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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탐방길 6

관악산관문 - 팔봉능선 - 육봉능선 - 정부과천청사

by 김세중 May 18.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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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은 설악산, 치악산, 월악산 등처럼 이름에 '악' 자가 든 산이다. 악 자 든 산은 돌산으로 바위가 험하다. 관악산의 여러 능선 중에서 뾰죽뾰죽한 바위가 연이어 있는 능선이 팔봉능선과 육봉능선이다. 관악산 관문에서 출발해 팔봉능선을 탄 뒤 육봉능선으로 내려오거나 과천에서 출발해 육봉능선을 탄 뒤 팔봉능선으로 하산하는 코스는 관악산에서 가장 험준하고 전망이 뛰어난 코스이다.


서울대학교 정문 옆 관악산 관문에서 출발할 경우 널찍하고 아름다운 관악산계곡나들길을 따라 걷다 보면 관악산호수공원을 지나게 되고 차츰 언덕길이 시작되면서 계곡길을 지나 수중동산에 이르게 된다. 그 부근이 제4야영장이다. 계속해서 남쪽으로 걸으면 무너미고개를 넘게 되고 좁은 내리막길을 걷다가 계곡물을 만난다. 그리고 그곳에서 팔봉능선이 시작되는데 길이 여러 갈래로 많이 나 있어 주의를 요한다. 팔봉능선 가는 길 표지판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팔봉능선은 작은 바위 봉우리가 여덟 개가 이어져 있다고 해서 팔봉능선이다. 능선길은 꽤나 가파르고 하나둘씩 봉우리를 지난다. 도중에 고래 같기도 하고 개구리 같기도 한 바위를 지나고 그 부근에서는 서쪽으로 삼성산의 능선이 웅장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여러 개의 바위 봉우리를 지났다 싶을 때부터 표지판이 보인다. 팔봉분기점, 팔봉능선, 제2국기봉, 팔봉능선 입구 등의 순서로 표지판이 나타난다. 팔봉국기봉, 제2국기봉은 같은 곳을 가리킨다. 게다가 국기봉 가까이에는 '구 국기봉'이라는 표지판까지 서 있다. 팔봉국기봉에서는 북쪽으로 KBS송신소와 더 멀리 연주대 부근의 기상레이더관측소가 보인다. 남쪽으로는 육봉국기봉이 우뚝 서 있다.


남북으로 난 관악산 주능선을 따라 남쪽으로 걷다 보면 이내 육봉국기봉에 이르는데 도중에 서쪽 아래로 숲속에 불성사가 자리하고 있다. 육봉국기봉에서의 조망은 훌륭하다. 청계산, 과천 시내 그리고 안양 시내가 발 아래 펼쳐져 있다. 의왕의 모락산은 아주 자그마하게 보인다.


육봉국기봉에서 그냥 남쪽 능선으로 하산한다면 어려울 것이 없지만 육봉능선으로 내려간다면 꽤 긴장할 필요가 있다. 육봉능선이 관악산에서 가장 험준하기 때문이다. 경사도 가파르지만 쇠봉이나 로프 같은 게 전혀 없어서 위험하다. 육봉능선은 9부 능선 부근의 한두 군데가 특히 위험하니 매우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초반에는 표지판조차 없다가 처음 나타나는 표지판이 '코끼리바위'이고 이어서 '육봉팔부능선', '육봉칠부능선', '육봉육부능선'이 차례로 나타난다.


육봉능선은 위험한 대신 관악산의 남쪽 우거진 산림지대를 생생히 볼 수 있다. 특히 산자능선 주변의 울창한 숲은 장관이다. 육봉능선이 거의 끝나갈 무렵 물소리가 요란해진다. 문원폭포가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육봉능선과 산자능선 사이의 계곡에 문원폭포가 있고 계곡은 마당바위 앞을 지난다. 길이 넓어지면서 화학융합시험연구원 옆을 지나며 등산로는 끝난다. 그리고 정부과천청사역까지는 긴 내리막길이다. 팔봉능선과 육봉능선은 관악산의 여러 코스 중 가장 스릴 넘치는 구간이다.

2021.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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