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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제이 Oct 22. 2022

계테크스터디 #1
스터디의 목적

계테크와 재테크의 차이점

 계테크스터디 그 첫 번째 스터디에 온 것을 환영하며, 오늘은 우리가 계테크스터디를 하는 목적에 대해 분명히 정해 보려 한다. 1~3번째 스터디는 인간관계의 전반을 관통하는 주제다. 그 후 4번째 스터디부터는 인간관계의 시작에서부터 끝을 훑으며, 각각의 단계에서 드러나는 인간관계의 원리, 기술, 요령에 대해 논의해 볼 계획이다.


 돈을 버는 기술인 '재테크'와 우리가 스터디하려는 '계테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우선 재테크, 돈의 속성을 살펴보자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재테크에 대해서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기본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누구나 ‘돈’이라는 단어가 들리면 귀를 쫑긋 기울인다. 돈에 욕심이 없어 보이는 사람도, 큰돈을 벌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 있다는 말에는 솔깃하기 마련이다. 


  또한 그렇다. 몇 년 전 친한 회사 동료 셋이서 오프라인 재테크스터디를 한 적이 있다. 공식적인 스터디명도 ‘Show me the money’ 로 정했다. 우리는 격주로 카페에 모여 경제신문을 읽은 내용이나 주식 종목분석을 한 내용을 공유했다. 대박이 나서 ‘파이어’ 하자는 큰 꿈을 안고 시작했던 스터디였다. 그리고 약 6년이 지난 지금, 세명 모두 회사를 열심히 다니고 있다는 후문이다. 그때 비트코인을 샀다면...흠흠, 암튼 나같이 평범한 사람도 그저 월급을 열심히 저축하는 방법만 가지고는 답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재테크에 관심을 갖는다.


6년 전 그때 그 코인을 샀었더라면


 그리고 재테크라는 테마에는 여러 하위 카테고리가 있다. 주식, 부동산 등등. 그리고 각 카테고리별 구체적인 테마로 들어가면 셀 수 없이 다양하다. 모든 것을 공부할 수는 없기에, 보통의 재테크스터디에서는 '테마주 뽀개기'처럼 특정 주제에 대해 모여서 공부하고 논의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어떤 재테크스터디이든 결국 목표는 한 가지, 바로 ‘부자 되기’라는 점이다.


 자본을 축적하는 수단은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복잡하지만, 스터디 참여자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유의미한 수준의 부자가 되기 위해이다. 부자가 된 이후에 기부를 하거나, 여생을 즐기거나 하는 것들은 부차적인 것이고 스터디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우리는 부자가 된다는 하나의 목적을 위해 펼쳐진 여러 루트를 탐험해 볼 뿐이다.




 하지만 인간관계에 대한 스터디는 다르다. '부자되기' 처럼 목적을 한 가지로 정의할 수 없다. 우리가 계테크스터디를 타이틀로 카페에 모여 커피를 시키고 한 테이블에 앉았다고 치자. 돌아가며 자기소개를 한다. 그런 다음 이제 어떤 목적으로 스터디에 참여했는지 포부를 밝힌다. 사람들은 회사에서 잘 살아남는다거나, 애인을 만든다거나, 인기인이 되겠다는 각자의 목표를 말할 것이다. 그중 완전히 똑같은 목적이 있을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100명이면 100가지의 다른 목적이 나온다.


 그렇다. 계테크스터디의 목적은 사람마다, 시점마다, 상황마다 매번 다를 수밖에 없다. 여기서부터 재테크와 계테크의 가장 다른 점이 드러나는데, 그것은 바로 지향하는 최종 목적지를 하나로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물질적 부자가 되듯 ‘관계의 부자가 된다(=폭넓고 풍성한 인맥을 형성한다)’ 는 목적을 제시할 수도 있겠으나, 그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중의 하나일 뿐 모든 사람의 공통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나만 해도 그렇다. 나는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과 폭넓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자 하는 욕구가 거의 없다. 유명인이 되거나, 인기를 얻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일 수 있으나 내게 반드시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인스타 팔로워가 1만 명이 된다 한들 그게 뭐가 중요한가. 100만 명? 음, 그 정도는 좀 생각해볼 여지가 있겠...


내 마음 알아줄 몇 명만 있으면 되지 뭐


 계테크스터디의 보편적인 목적을 굳이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일상의 행복감과 만족감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준(혹은 상태)의 인간관계를 구축하고, 항상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다. 당신과 나의 행복감과 만족감의 기준이 제각기 다르기에, 그리고 주변 환경과 성향, 성격, 살아온 배경 등이 모두 다르기에, 우리 스터디의 목적을 더 이상 명료하게 정의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억지로 정의한다 한들 의미가 없다.


 따라서 계테크스터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 ‘내가 더할 나위 없이 이상적이고 생각하는, 이상적인 나의 인간관계 상태는 어떤 상태인가’를 먼저 고민해 보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인간관계를 어느 정도 범위, 어느 정도 빈도, 어느 정도의 거리로 유지할 때 가장 안정감과 만족감을 느끼는가? 이 질문에 대해 고민하고 하나의 목적을 정의하는 것만으로도 당신은 당신의 인생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점을 하나 얻게 되는 것이며, 이 기준점은 당신 인생의 닻(anchor)이 되어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 중심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해 줄 것이다.


 예를 아래와 같은 것들이다. 어떤 인간관계의 조건에서 당신이 가장 큰 행복감과 만족감을 느끼는가? 하나만 정할 수 없다면, 우선순위가 높은 3가지는 무엇인가?


[예시]

  - 고민을 진지하게 터놓고 들어주는 절친이 1명이라도 있으면 된다.

  - 한 집단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리더가 된다. 내 말이면 사람들이 끔뻑 죽으면 좋겠다.

  - 평소 밑도 끝도 없이 'ㅋㅋㅋ'하고 메시지를 보내도 이상하지 않을, 편한 친구가 여러 명 있어서 주기적인 만남을 가지며 일상을 공유할 수 있다면 좋겠다.

  - 내가 속한 집단에서 모두들 나를 선망하고 좋아한다. 인기가 많고 인싸로 불린다.

  - 적당히 필요한 인간관계만 유지하면 된다. 혼자만으로 행복하다.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의 방식은 모두 다른 만큼 모든 생각이 다 정답이다. 남을 속이거나 해를 끼치겠다는 반사회적인 목적이 아닌 이상 무엇이든 괜찮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네비이게션에 목적지를 입력하지 않으면 길 찾기 모드가 시작되지 않듯이, 스터디를 시작하기 전에 당신이 도달하고 싶은 인간관계의 지향점을 지도에 한번 찍어보면 좋겠다.


낯설고 복잡한 관계의 지도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당신은 앞으로 내가 할 이야기들을 지금 당신이 설정된 목적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고 활용해야 한다. 이를테면 내가 ‘처음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강하게 끌어당길 필요가 있다고 한다.’라는 의견을 제시한다고 치자. 그렇다면 당신은 당신이 인간관계를 공부하는 목적, 즉 적당한 거리를 둔 폭넓은 인간관계를 선호하느냐, 정말 가까운 딱 한 사람을 가지길 기대하느냐에 따라 ‘강하게’라는 말을 다르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글들을 당신만의 방식으로 재정의하길 바라며, 그런 맥락에서 이 글의 제목에도 스터디라는 이름을 붙였다.


 다음 스터디부터는 인간관계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우리가 어떤 수단을 스터디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려 한다. 제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우리가 모여, 함께 공부할만한 가치가 있는 관계의 기술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단순히 ‘기술’이라고 하면 막연하고 추상적이다. 누군가는 화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심리학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무엇이든 좋다. 다음 스터디에서 조금 더 생각을 발전시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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