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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Jun 10. 2024

충주시 홍보맨이 독을 풀었다?


최근 재미있는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 SNS 영상에 꼭 달리는 댓글이 있다.


"충주시 홍보맨이 독을 풀었다"


딱딱하고 재미없고 천편일률적이었던 지자체의 영상이 하나둘 재밌어지자, 이는 모두 충주시 홍보맨 덕분이라는 말을 돌려서 하고 있는 것이다. 일종의 짓궂은 칭찬이다. 그렇다. 충주시 홍보맨의 대활약 이후 전국의 지자체가 하나둘 변하고 있다. 충주시 스럽게(재미있게) 말이다. 오늘은 충주시 홍보맨이 독을 푼 대표적인 두 곳의 영상을 알아볼까 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하나의 주의점도 말해볼까 한다.



1. 충주맨의 라이벌(?)로 꼽히는 소방관 삼촌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일종의 챌린지(challenge)가 있다. 자동차 조수석에서 내려 춤을 추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조수석 문을 열고 내려서 느리게 달리는 자동차와 비슷한 속도로 앞으로 걸으며 춤을 추는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패러디해서 더 이상 새로울 것 없어 보였던 이 영상이 최근 화제가 되었다. 무려 조회수 360만을 기록했다. 무엇이 성공 요인이었을까?


먼저 춤을 춘 사람이 소방관이라는 사실이 이색적이었고, 그가 춤을 추며 나아가다가 전봇대에 부딪혀 쓰러지는 반전도 재미있었다. 이 모든 게 10초라는 짧은 시간안에 담겨 있어 최근의 '숏폼(short-form)'영상의 트렌드에도 부합했다. 이 영상의 주인공은 충북안전체험관 소방교 나경진(유튜버 '소방관 삼촌')이었다.


지자체는 아니지만 딱딱하게 여겨지는 공무원으로서 신선한 영상이었다. 재미있는 짧은 영상 뒤에 공익적인 메시지를 붙이는 형식은 전형적인 '충주시 홍보맨'의 영상 스타일이다. 충주시 홍보맨의 스타일을 많이 연구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그 흔적을 유튜브에서 보게 되었다. 충주시 홍보맨의 팬사인회에 간 사진을 보게 된 것이다. 역시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인 듯하다.



https://youtu.be/Mi5DSbxCnDM?si=OKLt9NeDT24oEZ5o


2. 전통의 강자 양산시


밈(meme: 문화적 유전자) 혹은 챌린지를 활용하여 숏폼 영상을 올리는 것은 충주시 홍보맨 이후 공식이 되었다. 다만 누가 이를 더 매력적으로 만드느냐가 관건이다. 매력도를 높이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신속함, 비틀기, 메신저. 신속함은 가장 빠르게 밈을 활용하는 것이다. 비틀기는 밈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살짝의 변형(혹은 반전)을 하는 것이다. 메신저는 영상에 나오는 사람의 매력도다. 양산시는 이 세 가지를 다 잘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하루아침에 완성된 것이 아니다. 1년 넘게 지속한 결과다.


최근에 큰 화제가 되고 있는 양산시의 영상은 'never trust anybody' 영상이다. 팀원에게 나를 믿고 뛰어내리라고 말하는 팀장, 팀장만 믿고 뒤로 뛰어내리는 팀원. 결과는? 팀장은 팀원을 받아주지 않고 팀원은 '으아악!'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많은 인플루언서 및 기업들이 패러디하는 영상이다. 뻔할 수 있고 쉽게 묻힐 수 있는 영상이라는 말이다. 다만 양산시는 빠르게 밈을 활용했고, 운동장이라는 공간으로 차별화를 만들고, 출연자인 '진솔'씨의 매력도로 영상을 살려냈다.


양산시는 2023년에도 재치 있는 양산국화축제 영상으로 화제가 되었다. 양산시의 성공은 하루아침만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사랑받는 콘텐츠의 기본은 역시 '꾸준함'에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ziARkOu53O4




두 곳 외에도 전국의 지자체가 빠르게 '충주시' 아니 '충주시 홍보맨'스럽게 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좋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딱딱하고 재미없는 그래서 국민이 관심 없는 정부기관에서, 국민들이 집중해서 지켜보는 정부기관으로 변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모두가 충주시 홍보맨처럼 한다면 그 또한 뻔하고 재미없어진다는 사실이다.


충주시 홍보맨의 그의 책 <홍보의 신>에서 강조한 점은 '차별화'였다. 그 수단이 '짧고 재미있는 영상'이었을 뿐이다. 그가 가리킨 달은 '차별화'였는데 모두가 그의 손가락, 즉 '짧고 재미있는 영상'인 것이다. 변화의 시작점에서는 손가락만 봐도 괜찮으나, 장기적으로는 달을 봐야 한다. 그래야만 오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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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Kap_spea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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