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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희재 Oct 30. 2022

만점을 노려도 괜찮은 과목

1.2 대지분석 및 조닝-2

첫 번째. 유형화 작업.


여태까지 풀은 문제가 상당량 쌓이게 되자, 나는 유형화 작업에 착수했다. 15년치의 기출문제와 학원에서 2년 동안 나눠준 문제들을 모아보니 47문제가 되었다. 처음에 시작할 땐 앞서 1년치 쌓인 30여 개의 문제를 한 번에 분류했고, 나머지는 시험 전날까지 틈틈히 정리한 것이다. 시험 문제의 유형은 총 8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는데, 색깔을 정해서 오답노트 페이지마다 해당 유형 색깔의 작은 포스트잇을 귀퉁이에 붙여줬다. 아래는 그 8가지의 분류인데, 그간 3년간 창조적으로 추가된 유형이 없다면 그대로 참고하여도 무방할 듯하다.


A. 사선 유형: 2011, 2013년도

B. 2개동 계획 유형: 2012년도

C. 투상도 계획 유형: 2014년도

D. 주차계획 복합유형: 2015년도

E. 공동주택 세대 수 구하기: 2010년도

F. 벽면 지정 유형: 2016년도

G. 지표면 산정 유형

H. 대지분할 유형

기타. 공동주택 별도 표시: 2010, 2014, 2015년도 (위 유형의 포스트잇을 가로로 붙였다면 이 유형은 세로로 붙여서 별도 표시)


오답노트의 목차. 유형별로 포스트잇 색깔을 설정해 해당 페이지에 붙여 구별해놨다.


분류 작업 자체는 대단할 것이 없다. 오답노트의 목차를 보기 좋게 정리한 것과 다르지 않다. 사실 이 작업은 이렇게 분류된 문제들끼리 모아서 풀고 다 같이 분석해야만 비로소 의미가 생긴다. 유형화 작업은 나무에 달린 가지 하나하나를 숙지하는 작업이다. 어느  유형 가지에 달린 문제 이파리들을 살펴보면, 이파리마다 공통으로 공유하고 있는 배경 법규와 이론을 파악할  있다. 동시에 문제마다 세세하게 조금씩의 차이 또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유형이더라도 출제 위원들이 어느 범위에서 변주를   있는지 기술적으로 예측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문제 유형별로 접근 방법을 파악하고 스스로 네비게이션을 장착할 수 있게 된다.



사선 유형이나 벽면 지정 유형 등은 단순 실수를 저지르지만 않는다면 만점도 노릴  있을  같았다. 반면에 2015년도 기출 문제 같은 주차계획 복합유형은  때마다  어렵다. 공동주택 기준의 법규를 제대로 인지해서 적용해야 하고, 지문 조건들도 제대로 충족해야 하는데, 주차문제까지 혼재되어 있으니 차분히 풀어나가기가 어려웠다. 건물의 1 최대 면적은 주차계획에 따라 좌우되는데, 주어진 시간  최적의 해를 집요하게 찾아 나가는 은 더더욱 어려웠다. 실전  두뇌 회전에 도움이 될까하여, 문제 조건 별로 주차 대안을 정리하여 나만 알아볼  있는 다이어그램으로 . 도식화를 거치니 대안을 도출하는 시뮬레이션 하는 효과도 있었다. 모든 유형 가지는   주간의 테마로 잡고 돌아가며  유형의 문제만 몰아 풀었는데, (스케줄 수첩에 ‘이번 주는 OO유형 정복하기!’라는 유치한 문구를 적고) 주차계획 복합유형은 다른 유형보다  번은  반복해서 공부했다.



주차계획 대안별 정리. 이 때 연습했던 주차계획 공부는 실무에서도 실질적인 도움을 주었다.



두 번째. 배경 법규의 숙지


대지 과목을 공부하는데 있어 숙지해야 하는 모든 법규는 직접 필기하며 정리했다.  눈에 쉽게 훑어볼 요량으로 A4 크기  종이  장에 모두 정리했는데, 이것만 하루 종일 붙잡고 작업하니 3-4 이내로 끝낼  있었던  같다. 정리한 내용은 오답노트에 앞면에 붙여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중에도 틈틈히 보았다. 학원에서 해마다 나눠주는 이론 및 법규 요약지는 잘 갖고 있다가 필기 정리할  유용하게 참고만 했다. 이전에 어느 분께서 건축기사 시험 내용을 예쁜 손글씨로 노트에  정리했는데 이를 일부 스캔하여 SNS 공유한  보았다. 댓글이 많이  살펴보, 본인 메일로 그 노트 전체 스캔 이미지 파일을 전송 부탁한다 요청이 가득했다. 남이  정리한 노트는 마음에 안정을 주는 역할을 하나보다. 그러나 단지  뿐일 것이다. 대학교 법규 과목 이수할 , 건축기사 공부할  법규를 아무리 달달 외워도 시험이 끝나면 바로 까먹게 된다. 건축법 119조를 항목별로 눈이 빠지도록 읽어도 내가 직접 정리한 것만 못하고, 노트필기를 아무리 잘 해도 허가도면의 면적 계산표를 직접 작성하면서 고민하 만큼 그 학습효과가 떨어지 말이다. 법규 정리 작업은  시험 전에 한 번쯤 직접 정리해  것을 권한다. 심지어 미루고 미루다 시험이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오답노트에 같이 정리해 놓은 건축법규 요약장.




세 번째. 시간 단축.


K학원은 배치계획보다 대지조닝 및 분석을 먼저 완료하 것을 권했다. 배치계획은 실전에서 예상치 못하게 시간이  오래 걸릴  있으니, 대지를 먼저 끝내서 남은 배치  시간을 확보하라는 방향일 것이. 그리고 대지조닝 및 분석 1시간 10분에서 늦어도 20 안에 마무리 하는 것을 권장했다. 유형화 작업이 어느 정도 진척이 되자, 나는 학원에서 권장한 시간보다 더 짧게 끝내는 연습을 시작했다. 최소 50에서 늦어도 1시간 안에 끝내는 것이 목표였. 세부 시간을 나눠보면 지문 숙독 5, 트레이싱 지에 25~30  풀이, 그리고 20 동안 작도를 해야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나는 배치계획에서는 가능하면 성의있고 괜찮아 보이 답안지를 완성하고자 했다. 반면에 대지조닝  분석에선 작도 퀄리티 욕심을  내려놓았는데, 차라리 거기서  시간을 배치 작도에 투자하는 것이  효능적일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그렇다고 대지 답안지에  써야하는 채점 포인트들을 빼먹었다는 것은 아니다. 가령, 아주 필요한 경우가 아닌데 샤프를 바꿔 써가며  표현하려 한다던가, 해치를 성의있게 한다던가 하는 것들이다. 나는 건물 해치를 프리핸드로 빠르게 그리는 연습을 따로 했다. 물론 삼각자를 대고 성의 있게 그린 것보다는 비주얼이 떨어지지만, 시간을 훨씬  단축할  . 설마 조금 못생겼다고 점수를 깎지는 않겠지. 야박하게.


항상 배치계획에서 시간이 간당간당하고 모자르다면, 이렇게 해보는 것도 추천한다. 다만 실전에서는 평소처럼 빨리  수 있다 하더라도,  여유를 갖고 약간의 검토 시간을 추가로 포함하면 좋겠다. 만약 내가   10분을  써서 면적 계산을 한 번만 더 검토했더라면,  감점 없이 40 만점을 받았을 거라 생각한다.   많은 채점 요소  총면적 합계 숫자 하나 틀렸다고 4.5점을 깎는  너무하다는 마음도 든다. 그러나 실무에서 그런 실수를 하면 상사한테 등짝을 두들겨 맞아야 하는 정도의 일이니,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기로 한다.


스스로 이런  방향을 정해놓고 하루하루를 넘기다 보니, 언젠가부터  과목에서 만점이라는 목표가 그리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실제로 학원 문제를 풀면 만점이 자주 나왔다.) 대학교  학점 관리도 (못) 했던 내가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매달리다니, 내가 지금 하는 것처럼 그 때 좀 꼼꼼하게 공부했으면 교수님들께서 씨를 뿌리고 비를 내리진 않았을텐데, 하는 회한도 밀려오지만 그건 잠시 잊어보기로 했다. 아무튼 만점을 받겠다는 마음으로 임하자. 그래도 되는 과목이다.  




더운 날엔 여지없이 미숫가루 테이크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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