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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Apr 01. 2024

줄 서는 가게의 세 가지 비밀 (feat.산청숯불가든)


만날 때마다 즐거운 대화를 나누게 되는 지인이 있다. 한 번 만나면 5시간은 기본이다. 세상만사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다 보니 충만한 인사이트로 시간감각을 잃곤 한다.


이렇게 즐거운 대화를 더욱 즐겁게 만드는 것이 있다. 바로 음식이다. 맛집에 대한 지식도 해박하고 줄 서는 가게도 줄 서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루트(?)를 아는 지인 덕분에 만날 때마다 호강하게 된다.


이번에 방문한 곳은 현시점 서울에서 가장 핫한 돼지고깃집인 산청숯불가든 을지로였다. 오픈전부터 수많은 인파로 가게 앞은 붐볐다. 비 오는 평일 점심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줄 서는 가게는 무엇이 다를까? 내 눈에는 세 가지가 들어왔다.



1. 고객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 고충) 제거


고깃집을 갈 때 가장 신경 쓰이는 게 무엇일까? 아마도 냄새이지 않을까 싶다. 새 옷을 입었을 때 고깃집을 가는 것이 꺼려지는 이유다. 물론 식욕이 이러한 걱정을 사그라들게 만들지만, 다 먹고 나면 이내 다시 생각난다. 대부분의 고깃집은 이러한 고객의 페인 포인트를 입구에 마련한 페브리즈로 해결하려 한다. 냄새를 냄새로 덮는 것이다. 미봉책이다. 산청숯불가든은 조금 더 고민을 했다. 냄새를 빨아들이는 덕트를 불판 위가 아닌 불판 옆에 둔 것이다. 연기와 냄새가 퍼질 여지를 주지 않았다. 한 끗 차이지만 엄청난 만족감을 주었다.


2. 고객의 체류시간 증대

대부분의 도박장에는 두 개가 없다고 한다. 창문과 시계. 이 두 가지가 없으면 사람들은 시간감각을 잃는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산청숯불가든에도 창문과 시계가 없었고 나도 시간감각을 잃었다. 카페와 다르게 고깃집에서는 마냥 이야기만 하기 어렵다. 음식을 시키든 술을 시키든 하게 된다. 즉 체류시간의 증대는 매출 증대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 또 하나! 어두운 실내에 밝게 빛나는 키컬러가 빨간색이다. 빨간색은 F&B 종사자라면 모두가 아는 식욕을 돋우는 색이다. 여러분이 아는 거의 모든 F&B 브랜드의 로고에는 빨간색이 들어가 있을 것이다(반대로 파란색은 식욕을 저하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객이 오래 머물고 더 먹게 만드는 최적의 환경을 만든 듯하다.


3. 고객접점의 최적화

많은 사장님들이 놓치는 게 있다. 아무리 음식이 맛있고 디자인이 좋더라도 직원이 불친절하면 손님은 다시 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고객이 왕이라면 고객과 매일 만나는 사람은 왕국에서 두 번째로 중요하다는 미셸 봉의 말처럼 직원은 매우 중요하다. 산청숯불가든의 직원은 친절하고 자부심이 있어 보였다. 고기를 구워주는 분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회사의 복지와 처우에 크게 만족한다고 했다. 직원 만족이 고객 만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놓은 듯했다.



<마케팅을 잘 모르지만, 마케팅을 잘하고 싶다면>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1497617

사진: UnsplashEthan 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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