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얼어붙은 강물을 보았을 때
내게 시간을 허락하겠다고 다짐을 하는
네 표정을 보는 것 같았다.
허락하겠다는 건 그간
경계가 있었다는 사실의 확인이며
허락한 시간이 곧 끝날 것에 대한 경고였다.
표정으로서의 그 다짐이
얼어붙은 물 위로 피어올랐다.
그것은 차가워서 형체가 사라졌다.
얼음은 녹아서 너의 속으로 흘러들어 가겠지.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봄을 맞이하겠지.
<카피, 기억과 기록> 출간작가
나는, 명민함과 서사감각을 갖춘 전기작가가 되고 싶다. 사진에세이 [완곡한 위로]와 소설집 [음악단편]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