐럴 송이 나올 수 있을까요. '다시 안 볼 듯 싸우다가도 붙어 다니니 말야'라는 가사 하나로도 이 곡은 레드벨벳의 잔혹하고 엉뚱한, 또 기묘한 세계를 훌륭히 압축해냈습니다. 


이어 등장한 아이린과 슬기의 유닛도 인상적이었죠. < Monster >에 가졌던 일말의 아쉬움을 '놀이(Naughty)'로 채운 것이 대단했습니다. 사실상 올해의 퍼포먼스라 불러도 손색없는 무대, 절대 튀지 않고 묵묵히 고혹적인 저음으로 압도적인 아우라를 뽐내는 곡. 기획사가 과거를 돌아볼 때 레드벨벳은 묵묵히 2010년대의 유산을 안고 전진했습니다. 연말에 큰 암초를 만났습니다만. 



좋은 곡이다. 훌륭한 선율, 흥미로운 테마, 그를 풀어내는 퍼포먼스 모두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잠시 주춤할 때도 있지만, 몇 번의 시행착오를 거치더라도 결국 이와 같은 모범적인 노래를 만들어내며 끊임없이 가치를 증명해 보이는 것이 SM 시스템이다.





유닛 각인의 효과로만 보면 ‘Monster’의 선언에 무게감이 실리지만 ‘날 감당할 수 있겠니?’라 짓궂게 질문하며 따로 또 같이 다양한 테마로 변주되는 이 곡이 기획의 당위를 더 잘 설명한다. ‘놀이’는 향후 레드벨벳이 들려줄 더 많은 이야기들을 천진난만하게 예고하며, 그들 자신이 회사가 오랜 기간 공들여 유지해가는 ‘SM 스타일’의 적자임을 오싹한 무표정으로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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