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이 결정권자인 조직

by Joy Sohn

“죄송합니다, 그건 시스템상 어렵습니다.”


이 말을 몇 번째 듣는지 모른다. 더 이상 누군가가 결정을 내리지 않는다. 대신 시스템이 결정한다. 그리고 그 시스템 뒤에 숨은 사람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

한 비영리 기관과 협업을 추진할 때 일이었다. 지역 아동을 위한 교육 기금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제안서를 냈고, 기관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그런데 막판에 담당자가 이렇게 말했다.


“기획팀장님도 좋다고 하시고, 저희도 필요하긴 한데요… 심의 시스템상 이번 분기 예산은 이미 배정이 끝났어요.”


나는 물었다. “그럼 누가 조정할 수 있나요?”


“그건 시스템이 판단하는 거라…”


결국 아무도 결정하지 않았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 사람은 있었지만, 주체는 없었다. 그렇게 한 아이의 기회도, 한 지역의 변화도 무산되었다.


물론 시스템은 필요하다. 조직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보장하는 장치다. 하지만 시스템이 전부가 되는 순간, 조직은 생명을 잃는다. '사람이 주도하고, 시스템이 보조해야' 조직은 살아있다.


목적이 살아 있는 조직은 구성원이 스스로를 리더로 느낀다. 자신의 행동이 조직의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고 느낀다. 반면 시스템이 결정권자가 된 조직은 구성원이 수동적이고 무기력해진다.


그래서 나는 묻는다.

이 조직의 진짜 결정권자는 누구인가? 사람인가, 시스템인가, 아니면 책임 회피의 구조인가?


리더십은 시스템을 따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시스템 위에서 목적과 사람을 연결하는 것, 그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코칭 질문> “지금 내가 속한 조직에서, 시스템을 넘어서 ‘사람 중심의 결정’을 끌어내기 위해 나는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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