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산
등산은 정답이 없다. 어떤 길로 오르든 정상으로 이어지고 어떤 속도로 가도 언젠가는 목적지에 닿는다. 시간도 방법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떤 선택이든 모두 정답이 된다. 산은 인간에게 선택을 강요하지 않는다. 먼저 올라간 이들이 만든 길로 가도 되고 스스로 한 걸음씩 개척해나가도 된다. 복수정답에 인색한 세상의 상식이 사라지는 곳. 산은 본인이 선택한 길에서 자기만의 해답을 찾는 공간이다.
초심자는 방부목으로 깔린 데크가 깔린 낮은 산부터 올라가면 좋다. 계단을 오르듯 천천히 걸으면서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맑은 공기를 마시면 된다. 등산이 익숙해졌다면 전국 각지의 산을 찾아 떠나볼 것을 추천한다. 땀 흘려가며 정상까지 올라가도 좋고 둘레길을 걸으면서 계절을 즐겨도 된다. 적당히 산길을 걷다가 맘에 드는 곳에 앉아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도 괜찮다. 야트막한 동네뒷산을 산책하듯 걸어도 등산이다. 전문가용 장비를 챙겨서 명산을 종주하는 것도 등산이다. 산을 오르는 방법은 정해진 답이 없다. 각자의 방식모두가 정답이 된다.
등산의 가치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 속에 있다. 정상을 정복하지 않아도 괜찮다. 어떤 산에 올랐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산을 올라갔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등산로 입구에서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일상의 조급함을 버리기만 하면 산은 최고의 휴식을 선사한다. 나는 올라가면서 생각을 비웠고 내려오면서 눈에 풍경을 담았다. 등산의 의미는 올라갈 때의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정해진 답이 없다는 데서 등산은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자유를 선사한다. 그래서 등산은 늘 새롭고 매번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산은 언제나 한결같은 모습으로 사람을 반겨준다. 변함없이 항상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우리를 맞이해 준다.
힘찬 걸음으로 정상을 향해 올라갈 때면 마음은 편안해진다. 내려오는 햇살을 받으며 바람과 함께 산길을 걷는다. 익숙한 산에서 휴식을 얻고 처음 가보는 산에서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 시간과 걱정을 모두 잊고 자연 속에서 여유를 회복한다. 땀 흘리는 만큼 몸은 가벼워진다. 짊어지고 있던 책임과 끌어안고 살던 의무를 산속에서 잠시 잊는다. 도시가 만든 일상을 벗어나면 거기에 산이 있다. 자유와 여유는 자연 속에서 가장 빠르게 충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