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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oA Feb 15. 2016

콜로세움

현대판 검투사들의 싸움


피비린내 자욱한 원형 경기장

관객 일동 열광한다


Fighting!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소리는 문자 그대로

싸우고, 또 싸워라!

어떤 격려도 위로도 담지 못한다


손에 들린 이 나간 칼은

다른 검투사의 복부를 꿰뚫고 나와서야

휘둘러지기를 멈추었다

승자의 여유도 살아남았다는 기쁨도

모두 내 것이 아니다


하룻밤 유희를 책임진 관상어의 생사는

황제의 엄지손가락에 달려있다

위로 솟으면 생존,

아래로 꺾이면 죽음!

연민과 동정은 새끼손톱만치도 없는

0과 1의 가혹한 이진법


관객 일동 조용하고

당신은 8byte만큼의 노동을

엄지손가락 끝에 실어 보낸다


‘미안ㅠㅠ’

나는 그 자리에 죽어버렸다

관객 일동 열광한다

싸우고, 또 싸워라!




엄지 손가락 하나로 살고 죽는 것이 결정되는 사이버 공간
범람하는 가십들 속에서 무의미한 경기는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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