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내가 집중하고 있는 것은 건강이다. 몸 경영과 마음 경영을 다 포괄한다. 몸 경영의 우선순위는 건강한 식단이고 그다음은 운동과 충분한 수면이요, 마음 경영의 제일 처음 카테고리는 스트레스 관리요 그 아래는 화를 다스리는 것이다.
그동안 난 먹는 것에 대한 경계나 금기를 두지 않았다. 맛있게 잘 먹으면 0칼로리라는 말을 굳게 믿으며 식맹의 삶을 살았다.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은 빵과 면 종류요 탄산음료는 물 대용 식수 공급원이었다. 단것(danger)이 내 몸에 위험(danger)함을 무시할 정도였다. 그렇게 먹으면서 내겐 믿는 구석이 하나 있었다. 바로 열심히 운동하는 것이었다. 즉 먹는 만큼 힘들게 운동하면 건강을 유지할 것이라는 영양학회의 가이드라인을 철저히 맹신했던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 학회에서 말하는 대한민국 국민의 식단은 아침, 점심, 저녁을 배꼽시계에 맞춰 세끼를 잘 먹고 중간중간에 칼로리가 낮은 간식(단백질 위주)을 두 번 챙겨 먹는 것이다. 물론 총 권장 칼로리 안에서 나눠서 자주 먹을 것을 권한다.
그렇게 먹고 운동을 일주일에 세 번 내지는 네 번을 유산소성 운동과 가벼운 근력 운동을 하라고 덧붙인다. 솔직히 이렇게만 꾸준히 지킨다면 체중 감량은 장담 못하지만 현상 유지는 가능할 것 같다. 음식으로 들어온 에너지만 운동으로 바로 쓰는 꼴이 되는 것이다. 예전 수영선수 박태환의 하루 식사로 섭취한 칼로리가 2만 칼로리인데 운동으로 2만 칼로리 이상을 소비하여 신체 기능을 향상 및 체중 관리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그런데 일반인은 어떤가? 살다 보니 급히 처리할 일이 생기고 운동은 당장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생각하고 하루 이틀 미루다 보면 일주일에 한 번 내지는 아예 건너뛰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하루 동안 섭취한 음식은 어느 정도의 기초대사량 및 활동대사량으로 에너지를 소모하고 나머지는 간으로 이동하여 ‘지방신생합성’의 과정을 거쳐 지방조직에 축적되어 언제 그것을 꺼내 쓸지 요연한 채 뱃살 창고의 열쇠는 열리지 않게 된다.
또한 과중한 업무와 성공과 성장을 위한 열망으로 밤 잠 안 자고 열심히 생계와 학업에 전념하다 보면 부족한 수면과 질적인 수면을 하지 못하여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체중이 늘어나고 만성 염증과 대사성 증후군의 사이드 이펙트를 얻게 된다.
20대 및 30대는 운동 부족과 무분별한 식단 및 수면 부족은 젊음이라는 ‘면역특권’이 있어서 몸이 어느 정도 견딜 수 있지만 40대 및 50대에도 이런 식으로 생활하면 몸은 그 부하를 감당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내게도 적신호가 찾아왔다. 가장 확실한 수치는 혈압이다. 140/90mmhg이 평균이고 그 이상도 나올 때도 있다. 그리고 잦은 두통과 장 누수 증후군과 같이 자주 배가 아픈 현상을 보였다. 몸의 알러지도 심하고 늘 밥을 먹으면 병든 닭처럼 졸려서 비실비실 대기 일상이다. 눈의 시야도 흐릿하다. 체중의 변화도 풍선처럼 쪘다가 빠졌다를 반복했다.
이런 내 몸의 상태는 단지 컨디션이 나쁘거나 나이가 듦에 따른 당연한 현상으로 치부했다. 하지만 아내의 권유로 보게 된 어느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난 도끼로 머리를 맞은 듯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깨닫게 되었다. 내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은 모두 다 탄수화물 과다 섭취로 기인한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무분별하게 빵, 떡, 면 그리고 설탕을 내 몸에 쏟아부었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 번 내지는 한번, 한 시간 정도의 운동량으로 건강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안일한 태도를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수면의 질과 양을 고려하지 않은 채 늘 늦게 먹고, 티브이와 핸드폰의 ‘블루라이트’에 장시간 노출된 상태로 잠자리에 들었다.
마음 경영도 그리 좋은 상태가 아니다. 내겐 버려할 습성이 있다. 지나친 꼰대 근성이다. 내가 만든 철칙을 허물고 들어오는 경우가 생기면 무자비할 정도로 화를 내는 경향이 있다. 마치 싸움닭처럼 마구잡이로 쏘아 부친다. 그렇게 되면 둘 중의 하나는 사단이 나고 만다. 이러한 양상을 보이는 것은 내 안의 쓴 뿌리가 치유되지 못한 것이라 배웠다. 자존감 낮게 살아온 어린 시절의 불우한 환경이 성인이 되어 폭력성으로 표현되는 것 같다. 많이 치유는 되었지만 아직도 내적 치유가 필요하다.
이런 것은 마음의 스트레스를 과중시켜 혈당을 올리는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과다 분비하여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난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것은 질병을 낳는 트리거가 된다.
몸과 마음을 잘 다스리는 것의 핵심은 영양과 수면, 그리고 운동과 명상이다.
영양은 내 몸에 나쁜 음식을 함부로 넣지 않겠다는 결단을 해야 한다. 나쁜 음식으로는 설탕, 밀가루, 나쁜 기름(식용유 등), 튀긴 음식이다. 이러한 음식은 완전히 금지하지는 못하겠지만 소량 섭취할 수 있도록 식단과 마음의 결단을 해야 한다. 그리고 술도 최대한 절제하는 것.
수면은 최소한 7시간을 유지하고 자기 전에 핸드폰과 같은 빛에 노출하는 것을 제한하고 조명을 어둡게 하고 실내 온도를 다소 춥게(18도 정도) 유지하는 것이 수면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운동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운동 시간을 정하면 되는데, 가급적 이른 새벽과 늦은 밤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른 새벽은 활성산소의 이슈가 있고, 늦은 밤은 수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명상인데, 하루에 20분 정도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명상이라고 했지만 신앙을 가졌다면 기도 시간도 좋을 듯하다. 좋은 생각은 양약이 되는 세로토닌 호르몬이 비처럼 나온다.
그리고 중요한 것 하나를 덧붙이자면 공복시간을 오래 유지하고 한 달에 한 번은 24시간 단식을 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껏 하루 세끼 이상을 먹고 그 이상의 식사를 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몸은 늘 합성하는 모드가 된다. 일만 하고 쉴 줄 모르는 마치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와 같이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래서 합성과 반대 개념인 분해, 세포 청소와 같은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 과정을 ‘오토파지(autophagy) 현상’이라 부른다.
오토파지 현상은 오랫동안 공복을 유지(18시간, 16시간 등)하거나 24시간~48시간 단식을 할 때 높은 활성화를 보인다.
현재 나는 3개월 간 18시간 공복(6시간 내 한 끼나 두 끼 저탄고지 식사)과 한 달에 한번 36시간 단식을 하고 있으며, 설탕과 밀가루, 나쁜 기름, 튀긴 음식, 술을 제한하고 있다.
운동은 일주일에 네 번 한 시간 내 고강도 운동을 진행 중이며, 가급적 7시간 수면을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다. 스트레스도 적당히 조절 중이다.
내 몸이 변하기 시작했다.
체중은 12킬로 감량 됐고, 체지방률 4%, 근육량과 기초대사량 유지, 혈압도 120/80mmhg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혈당 스파이크 및 크래쉬도 사라졌다. 눈도 맑아졌고, 피부 알러지도 사라졌다. 식후 무기력증도 감쪽같이 없어졌다. 중요한 것은 컨디션이 너무 좋다. 18시간 공복을 한 후에도 고강도 운동이 힘들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