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그리고 분석
6월이 며칠 안 남았다.
게스트하우스, 호텔, 코리빙, 셰어하우스 등
덩치가 큰 공간들만 운영하던 내가
작디작은 서울외곽에 에어비앤비를 운영한 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간다.
에어비앤비 운영은 내가 숙박업을 운영하는 사람이자
창업과 운영에 대한 교육을 하는 사람으로서
초심을 잃지 않게 잘 잡아주는 것 같다.
큰 규모의 공간들을 운영하다 보면
작은 부분을 소홀히 하게 되고,
뒤보단 앞을 보는 순간들이 더 많았다.
이 작고 소중한 비앤비숙소 하나는
숙소의 기본기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해주는,
그리고 현장에서 여러 테스트를 해 볼 수 있는,
내게는 멋진 무대가 되어 주고 있다.
'비가 많이 오면 어쩌지?'
'혹시 오래된 건물인데 비가 세면 어쩌지?'
'바퀴벌레가 또 나오면 어떡하지?'
숙소에 오는 고객들이 무엇을 불편하게 생각할까
고민하고 노심초사하게 되는 숙소 운영은
그래도 뿌듯한 후기들이 올라올 때마다
씻은 듯이 해소되고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여행지역도 아니고
사람들의 밀집지역도 아닌데
'이게 될까?' '여길 온다고?'
'망하는 거 아냐?'
정말 매물을 검토할 때
수십 번 되뇌었던 것 같다.
숙소를 양도한 사람은
숙소가 별로이고 안 되는 곳이어서가 아니라
운영을 못해서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9년 짬빠인데 나는 할 수 있겠지'
'여기서 하면 다른 데서 다 할 수 있어'
절반의 오기와 절반의 자신감으로
숙소를 오픈한 지 오늘로 1개월,
제주 출장을 가서 의도적으로 숙소를 막아뒀던
6월 2일까지를 제외하면 하루 빼고 다 채운 것 같다.
숙소에서는 비수기라고 할 수 있는 6월인데도
빠짐없이 채웠다는 것은 앞으로 운영하는데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시작하자마자 잘될 수 있었을지,
사람들은 숙소에서 어떤 생각과 느낌을 가졌을지,
리드타임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숙소를 운영하고 계획하는 것뿐만 아니라
치밀하게 분석하는 시간도 가져봐야겠다.
내가 숙박업 운영을 잘하는가?
내가 숙박업 교육을 할만한 사람인가?
내가 처음 교육을 시작한 2016년부터
늘 하고 있는 고민이지만
그 고민 덕에 '조금 더 달라야지'라는
능동적인 자세가 생긴 것 같다.
에어비앤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도
조금의 인사이트와 보탬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