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응/근력/허리둘레/습관
12년간 퍼스널 트레이너로서 일하면서 체득한 다이어트 황금률을 공개하고자 한다. 이 황금률은 상식과도 같다. 그러나 때론 상식은 무시되고는 한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그래서 어려운 것 같다.
잘 알아두면 다이어트에 유용하게 도움이 될 것이다.
첫째, 우리 몸은 변화에 민감하다. 특히 환경에 민감하다.
장시간 물속에서 있어야 하는 해녀의 피부는 더욱 두꺼워져 차가운 외부 온도로부터 적정한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변화를 받아들인다.
또한, 어부들의 손도 그렇다. 추운 날씨에도 낚싯줄을 잡기 위해 피부 층을 두껍게 만들어 웬만해서는 피부가 벗겨지지 않는다. 이 또한 변화를 시도한 경우다.
이러한 현상을 적응이라고 부른다.
다이어트를 감행할 때도 변화는 일어난다. 뭐든지 먹는 것에는 누구나 민감한 것처럼 몸도 상당히 예민하게 군다.
많은 양의 운동과 함께 설상가상으로 세 끼에서 두 끼로 먹는 양까지 줄이게 되면, 몸은 비상 상태를 선포한다. 그래서 가장 먼저 취하는 조치는 신진대사량을 줄인다. 신진대사량을 줄이게 되면 쉽게 피곤해지고, 졸음 신호를 강하게 보낸다.
또한 오장육부 장기의 기능도 떨어뜨려 체내에 부족한 열량을 어떻게든 조절하려고 애를 쓰게 된다. 신진대사의 감소는 기초대사량이 줄어드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렇게 되면 생활 자체가 어려워진다. 결혼한다거나 돌잔치를 하는 등의 특수 상황이 아니고서는 권장하고 싶지는 않다. 몸의 내부 변화가 가져다주는 부작용이 상당히 크다.
그러므로 까칠한 몸을 놀라게 하지 말고,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갑자기 몸무게를 그것도 단기간에 줄이려고 하면 안 된다. 한 달에 1kg에서 2kg 정도가 적당하다.
다이어트는 인생의 동반자라 생각하고 무리하지 않고 꾸준히 가는 것이 좋다.
둘째,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성냥불처럼 찬란하게 타올랐다가 쉽게 꺼져버리기보다는 모닥불처럼 오래도록 따뜻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위기에 휩쓸려 스포츠센터에 한 달 정도 열심히 하다가 어느 순간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의지만 가득한 다이어터가 되지 말고 매일 조금씩 무리하지 않고 1년 이상을 지속하는 다이어터가 되어야 한다. 진짜 다이어터 말이다. 그들은 패턴에 강하고 습관을 잘 들인다.
21일의 기적이라는 말이 있다. 21일을 닥치고 운동을 하면 의지보다 습관이 우세하여 능히 지속할 수 있게 된다는 이론이다. 무조건 21일을 버텨 보자. 운동뿐만 아니라 먹는 습관, 걷는 습관, 일찍 자는 습관까지도 몸에 배면 금상첨화다.
셋째, 지방을 빼기 보다는 근육을 키워야 한다.
지방을 빼는 운동보다는 근육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 그 이유는 기초대사량을 높이기 위함이다.
또한 근육은 지방을 태우는데 보조 역할을 한다.
근육은 몸이 역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엔진과도 같다.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혈액이 많아야 모든 장기와 조직이 왕성하게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심장근의 강한 수축 운동으로 가능하다.
심장에 스탠스를 박은 내 회원도 주치의가 강한 운동을 통해 심장을 튼튼하게 하라는 처방을 받았다. 성능 좋은 엔진을 단 스포츠카의 우렁찬 기합을 생각하면 될 듯하다.
넷째, 체중계보다는 줄자를 생활화하라.
다이어터가 신경 쓰는 핵심 사항은 쓸데없이 불어난 체지방이다. 근육운동을 하게 되면 처음엔 체중이 줄지 않고 되레 늘어난다. 이것은 몸의 구성 성분이 바뀌기 때문이다. 체지방률보다 제지방률(지방을 제외한 비율)이 많아진다.
그래도 체중에 연연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현명한 선택은 허리둘레다.
허리둘레가 줄어드는 것에 목표를 두는 것이 필요한데 그렇기 위해선 줄자를 생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허리둘레는 곧 복부지방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나아가서는 대사성 증후군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허리둘레로 허벅지 크기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허벅지 근육이 두둑해야 노년이 풍요롭다.
결과적으로 효율적인 몸의 비율은 배의 인치는 줄이고 허벅지의 둘레는 늘리는 것이다. 같은 몸무게일지라도 모양(몸매)이 다른 것은 몸의 구성 성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체중계에서 허리둘레로 측정 장비를 바꾸는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한다.
문맹이라는 말이 있다. 글을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을 일컫는다.
요즘은 몸맹과 식맹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자신의 몸을 잘 모르면서 맹목적으로 건강에 자신 있다고 하는 사람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몸을 망치는 운동과 해로운 음식들을 여과 없이 받아들이게 된다.
몸맹과 식맹에서 벗어나는 길도 위에서 말한 다이어트 황금률을 잘 실천하면 극복할 수 있다.
요약하자면, 몸은 예민 덩어리이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를 싫어한다는 것과 운동을 포함한 식사 및 생활 습관을 꾸준히 유지하여 의지로만 하는 다이어트가 아닌 몸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다이어트가 되는 것이 좋다.
또한 기초대사량을 늘려 지방을 잘 태울 수 있는 몸의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그 시작은 근육을 단련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주 적은 과다하게 축적된 체지방이지 체중이 아니라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