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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진홍 Apr 13. 2022

<정.사.금-2>사업의 본질? 닥치고 사람. 좋은 사람

서영우 블로코어 투자담당 파트너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세상을 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헷갈리는 질풍노도의 귀염둥이. 줄여서 질귀가 2022년을 맞아 새로운 콘텐츠를 만듭니다. 2022년을 맞아 새롭게 시작하는 그냥 술자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미친 이야기. <정말 죄송한데 왜 사시는지 알 수 있을까요. 궁금해서요> 시리즈입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제 레이더에 걸린 모든 분들이 대상이며 좋은 단백질원입니다. 도망칠 길은 없습니다. 거기 엉덩이 들지 마세요. 살짝 열린 문 틈 너머로 애절한 눈빛 빛내도 나갈 수 없습니다. 진지하고 학술적이며 온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사이좋게 코인정보를 거래하는 훈훈함을 지향하면서도 굳건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로 묶인 연대감을 자랑하는 당신 손의 자랑스러운콘텐츠. <정말 죄송한데 왜 사시는지 알 수 있을까요. 궁금해서요>. 줄여서 <정.사.금> 시작합니다.


<7대 필독사항>

<정.사.금>은 팩트를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MSG도 사랑합니다. 엄마의 정성이 들어간 미원소머리국밥을 지향합니다.

<정.사.금>에 나왔다고 주변에 자랑하면 인간관계가 바스러지는 소리를 실시간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정.사.금>을 읽은 후 알찬 시간이었다 생각하면 병원에 가십시요.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직통번호 1899-0893. 늦었다 생각하지 말고 포기하지 마세요. 극복할 수 있습니다.

<정.사.금>은 방송심의규정을 준수하지는 않죠 당연히 그럴 이유가 있나 이건 방송이 아닌데 여튼 그렇습니다.

<정.사.금>은 당신의 브라보라이프와 성공적인 삶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필자의 주지육림만 응원합니다.

<정.사.금>은 지구 온난화 문제 해결과 세계평화를 기원합니다.

<정.사.금>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BTS와 블랙핑크 등 세계적인 셀럽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모든 미팅은 코로나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합니다.

뭔가...왜 어려보일까요....


몇년 전 더벤처스의 모 인물에게 낚여(?) 국회에서 중고차 딜러들의 천하제일무술대회를 직관한 후 부쩍 모빌리티에 관심이 많아진 저는 카카오모빌리티에서 타다까지 이어지는 모빌리티 대격전의 시대 당시. 나름 최일선에서 현장을 뛰며 취재를 했습니다. 


<함께 읽으면 좁쌀만큼 좋은 글 : 절규와 분노로 점철된 헤이딜러 세미나>

<함께 읽으면 새똥만큼 좋은 글 : 모빌리티 막아선 택시 기사들>


멱살도 잡혀보고 적당한 협박 메일과 귀여운 전화도 간혹 받아보는 흐뭇한 나날들의 연속이었습니다. 누군가, 혹은 어떤 집단으로부터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참 기분좋은 일이더군요. (왜 눈물이)


그 전쟁의 한 중간에 카풀 스타트업 풀러스라는 곳이 있었습니다. 양대산맥인 럭시는 카카오에 인수됐으나 풀러스는 여러가지 이유로 홀로서기를 거듭했고, 그 결과 대표가 몇 차례 바뀌면서 한 남자가 등판하게 됩니다. 


그 남자는 의욕적으로 풀러스를 운영하며 열심히 싸웠(...)지만 시대의 흐름이 교묘하게 비껴갔고, 결국 비운의 풀러스는 역사속으로 쓸쓸히 사라진 것으로 많이 아시지만, 아니 나중에 알았는데 기아자동차가 사실상 흡수하며 제2의 출발을 했더라고요? 그렇게 그는 별안간 기아자동차 계열사 사장이 되어 모빌리티에서 다시 분투하다가 또 나와서 SKT 티맵모빌리티 사외이사를 하더니 어느날 양손에 블록체인을 들고 나타나 절 여러번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서영우 현 블로코어 투자담당 파트너 이야기입니다. 그와 함께 2022년 4월 12일 교대역 인근에서 양태고량에 칭따오를 말아봤습니다.

풀러스 대표 당시 간담회를 진행하는 서영우 대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서영우 블로코어 투자담당 파트너입니다.


-술을 먹고 시작해서 그런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샤방샤방하시죠? 머리도 새로 하셨나요? 곱슬파워가 상당히?

=요즘 집과 회사 밖으로 나온 적 없어서 그런가 봅니다


-요즘 뭐 하세요?

=블록체인 투자사 블로코어의 투자담당 파트너라니까요?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투자도 투자지만 최근 모회사에서 자회사를 몇 개 만들어서 그 쪽으로도 일을 하고 있습니다


-차근차근 가지요. 님의 정체성은 무엇인가요?

=남자입니다


-그렇군요. 그래보여요.

=제 시작, 그리고 뿌리 이야기를 하려면...그래요 서울 강서구에 있는 88체육관 이야기를 해야겠네요(아련)


-계속해보세요

=초등학교 때 교육부 주최 퍼스널 컴퓨터 경진대회에서 나간 기억이 있습니다. 울산 대표였고 경남 대표였어요. 아마 그때가 IT 스타트업에 들어서게 된 계기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어렸을때부터 막 좀..호기심이 강하고 막 어른이 못 고치는 기계 고치고 그런..컴퓨터 막 프로그램 짜면서 사람들 놀래키고 괴짜같은 생활을 하거나...여튼 남다르고 뭐 그랬나보네요?

=그런건 아니고


-아니고?

=고1때 입시 준비하느라 컴퓨터 안했어요.


-반전도 없고 흥미포인트도 없고 좋군요. 

=걍 그렇게 대학을 통계와 전기공학을 전공했어요.


-그냥 술을 더 먹을까..

=이후 군대를 갔다가 병역특례 회사로 들어갔는데 그 때 다음 창업자 이재웅 대표를 만났어요. 이 대표가 30대 초반의 나이일때죠


-오. 이제 스토리 괜찮네. 자. 우리가 아는 그 다음 창업자 이재웅 대표? 쏘카 대표였기도 한?

=네. 고등학교 때 컴퓨터를 조금 멀리했지만 대학을 통계와 전기공학을 전공했으니 자연스럽게 이재웅 대표가 머물던 IT 업계로 흘러든거죠. 그때 이재웅 대표는 워낙 혈기왕성할 때였고 무언가 한국 인터넷 시장을 바꾸겠다는 야망으로 가득했던 기억이 나요


-오오. 그래서요? 그때의 인연이 지금의 서영우를 만든 자양분이 되었겠군요. 위대한 창업가와 우연히 만난 20대 청년! 그를 통해 시대의 부름을 체감하며 큰 꿈을 꾸기 시작한..

=아뇨


-아뇨?

-병역특례 끝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갔어요. 그런데 다들 고시공부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걍변리사 시험 봤어요.


-갑자기? 변리사?

=네. 그래서 변리사 시험에 합격했어요. 저 변리사에요.


-....오랜만에 강적을 만났군요 제가

=근데 변리사도 적성에 잘 안맞는건지. 훌륭한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저한테는 개인적으로 맞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방황을 오랫동안 했습니다..정말이지. 끝을 모르는 터널을 통과하는 것 같았아요


-그 때는 정말 힘드셨겠어요. 저도 방황을 하던 때가 있습니다. 폭음을 하거나, 방에 처박혀 밖으로 나오지 않았죠.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아...너무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네 너무 힘들었어요. 무려 2년간 회의감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열심히 골프를 쳤어요. 


-방황하는 중인데 골프? 난 막 골방에 박혀 햇빛을 피해다니며 막 그랬는데...이거 너무 느낌이 다른데?

=운동하고 여행하면서 방황했지요


-...정말 오랜만에 강적을 만났어요. 제가.

=그렇게 방황하다가 다음커뮤니케이션으로 갔습니다. 이재웅 대표님이 이끌던 다음에 들어갔어요. 그곳에서 정말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시 배운 것 같습니다. 사업에 임하는 자세나 그 외 여러 현안들을 챙기는 일종의 스킬까지. 엄청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것은 아니지만 당시 모바일이 막 태동하던 시기였어요. 세상이 휙휙 변하는 것을 느끼며 온 몸에 전율이 돋았던 나날들이에요.


-그렇군요. 이재웅 대표님을 만난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뭔가 좀 맥락이 비슷한게 있는듯요

=열정적이고 저돌적이면서 따뜻하죠


-그 열정적이고 저돌적이며 따뜻한 분을 보며 많이 배웠겠네요?

=네. 많이 배워서...저도 창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모바일 게임 드라이어드를 창업했습니다


-게임업계에 있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드라이어드군요!

=네. 제법 투자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김범수 카카오 의장님이 개인적으로도 투자를 해 주어서 더 큰 힘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당시 김범수 의장의 9번째 투자가 넵튠이었고 10번째 투자가 바로 저였습니다. 한게임 출시 등과 맞물리며 정말 신나게 일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모빌리티로 오셨어요? 처음 풀러스 대표로 오셨을 때 제 개인적인 느낌은 '모빌리티 관상(?)이 아닌데' 였거든요

=게임회사를 접은 후 아이러니하게도 그 때 사업가로의 정체성이 더 확실해졌다고 할까요? 그때 이재웅 대표님으로부터 풀러스 운영 제안을 받았습니다. 훌륭한 창업가의 제안을 받았고, 저에게도 새로운 사업가로서의 터닝 포인트가 필요했어요. 그리고 또 열심히 일했어요. 정말...최선을 다 했습니다.


-잘 알죠. 새삼스럽지만 카풀 논란 당시 정말 마음 고생, 몸 고생 많으셨습니다. 대타협 기구 출범 전후로 대표님과 취재를 위한 통화를 했는데 옆에서 듣고있던 제 아내가 '누구 초상났어?'라고 묻던 것이 기억나네요. 그 만큼 힘이 빠질때도 풀 죽을 때도 있었는데..끝까지 정말 잘 해주셨던 것 같아요.

=여한이 없죠


<함께 읽으면 개미눈물만큼 좋은 글: "홍준표 대표가 카풀 막아줄 것">


-자. 그 다음 이야기도 해보죠. 풀러스에 계시다가 기아차로 가셨잖아요?

=풀러스도 가능성이 높은 플랫폼이었어요. 2016년 서비스를 시작해 한 때 1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승승장구했고 2017년 네이버 및 옐로우독, SK 등으로부터 22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국내 대표 카풀 서비스로 자리매김했지요. 하지만 대타협 기구에서 유료 카풀 모델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결국 휘청였습니다. 당시 기아차에서 러브콜을 보냈어요. 풀러스 전체가 기아로 가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끝냈어요. 현대차도 모빌리티 전략에 관심이 많은 것처럼 기아도 그랬으니까요. 기아차 계열사 퍼플엠의 대표로 근무했습니다. 


-이후로는요?

=퍼플엠을 나와 SKT 티맵모빌리티 사외이사로 근무한 후 지난해 블로코어로 왔습니다.


-블로코어는 블록체인 투자사잖아요? 모빌리티에서 또 블록체인 투자사로 옮긴 이유는?

=사업의 본질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블로코어는 블록체인 시장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쪽으로 방점이 찍혔습니다. 그 비전과 미래가 모빌리티와는 또 다른 매력이에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요?

=모바일이, 게임이, 모빌리티가 새로운 시대의 혁신을 끌어내는 것처럼 블록체인의 탈 중앙화 등 다양한 미래 기술도 그에 준하거나 더 파괴적인 혁신을 끌어낼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무엇보다?

=사람이 제일 중요해요. 같은 공간에 있어도, 그렇지 않아도 서로 마음을 나누고 믿을 수 있는 사람들. 그들을 다시 하나로 모아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블로코어의 매력입니다. 방금 사업가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를 했잖아요? 사실 더 공부하고 더 정진해야 하지만...어렴풋이 생각하는건 역시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그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믿음과 신뢰. 그것이 사업가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멋있네요

=멋있게 살려고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그것이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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